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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산업계, '인력 감축' 태풍…1년 새 일자리 12만 개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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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산업계, '인력 감축' 태풍…1년 새 일자리 12만 개 증발

자동차 업계 '직격탄'에 5만 명 짐 쌌다… 2019년 이후 총 26만 명 감소
내년 국내총생산(GDP) 1% 성장에 그칠 듯… 구조적 불황 장기화 우려
글로벌 컨설팅 기업 EY(언스트앤영)의 분석 결과 지난해 말 기준 독일 산업계에서 12만 명 이상의 일자리가 증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컨설팅 기업 EY(언스트앤영)의 분석 결과 지난해 말 기준 독일 산업계에서 12만 명 이상의 일자리가 증발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독일 경제의 심장부인 제조업이 유례없는 고용 한파를 겪으며 구조적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폴란드의 대표적인 금융·투자 전문 매체인 반키에르(Bankier.pl)가 지난 17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 기업 EY(언스트앤영)의 분석 결과 지난해 말 기준 독일 산업계에서 12만 명 이상의 일자리가 증발했다.

이는 2024년 인력 감축 규모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로, 독일 연방통계청의 50인 이상 사업장 데이터를 정밀 분석한 결과다.

얀 브로힐커(Jan Brorhilker) EY 파트너는 독일 경제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독일 산업이 깊은 위기에 처해 있다"라며 "2023년 이후 산업 매출이 5% 가까이 줄어든 상황에서 추가적인 고용 악화를 막으려면 뚜렷한 경기 반등이 절실하다"라고 분석했다.
독일 산업계의 인력 감소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장기적 하락 추세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전체 산업 종사자는 약 266만 명(5%) 줄었다. 특히 자동차 분야는 이 기간에만 11만1000명이 직장을 잃으며 고용 규모가 13%나 축소됐다.

내수 부진과 해외 이전 가속화… '부품사 줄도산' 공포


EY 애널리스트들은 올해도 산업계의 인력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 침체로 인한 수요 부족과 글로벌 시장의 치열한 경쟁 압박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를 중심으로 파산 신청이 늘어나는 점도 고용 불안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생산 기지를 해외로 옮기면서 독일 본토의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독일 경제계 안팎에서는 독일 경제가 오랜 정체를 깨고 내년에 1% 내외의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본격적인 경기 회복은 국방비 증액과 국가 기반 시설(인프라) 투자 효과가 나타나는 2027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생존 위한 '빅3'의 고육책과 정부의 재정 투입… 체질 개선의 분수령

산업 붕괴를 막기 위한 민관의 움직임도 긴박하다. 폭스바겐과 아우디 등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수만 명 단위의 인력 감축과 비용 절감 프로그램을 가동 중인 가운데, 보쉬와 ZF 등 대형 부품사들 역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감원을 단행하며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위기에 대응해 독일 정부는 '부채 브레이크' 규정을 완화하며 향후 10여 년간 인프라 혁신에 5000억 유로(약 850조 원)를 투입하고, 국방 예산을 대폭 증액하는 등 강력한 재정 부양책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제조업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마중물 역할을 하여 2027년경 'U자형' 회복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유럽 공급망 재편과 한국 산업의 명암… 위기 속 '기회의 창' 열리나


독일의 제조 역량 약화는 유럽 내 '탈산업화' 우려를 낳는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의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독일 자동차 생산 축소로 한국 배터리 업계의 단기적인 수요 위축은 피하기 어렵지만, 한편으로는 경쟁력을 잃은 독일산 부품을 한국의 고효율 전장 부품이 대체할 수 있다는 분석도 우세하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독일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국방비 증액이 디지털 장비와 전력 기기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한국기업들에 새로운 판로가 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독일의 체질 개선 과정은 한국 산업계에 공급망 다변화라는 과제와 함께 유럽 시장 내 입지를 재구축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를 동시에 제공할 전망이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