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인텔 추격론에 “기술·제조·고객 신뢰가 핵심”
웨이저자 회장, 삼성 이익에는 “부럽다”
웨이저자 회장, 삼성 이익에는 “부럽다”
이미지 확대보기반도체 설계업체가 파운드리와 생산공정을 바꾸는 일은 편의점에서 우유를 고르는 것처럼 간단하지 않다고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TSMC의 웨이저자 회장이 지적했다.
삼성전자와 인텔이 생산능력을 늘리고 정부 지원을 받더라도 고객사가 곧바로 TSMC를 떠나기는 어렵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발언으로 풀이된다.
17일(이하 현지시각) Wccftech에 따르면 웨이 회장이 전날 열린 TSMC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파운드리 경쟁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서 웨이 회장은 삼성전자가 많은 이익을 내는 데 대해서는 “부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운드리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은 자금이나 정부 지원보다 기술과 제조 역량, 고객의 신뢰라고 주장했다.
◇ASML 장비 증산에 경쟁사 추격 가능성 질문
웨이 회장의 발언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첨단 반도체 양산에 사용하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뒤 나왔다.
ASML은 기존 EUV 장비의 생산능력을 30% 늘릴 계획이다. 장비 주문이 생산능력에 근접할 정도로 몰린 데 따른 조치다.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TSMC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인텔 등 경쟁사들도 생산시설을 확대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ASML의 장비 증산이 경쟁사들의 첨단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뒷받침할 수 있다”며 TSMC가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물었다.
삼성전자가 최근 많은 이익을 내고 있고 인텔은 미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도 함께 거론했다.
◇“오늘 마음 바뀌었다고 다른 공장 못 가”
웨이 회장은 고객사가 반도체 생산기술과 파운드리를 선택하는 과정은 단순한 구매 결정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산기술을 선택하고 양산 규모를 확대하는 것은 세븐일레븐에서 우유를 사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객이 오늘 한 우유가 더 좋다고 판단해 편의점을 바꾸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다른 매장으로 가는 것처럼 파운드리를 쉽게 교체할 수 없다는 의미다.
애플과 엔비디아, AMD 같은 반도체 설계업체가 첨단공정을 채택하려면 먼저 해당 기술을 이해하고 시험용 반도체를 제작해야 한다.
이후 파운드리 업체와 공동으로 공정을 조정하고 필요한 생산능력을 확보한 뒤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웨이 회장은 이런 과정을 거치는 데 약 5년이 걸린다며 파운드리 경쟁에는 지름길이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 이익에 “부럽다”…정부 지원도 인정
웨이 회장은 한국의 경쟁사가 많은 돈을 벌고 있다며 “부럽다”고 말했다. 한국 경쟁사는 삼성전자를 가리킨다.
다만 삼성전자의 높은 이익을 파운드리 사업만의 성과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인텔이 미국 정부로부터 강력한 정책적 지원을 받는 데 대해서는 TSMC도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지원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웨이 회장은 정부의 지원과 대규모 자금은 기업에 도움이 되지만 경쟁력을 결정하는 근본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자신의 30∼40년 반도체 업계 경력을 돌아보면 기술과 제조 역량, 고객 신뢰라는 세 가지 요소가 항상 가장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이 세 가지가 TSMC가 고객의 사업을 확보해온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생산능력 확대만으로 고객 이동 어려워
웨이 회장의 발언은 경쟁사가 첨단 노광장비를 추가로 확보하고 생산능력을 확대하더라도 TSMC 고객을 단기간에 끌어가기는 어렵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첨단 반도체는 설계 단계부터 특정 파운드리의 생산공정에 맞춰 개발된다. 시험생산과 공정 검증을 마치고 안정적인 수율과 생산량을 확보하기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웨이 회장은 고객사와 파운드리의 관계를 단순한 공급자와 구매자가 아닌 장기간 협력해야 하는 기술 동반자로 규정했다.
삼성전자와 인텔의 설비 확대와 정부 지원을 경계하면서도 TSMC가 축적한 첨단공정 기술과 양산 경험, 고객 관계가 단기간에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나타낸 셈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