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철강 300년 공식 깨졌다…美 ‘허사 메탈’, 쇳물 직송 신공정으로 비용 25% 절감

글로벌이코노믹

철강 300년 공식 깨졌다…美 ‘허사 메탈’, 쇳물 직송 신공정으로 비용 25% 절감

천연가스·전기 기반 ‘단일 단계’ 혁신…철광석 투입 즉시 고순도 쇳물 생산
에너지 소비 30% 감축 및 탄소 배출 획기적 개선…미국 철강 자립의 ‘게임 체인저’
2030년 200만 톤 생산 목표…희토류 자석용 핵심 소재 국산화로 공급망 장악 예고
미국 스타트업 허사 메탈(Hertha Metals)이  탄소 배출과 생산 비용을 파격적으로 낮춘 혁신 기술 상용화에 성공하였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스타트업 허사 메탈(Hertha Metals)이 탄소 배출과 생산 비용을 파격적으로 낮춘 혁신 기술 상용화에 성공하였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스타트업 허사 메탈(Hertha Metals)이 기존의 복잡한 철강 제조 공정을 단 하나로 통합하여 탄소 배출과 생산 비용을 파격적으로 낮춘 혁신 기술 상용화에 성공하며 글로벌 소재 산업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MIT 뉴스(MIT News)가 지난 13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MIT 출신 로린 메루에(Laureen Meroueh) 박사가 설립한 허사 메탈은 천연가스와 전기를 활용해 철광석에서 정제된 액체 강철을 한 번에 뽑아내는 '단일 단계(Single-step)' 공정을 개발하고 텍사스주 휴스턴 파일럿 플랜트에서 그 효능을 입증했다.

용광로 단계 삭제…투입부터 쇳물까지 ‘단일 공정’ 혁명


지난 300년간 세계 철강 산업을 지배해온 고로(용광로) 방식은 철광석을 코크스(석탄)와 함께 태워 선철을 만든 뒤, 다시 전로에서 탄소를 제거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 과정은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할 뿐 아니라 소결 및 조강 공장 등 수조 원 규모의 대규모 설비 투자가 수반되어야 했다.

반면 허사 메탈이 선보인 공정은 ‘연속 전기 아크로’ 내부에서 철광석의 환원과 용해, 탄소 조절을 동시에 수행한다. 로린 메루에 대표는 "기존에는 순차적으로 진행하던 여러 반응이 이제 단 하나의 용융로 안에서 동시에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의 가장 큰 강점은 원료의 제약이 없다는 점이다. 고가의 펠릿(Pellet) 형태뿐 아니라 가루나 덩어리 형태의 저급 철광석도 즉시 투입해 고순도 액체 강철로 전환할 수 있다.

허사 메탈 측은 이 신공정이 미국 내 기존 제철 공정보다 에너지를 30% 덜 쓰면서도 운영 비용은 25% 이상 아낄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내 풍부한 자원인 천연가스를 주원료로 하며, 추후 수소로의 대체도 가능해 경제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 산업의 쌀 ‘고순도 철’…공급망 안보의 핵심 보루


허사 메탈의 시선은 단순한 철강 생산을 넘어 첨단 산업의 핵심인 ‘고순도 철’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전기차 모터, 로봇, 국방 장비에 들어가는 희토류 영구자석은 전체 무게의 약 70%가 고순도 철로 구성되지만, 현재 미국은 이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메루에 대표는 "전략 자산인 영구자석 소재를 해외에 의존하는 것은 국가 안보에 치명적"이라며 "허사 메탈은 이미 파일럿 플랜트에서 고순도 철 생산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오는 2030년까지 미국 내 영구자석용 고순도 철 수요의 25%를 자사 생산분으로 대체하여 기초 소재 공급망을 내재화한다는 전략이다.

2030년 연간 200만 톤 체제…글로벌 철강 패권 재편


허사 메탈은 설립 2년 만에 하루 1t(톤)의 철강을 생산하며 기술력을 증명한 데 이어, 올해 안에 연간 1만t 생산 규모의 차세대 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2027년 말 완전 가동을 목표로 하며 철강과 고순도 철을 병행 생산하게 된다.

최종 목표는 2030년까지 기존 철강 제조사들과 협력해 연간 50만t 규모의 상용 플랜트를 가동하고, 장기적으로는 200만t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메루에 대표는 "기존 제철소의 하공정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핵심인 멜트숍(Melt shop) 공정만 우리 기술로 전환할 수 있다"며 기존 철강사와의 상생 모델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혁신이 지난 수십 년간 제조 경쟁력을 잃었던 미국 철강 산업이 다시금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