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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위 10%, 주식 28조 달러 독식…하위 50%는 1%뿐" 소득 양극화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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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위 10%, 주식 28조 달러 독식…하위 50%는 1%뿐" 소득 양극화 경고

K자형 회복 첫 제시 경제학자 "저소득층 자신감 붕괴가 최대 위험"…계급 고착화 우려
소비자신뢰 격차 사상 최대…"극단적 불평등, 정치 변화나 사회 불안 촉발 가능성"
'K자형 회복'이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한 경제학자 피터 앳워터가 미국 경제의 소득 양극화가 계급 고착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K자형 회복'이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한 경제학자 피터 앳워터가 미국 경제의 소득 양극화가 계급 고착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K자형 회복'이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한 경제학자 피터 앳워터가 미국 경제의 소득 양극화가 계급 고착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4일(현지시각) 앳워터 인터뷰를 통해 저소득층의 자신감 붕괴가 미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라고 보도했다.

부유층 10%, 가계 주식자산 절반 보유…주택 구매도 '그림의 떡'


앳워터는 소득 격차 확대의 가장 큰 우려로 '카스트 시스템(계급제도)' 형성 가능성을 꼽았다. 그는 "카스트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은 상향 이동 사다리의 부재"라며 "이는 일자리와 교육 기회에서 쉽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의 부의 양극화는 자산 소유 측면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자료에 따르면 상위 10% 부유층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28조 달러(약 4경 454조 원) 규모의 주식과 뮤추얼펀드 지분을 보유했다. 이는 전체 가계 금융자산의 절반에 해당한다. 반면 하위 50%는 전체의 1%만 보유했다.

주택 소유 역시 많은 미국인에게 멀어지고 있다. 뱅크레이트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일반적인 주택을 구입하는 데 필요한 연간 가구 소득은 11만 6986달러(약 1억 6900만 원)다. 이는 2024년 중위 가구소득 8만 3730달러(약 1억 2000만 원)를 웃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순환이나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라며 "구조이고 근본 문제"라고 진단했다. RSM의 조 브루수엘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K자형 경제의 구조 분기점이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뚜렷하게 관찰됐다고 설명했다.

저소득층 소비자 신뢰 5년래 최저…"노력해도 결과 안 바뀐다" 체념 확산


앳워터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저소득층의 자신감 붕괴다. 컨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에 따르면 연소득 1만 5000달러(약 2160만 원) 미만 계층의 신뢰지수는 지난 1월 55.4를 기록했다. 5년래 최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연소득 12만 5000달러(약 1억 8000만 원) 이상 계층의 소비자신뢰지수는 94.9였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신뢰 격차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앳워터는 "결국 경제 진전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이 소유 계급에서 점점 뒤처지는 부의 격차 확대로 이어진다"며 "개인들이 추가 노력을 해도 결과가 바뀌지 않는다고 결론 내리는 지점이 온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 왜 게임에 참여하느냐는 생각이 퍼진다"고 덧붙였다.
상위 10%의 지출은 현재 미국 전체 소비의 50%를 차지한다. 1990년대 초반 35%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의 리사 샬렛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소득 불평등 문제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수준이 됐다"며 "90% 국민이 전체 소비의 절반만 차지한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극단적 격차, 오래 못 간다"…정책 변화·사회 불안·증시 하락 세 시나리오


다만 앳워터는 K자형 경제가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극도로 낮은 저소득층 신뢰도와 구매력 문제 인식 확산이 변화를 촉발할 것이라고 봤다.

그가 제시한 변화 시나리오는 세 가지다. 첫째, 미국인들이 소득 격차 해결 정책을 시행하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경우다. 앳워터는 최근 당선된 조런 맘다니 같은 정치인의 사례를 들었다.

둘째, 사회 불안이 발생하는 경우다. 앳워터는 프랑스 혁명처럼 경직된 계급 구조에 대한 반발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셋째, 주식시장 하락으로 고소득층의 자신감이 줄어드는 경우다. 앳워터는 이 경우 "단 몇 달 만에" K자형 격차가 역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극단적 격차 때문에 오히려 빠르게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불평등이 심할수록 저소득층의 불만이 커지고, 이는 정치 변화나 사회 불안으로 이어져 결국 격차 해소 압력이 강해진다는 설명이다.

한편 경제학자들은 2026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5~2.6%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성장 혜택이 고소득층에 집중되면서 경제 전반의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