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위험부터 86인치 '전복 사고'까지… 글로벌 제조사 안전 불감증 도마
안방 시청 데이터 무단 판매한 비지오, '프라이버시 침해'로 신뢰 추락
전문가들 "대형화·스마트화 경쟁 속 '기본 품질' 실종… 소비자 경각심 필요"
안방 시청 데이터 무단 판매한 비지오, '프라이버시 침해'로 신뢰 추락
전문가들 "대형화·스마트화 경쟁 속 '기본 품질' 실종… 소비자 경각심 필요"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7일(현지시간) IT 전문 매체 비지알(BGR)은 역사상 최악의 품질과 서비스로 기록된 TV 제품 5종을 선정해 보도했다. 이번 보도에 따르면 소니, LG전자, 삼성전자 등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화재 위험, 구조적 전복 가능성, 화면 결함 등으로 대규모 리콜과 집단 소송에 휘말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마트 기능을 악용한 개인정보 무단 수집 사례까지 드러나며 '똑똑한 TV' 이면의 보안 취약성 문제도 제기됐다.
이미지 확대보기화마 부른 부품 결함과 초대형 TV의 '전복 공포'
가전제품에서 화재는 생명과 직결되는 가장 치명적인 결함이다. 일본 소니(Sony)는 2011년 브라비아(Bravia) KDL 시리즈 160만 대를 대상으로 전 세계적인 리콜을 단행했다. 2007~2008년 생산된 40인치 모델에서 부품 결함에 따른 과열과 연기 발생, 외함 변형 사고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일본 내에서만 11건의 사고가 보고됐으며 소니는 대대적인 무상 점검을 통해 수습에 나섰다. 중소 브랜드 코비(Coby)의 TFTV3229 모델 역시 2013년 전자 부품 결함으로 불이 나 벽면을 태우는 등 6건의 사고가 접수되어 8,900대가 리콜됐다.
거대 화면을 선호하는 추세 속에서 구조적 안정성을 간과한 사례도 있다. LG전자의 86인치 초대형 모델(UQ 및 나노셀 시리즈)은 2023년 1월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로부터 리콜 명령을 받았다. 스탠드 설계 부실로 제품이 앞으로 넘어지는 '팁오버(Tip-over)' 현상이 12건 보고됐기 때문이다. 약 5만 2,000대에 이르는 이 초대형 제품은 전복 시 어린이나 반려동물에게 치명적인 인명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삼성 '화면 줄 생김' 소송과 비지오의 '안방 도청' 스캔들
삼성전자는 2018년 J5200 시리즈 등을 포함한 LED TV 제품군의 과열 문제로 미국에서 18페이지 분량의 소장을 받았다. 소비자들은 정상적인 사용 중에도 기기가 비정상적으로 뜨거워지며 화면에 수직선이 생기는 결함을 호소했다. 원고 측은 삼성이 2015년부터 이 결함을 인지하고도 허위 광고를 하며 보증 책임을 회피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소송은 수천 명의 소비자가 참여 가능한 집단소송 형태로 번지며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줬다.
가장 충격적인 사례는 미국 TV 브랜드 비지오(Vizio)의 데이터 무단 수집 사건이다. 비지오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스마트 인터랙티브' 기능을 통해 사용자 몰래 시청 습관을 수집하고 이를 광고주 등 제3자에게 판매했다. 2017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비지오에 220만 달러(약 32억 2000만 원)의 합의금을 부과했다. 비지오는 현재 시청 데이터 수집을 '뷰잉 데이터'라는 명칭으로 투명하게 운영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소비자 불만 사이트의 리뷰 중 85%가 별점 1점을 기록할 정도로 신뢰 회복에 난항을 겪고 있다.
성능보다 안전·보안이 우선… "똑똑한 TV보다 안전한 TV 원해“
전문가들은 TV 시장의 경쟁 축이 화질과 크기에서 '안전'과 '데이터 주권'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류종기 기업위기관리 전문가는 "대형 가전의 설계 오류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고, 스마트 TV는 언제든 개인정보 유출 창구가 될 수 있다"며 "제조사들이 기술 혁신에 앞서 기본 품질과 보안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소비자들이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업체의 보증 정책을 꼼꼼히 따지며 구매를 결정하는 경향은 제조사의 품질 관리에 대한 불신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앞으로는 리콜 이력과 보안 인증 여부가 프리미엄 TV의 새로운 선택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