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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석탄'의 역설… 트럼프 강행에 미시간 발전소 '조기 사망 81명'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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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석탄'의 역설… 트럼프 강행에 미시간 발전소 '조기 사망 81명' 쇼크

미 에너지부, 전력망 비상 근거로 폐쇄 예정 발전소 90일씩 세 차례 가동 연장
폐쇄 앞둔 캠벨 발전소 강제 가동… 하루 60만 달러 적자에도 "AI 전력 확보"
주 정부 "가공된 비상사태" 소송전… 연간 보건비용 최대 8억 7900만 달러 '건강권' 비상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석탄 산업 부활 정책이 미시간주 J.H. 캠벨(J.H. Campbell) 화력발전소 가동 연장을 이끌어내면서 지역 주민의 건강권 침해와 경제적 손실이라는 이중고를 낳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석탄 산업 부활 정책이 미시간주 J.H. 캠벨(J.H. Campbell) 화력발전소 가동 연장을 이끌어내면서 지역 주민의 건강권 침해와 경제적 손실이라는 이중고를 낳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2026년 미국에서는 환경 오염 논란 속에서 낡은 석탄 발전소가 여전히 매연을 내뿜고 있을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석탄 산업 부활 정책이 미시간주 J.H. 캠벨(J.H. Campbell) 화력발전소 가동 연장을 이끌어내면서 지역 주민의 건강권 침해와 경제적 손실이라는 이중고를 낳고 있다고 14(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Bloomberg)이 보도했다.

미 에너지부(DOE)는 전력망 안정성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주 정부와 시민단체는 이를 '인위적인 비상사태'로 규정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미시간 J.H. 캠벨 발전소 가동 연장 현황 (2026년 2월 기준).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시간 J.H. 캠벨 발전소 가동 연장 현황 (2026년 2월 기준). 도표=글로벌이코노믹

시장 논리 역행하는 '강제 가동'… 하루 60만 달러 적자 혈세 부담


미 에너지부는 지난해 5월 폐쇄될 예정이었던 J.H. 캠벨 발전소에 대해 연방전력법(Federal Power Act)을 근거로 가동 연장 명령을 내렸다. 최근에는 오하이오와 남부 지역 6개 석탄 발전소에 17500만 달러(252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설비 보강에 나섰다.

하지만 경제적 타당성은 처참한 수준이다. 발전소 대주주인 컨슈머스 에너지(Consumers Energy)가 지난달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가동 연장에 따른 추가 비용이 전력 판매 수익보다 13500만 달러(1950억 원)나 더 많았다. 매일 60만 달러(86000만 원)에 달하는 손실이 쌓이는 셈이며, 이 손실은 결국 지역 주민의 전기요금 인상으로 전가될 처지다.

미시간 J.H. 캠벨 발전소 경제적·사회적 피해 추산.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시간 J.H. 캠벨 발전소 경제적·사회적 피해 추산. 도표=글로벌이코노믹


"조기 사망 연간 81" 통계로 증명된 석탄의 치명적 대가


석탄 발전소 인근 주민들이 치르는 비용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다. 통계 분석 전문가 켈시 빌스백(Kelsey Bilsback)의 모델링 결과에 따르면, 캠벨 발전소 가동이 1년 연장될 때마다 최대 81명의 조기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한 천식, 폐질환 등 의료 비용을 포함한 연간 건강 관리 비용은 최소 38900만 달러에서 최대 87900만 달러(5600~12600억 원)에 이른다.
발전소 인근 포트 셸던(Port Sheldon)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폐쇄 기념 파티를 준비하며 샴페인까지 샀지만, 가동 연장 소식에 취소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 이 지역에서는 석탄 가루와 소음 공해는 물론 수은 수치 상승으로 인한 건강 이상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한 퇴직 의사는 "여름철 발전소 근처에 머물 때마다 혈중 수은 농도가 치솟아 결국 20km 밖으로 이사해야 했다"고 증언했다.

'AI 데이터센터' 핑계 삼은 정책... 50년 환경 규제 역행 논란


트럼프 행정부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막대한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석탄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을 위해 '깨끗한 석탄'이라는 프레임을 다시 꺼내 든 것이다.

그러나 환경 단체와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유니언 오브 컨서너드 사이언티스트(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의 레이첼 클리터스 정책국장은 "경제성이 떨어진 자원을 억지로 떠받치는 행위는 시장 경제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내 신규 발전 설비의 90% 이상이 재생에너지였음에도 정부가 석탄이라는 '지는 해'를 붙잡고 있다는 비판이다. 미시간주 법무장관 데이나 네슬은 이번 가동 연장 명령을 "조작된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연방 법원에 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패권' 정책이 시장의 흐름과 공중보건 사이에서 거센 충돌을 빚고 있다. 이번 미시간주의 법적 대응 결과는 향후 미국 전역에서 추진되는 석탄 발전소 수명 연장 정책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에너지 정책의 변화를 넘어, 지난 50년간 쌓아온 환경 규제의 근간을 흔드는 전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