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구리 제련 활동 10년 만에 ‘최저’… 수익성 악화에 가동 중단 속출

글로벌이코노믹

구리 제련 활동 10년 만에 ‘최저’… 수익성 악화에 가동 중단 속출

1월 전 세계 제련 능력 14.3% 비활성… 중국 제외 지역서 둔화 심각
처리 수수료(TC/RC) 0달러 시대 개막… 공급 부족과 마진 붕괴가 시장 흔들
전 세계 구리 시장이 제련소 가동률 급락과 마진 붕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전 세계 구리 시장이 제련소 가동률 급락과 마진 붕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사진=로이터
전 세계 구리 시장이 제련소 가동률 급락과 마진 붕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위성 데이터 분석 결과 전 세계 구리 제련 활동이 거의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이는 광산업체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역대 최저치로 추락하면서 제련소들이 가동을 유지할 유인을 잃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3일(현지시각) 글로벌 광업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뉴욕 상업거래소(COMEX)에서 3월 인도분 구리 가격은 전일 대비 3% 이상 하락한 파운드당 5.78달러(톤당 12,74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2주 전 고점 대비 12%나 급락한 수치로, 공급망 혼란에 따른 불확실성이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 위성이 포착한 위기… 전 세계 제련소 ‘셧다운’ 확산


위성 데이터 분석 업체 Earth-i의 SAVANT 글로벌 구리 제련 지수에 따르면, 지난 1월 전 세계 제련 능력의 14.3%가 가동을 멈춘 상태였다. 이는 지수 추적이 시작된 이래 10년 만에 가장 높은 비활성 비율이다.

전 세계 제련 용량의 45%를 차지하는 중국은 비활성 수치가 7.5%에 불과했다. 반면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활성 톤수는 1년 전보다 120만 톤이나 급감해 글로벌 제련 활동 둔화를 주도했다.

필리핀 PASAR 제련소 폐쇄와 인도네시아 그레식 및 마냐르 제련소의 일시 중단이 큰 타격을 줬다. 특히 인도네시아 공장들은 지난해 9월 그라스버그(Grasberg) 광산의 진흙 사태 이후 원료 공급이 끊기며 가동을 멈춰야 했다.

아프리카의 비활성 용량 수치는 28.4%로 폭등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급격한 월간 감소를 기록했다. 다만, 콩고민주공화국(DRC)의 카모아-카쿨라(Kamoa-Kakula) 제련소가 가동 신호를 보낸 것은 유일한 희망적인 소식이다.

◇ TC/RC 붕괴와 ‘수익성 제로’의 늪

제련소 활동이 이토록 위축된 근본 원인은 처리 및 정제 요금(TC/RC)의 기록적인 추락에 있다. TC/RC는 광산업체가 제련소에 지급하는 가공 수수료로, 제련소의 핵심 수익원이다.

광산 생산 차질로 농축물 공급이 극도로 긴축된 반면, 중국의 공격적인 설비 증설로 제련 용량은 과잉 상태다. 이로 인해 제련소들이 원료를 구하기 위해 출혈 경쟁을 벌이면서 현물 TC/RC는 톤당 -45달러까지 떨어지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글로벌 광산업체 안토파가스타(Antofagasta)와 중국 제련소 간의 2026년 연간 계약 수수료가 0달러로 합의되었다. 이는 제련소가 가공 비용을 전혀 받지 못하고 운영해야 한다는 뜻으로, 제련 마진이 사실상 소멸했음을 의미한다.

◇ 중국의 버티기와 글로벌 시장의 재편


이러한 마진 붕괴 상황에서도 중국 제련소들이 운영을 유지하는 배경에는 지방 정부의 지원이 있다. 시장 논리에 노출된 중국 외 민간 시설들이 가동을 축소하는 사이, 중국은 정부 보조금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유지하며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리 광산의 공급 혼란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고 제련소들의 가동 중단이 이어지면서, 향후 정제 구리 수급이 극도로 타이트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현재의 가격 하락세가 멈추고 다시 폭발적인 가격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폭풍 전야’의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