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고티아스대, 200만 원대 중국산 기기를 '자체 개발품'으로 둔갑시켜 전시 논란
인도 정부 '안보·신뢰' 훼손 엄단... 현장 전력 차단 및 강제 퇴거 조치로 국제적 망신
인도 정부 '안보·신뢰' 훼손 엄단... 현장 전력 차단 및 강제 퇴거 조치로 국제적 망신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18일(현지시각) 인도 이코노믹 타임스(The Economic Times)와 엔디티브이(NDTV) 등 주요 언론은 인도 정부가 뉴델리에서 열린 ‘인도 AI 임팩트 서밋 2026’ 전시장에서 갈고티아스 대학교(Galgotias University) 부스의 전력을 차단하고 즉각적인 폐쇄 명령을 내렸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국가적 AI 혁신을 홍보하는 자리에서 중국산 기술을 은폐하고 허위 정보를 유포한 행위가 국가 안보와 대외 신뢰도에 심각한 위해를 끼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3500억 투자했다더니... 알고 보니 200만 원대 중국산 시제품
사건의 발단은 갈고티아스 대학교가 전시장 전면에 내세운 사족보행 로봇 '오리온(ORION)'으로부터 시작됐다. 이 로봇이 대학 내 '센터 오브 엑설런스(Centre of Excellence, 특성화 연구소)'에서 350억 루피(약 5500억 원) 규모의 AI 투자를 통해 일궈낸 독자적 성과물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특히 이 대학의 네하 싱(Neha Singh) 교수는 국영 방송 인터뷰에서 "오리온은 우리 대학이 직접 설계하고 개발한 로봇으로, 학내 감시와 모니터링 임무를 수행한다"고 구체적인 성능까지 설명하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그러나 기술 전문가들과 누리꾼들의 눈은 피할 수 없었다. 해당 로봇이 중국 로봇 기업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에서 약 1600달러(약 230만 원)에 판매 중인 '유니트리 Go2' 모델과 외형 및 동작 매커니즘이 완전히 일치한다는 사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인도 최대 야당인 국민회의(INC)는 공식 성명을 통해 "정부 주도의 AI 서밋에서 중국산 로봇을 '메이드 인 인디아'로 둔갑시킨 것은 국가적 망신"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부의 전격적인 전력 차단... '기술 주권' 침해에 무관용 대응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인도 정부와 행사 조직위원회는 즉각적인 실력 행사에 나섰다. 인도 전자정보기술부 산하 관계자들은 해당 전시가 인도산 AI 기술의 자부심을 고취하려는 행사의 본래 취지를 정면으로 훼손했다고 보았다.
지난 18일(현지시각), 인도 당국은 갈고티아스 대학 부스에 공급되던 전기를 전격 차단했으며, 학교 관계자들을 전시장 밖으로 강제 퇴거시켰다.
인도 정부 관계자는 "우리는 전시회에서 위장된 기술이 아닌 진정한 혁신이 반영되기를 원한다"며 "잘못된 정보로 대중과 국제 사회를 호도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학 측은 뒤늦게 "오리온은 학생 교육을 위해 구입한 장비였을 뿐이며, 제조했다고 주장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공개된 교수들의 인터뷰 영상과 상충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높아지는 중국산 하이테크 장벽... 기술 안보의 냉혹한 현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어느 한 대학의 '전시물 조작' 해프닝을 넘어, 인도가 직면한 기술 안보와 대중국 경계심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인도는 지난 2020년 국경 분쟁 이후 틱톡 등 중국산 앱 200여 개를 금지한 데 이어, 최근에는 군용 드론 부품에서도 중국산을 전면 배제하는 등 '공급망 탈중국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안보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기점으로 인도 내 교육 및 연구 기관에서 중국산 첨단 기기를 도입할 때 더욱 엄격한 보안 검증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도 국방 연구원 출신의 한 분석가는 "사족보행 로봇은 언제든 고성능 정찰 장비로 전용될 수 있는 이중 용도 기술"이라며 "민간 행사장이라 하더라도 중국산 하드웨어가 검증 없이 노출되는 것에 대해 인도 정부가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진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