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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가 휘발유로… 中 과학자들, 인공 광합성 기술의 ‘게임 체인저’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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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가 휘발유로… 中 과학자들, 인공 광합성 기술의 ‘게임 체인저’ 제시

식물 모방한 ‘전하 저장’ 전략으로 물과 태양광만 이용해 청정 연료 생산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발표… 항공·해운 등 탄소 감축 어려운 산업의 대안 부상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이미지 확대보기
사진=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이미지 생성
중국 과학자들이 식물의 광합성 원리를 모방해 이산화탄소(CO2)와 물, 햇빛만으로 휘발유의 핵심 구성 성분을 만들어내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온실가스를 단순히 포집하는 수준을 넘어, 이를 고부가가치 자원인 액체 연료로 재탄생시키는 ‘탄소 중립’ 실현의 핵심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8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과학계에 따르면, 중국과학원(CAS)과 홍콩과학기술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인공 광합성 효율을 극대화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은 기존 기술의 한계로 지적되던 고가의 유기 희생제 없이도 물과 햇빛만으로 화학 반응을 지속시킬 수 있는 ‘생체 모방형 전하 저장’ 전략을 확립했다.

◇ 자연에서 배운 지혜… 식물의 ‘에너지 저장고’ 인공적으로 구현


자연의 식물은 광합성 과정에서 빛에 의해 생성된 전자를 일시적으로 저장했다가 필요한 화학 반응에 전달하는 정교한 분자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이 과정을 모방하려 노력했으나, 반응을 돕기 위해 영구적으로 소비되는 값비싼 화학물질(희생제)을 사용해야만 하는 경제적 한계에 부딪혀 왔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은(Ag)으로 변형된 텅스텐 삼산화물(WO3) 소재를 설계했다. 이 소재는 마치 배터리처럼 태양광 아래에서 생성된 전자를 저장해 두었다가,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CO)로 환원시키는 촉매제에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공급한다.

이렇게 생성된 일산화탄소는 추가 공정을 통해 휘발유와 같은 액체 탄화수소로 가공될 수 있다.

◇ 항공·해운 산업의 구원투수… ‘태양광 연료’의 상업화 성큼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성과는 지속 가능성이다. 기존 시스템과 달리 물을 원료로 사용하면서도 유기 희생제를 사용하는 방식과 대등한 성능을 입증해냈다.

연구진은 이 시스템이 다양한 촉매와 결합할 수 있는 ‘보편적 적용성’을 지녀, 향후 대규모 산업 공정에도 쉽게 적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기술로 생산되는 ‘태양광 연료(Solar Fuel)’는 기존 화석 연료 기반의 인프라(엔진, 파이프라인 등)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배터리 전력화가 어려운 대형 항공기나 선박 분야에서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강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2024년 스위스의 신헬리온(Synhelion)이 세계 최초의 산업용 태양광 연료 공장을 세운 데 이어, 중국의 이번 기술 혁신은 글로벌 합성 연료 시장의 주도권 경쟁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 "지속 불가능한 자원 의존 끝낼 것"… 미래 에너지 설계 원칙 제시


연구팀은 "이번 전략은 지속 불가능한 희생 물질의 필요성을 없앴을 뿐만 아니라, 태양광 연료 생산에 바로 적용 가능한 견고한 설계 원칙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실제 태양광 아래에서 진행된 실험에서도 자연광에 의한 반응 촉발이 확인되어 실제 환경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중국이 최근 이산화탄소를 전분으로 전환하는 기술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 휘발유 건축 블록 생성 기술까지 성공시키면서 ‘탄소 자원화’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술들이 티베트 등 중국 내 풍부한 재생 에너지 인프라와 결합할 경우, 에너지 안보 확보와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동시에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