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가치 급락" 소프트웨어·법률 등 지식 서비스 업종 주가 연쇄 충격
S&P 500 PER 21배 거품 논란… 무형 자산 프리미엄 소멸에 ‘셀 아메리카’ 확산
자본의 대이동, AI가 만든 ‘공짜 지식’ 대신 ‘실물 자산·제조업’ 몸값 치솟아
S&P 500 PER 21배 거품 논란… 무형 자산 프리미엄 소멸에 ‘셀 아메리카’ 확산
자본의 대이동, AI가 만든 ‘공짜 지식’ 대신 ‘실물 자산·제조업’ 몸값 치솟아
이미지 확대보기최근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강타한 주식 매도세는 단순한 단기 조정을 넘어선다. 인공지능(AI)이 지식 노동의 결과물을 무한 복제하며 지식 자체를 사실상 ‘무상’으로 만들자, 소프트웨어부터 법률 서비스, 비즈니스 정보 등 지식 기반 산업 전반의 수익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배런스는 지난 13일(현지시각) 보도에서 AI가 지식을 보편적 자산으로 전환하면서 미국의 근간인 무형 자산 우위가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식의 ‘보편화’가 부른 프리미엄의 종말
최근 뉴욕증시 하락장은 AI와 접점이 있는 모든 지식 서비스 기업에 가혹한 성적표를 안겼다. 소프트웨어 업종은 물론 법률 서비스, 부동산투자신탁(REITs), 물류 정보 기업에 이르기까지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가베칼 리서치의 루이 가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증시의 핵심 경쟁력은 그동안 '지식 혁명'의 선구자 노릇을 해온 것"이라며 "시장이 지식 기반 기업에 과거와 같은 높은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면 이는 미국 증시에 치명적인 소식"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근 주가 하락 후에도 21배를 웃돈다. 이는 역사적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미국 기업들이 보유한 무형 자산에 높은 프리미엄이 붙어 있음을 방증한다. 그러나 AI가 지식을 누구나 쉽게 얻는 ‘유비쿼터스(Ubiquitous)’ 자산으로 만들면서, 고평가된 주가를 정당화하던 논리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무형’에서 ‘유형’으로… 실물 자산의 반격
자본의 시선은 이제 추상적인 지식 데이터 대신 실제 세계에서 부가가치를 만드는 ‘실물 자산’과 ‘유형 재화’ 생산 기업으로 급격히 이동 중이다. 가베 CEO는 "인류 역사에서 지식은 항상 가장 귀한 자산이었으나 AI 등장으로 지식은 어디에나 존재하며 사실상 '공짜'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지각변동은 미국 외 국가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소프트웨어와 지식 경제를 독점해온 반면, 제조와 원자재 등 실물 부문은 전 세계 여러 지역에 분산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식을 앞세운 미국의 독주 체제가 AI라는 자식에 의해 스스로 무너지는 ‘자기 파괴적 혁명’의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식의 이자가 사라진 시대, ‘셀 아메리카’의 전주곡
현 상황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냉정하다. 미국이 주도해 만든 AI 기술이 역설적으로 미국의 가장 강력한 경제적 무기인 지식의 희소성을 파괴하고 있어서다.
가베 CEO는 "AI 확산이 미국의 우위를 굳힐 것이라는 믿음이 최근까지 지배적이었으나, 오히려 미국의 독주 체제를 무너뜨리는 도구가 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지식 투자가 가장 높은 이자를 준다"던 벤저민 프랭클린의 명언은 지식이 기계에 의해 무한 생산되는 2026년의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자본은 다시 ‘눈에 보이는 물건’을 만드는 곳으로 향하고 있다. 지식 정보 시장의 가치 하락이 구조적 흐름으로 굳어진다면, 고평가된 미국 주식을 팔아치우는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현상은 장기적인 추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