닫기

글로벌이코노믹

中, 해외 ‘위안화 스테이블코인’ 무단 발행 금지… 통화 주권 수호 천명

글로벌이코노믹

中, 해외 ‘위안화 스테이블코인’ 무단 발행 금지… 통화 주권 수호 천명

인민은행 등 관계 당국 규정 발표… 승인 없는 위안화 연동 가상자산 전면 차단
암호화폐 결제 금지 재확인 및 실물자산 토큰화 규제 강화… "법정화폐 지위 위협 용납 불가"
각종 스테이블 코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각종 스테이블 코인. 사진=로이터
중국 정부가 해외에서 당국의 승인 없이 위안화 가치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가치안정형 가상자산)을 발행하거나 유통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나섰다.

비트코인 등 민간 암호화폐에 대한 통제를 넘어, 위안화의 이름을 빌린 디지털 자산이 자국 경제의 안정성과 통화 주권을 침해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PBOC)을 비롯한 주요 금융당국은 해외 기관이나 개인이 중국 정부의 허가 없이 위안화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것을 금지하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당국은 이번 공지를 통해 위안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상 법정화폐의 일부 기능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는 국가 통화 주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 "위안화 변동성 차단"…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밖 발행 엄금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나 위안화 같은 법정화폐 혹은 금과 같은 실물 자산에 가치를 고정해 가격 변동성을 낮춘 디지털 자산을 의미한다.

최근 홍콩과 일본 등 주변국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며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것과 달리, 중국 본토는 규제 당국의 승인 없는 발행 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명확한 선을 그었다.

이는 승인되지 않은 위안화 스테이블코인이 국경을 넘어 대규모로 유통될 경우 자본 유출입 통제가 어려워지고, 결과적으로 위안화 가치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또한, 인민은행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기존 암호화폐가 결코 법정화폐 지위를 가질 수 없음을 재차 확인했다.

이에 따라 관련 결제 및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행위는 불법 행위로 간주되며, 이는 지난 2021년 발표된 암호화폐 거래 전면 금지 조치를 한층 더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 실물자산 토큰화(RWA) 빗장… 우회적 자본 유출 통로 차단


이번 규정은 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실물자산 토큰화(Real World Asset, RWA) 시장도 정조준하고 있다. RWA는 채권, 주식, 부동산 등 현실의 자산을 블록체인 상에서 디지털 토큰으로 유통하는 방식이다.

중국 당국은 해외 기관이나 개인이 중국 정부의 명확한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중국 내에서 자산 토큰화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관련 자산을 유통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했다. 이는 디지털 자산을 활용한 우회적인 자본 유출 통로를 완전히 차단하겠다는 계산이다.

중국 본토의 이러한 강경 대응은 인접국들의 행보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홍콩통화청(HKMA)은 지난 9일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에 라이선스를 부여하겠다고 발표하며 가상자산 허브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으며, 일본은 이미 2023년부터 개정 자금결제법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금융기관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고 있다.

◇ 국가 주도 '디지털 위안화' 힘 싣기… 민간 가상자산 배제 선언


중국 정부가 민간 스테이블코인을 압박하는 배경에는 국가 주도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인 ‘디지털 위안화(e-CNY)’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민간 주도의 위안화 디지털 자산을 배제하고 국가가 직접 통제하는 디지털 화폐 체제를 공고히 함으로써 시스템 안정성과 자본 통제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은 디지털 자산이 가져올 금융 혁신보다는 시스템 안정성과 중앙 집중적 자본 통제를 상위 가치로 두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금융 시장에서 위안화의 위상과 디지털 자산 활용 방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중국 내 가상자산 관련 서비스가 사실상 더욱 깊은 지하 시장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