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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자존심' 라팔 vs '미국의 창' F-35…중동 하늘서 맞붙는다면 최후의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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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자존심' 라팔 vs '미국의 창' F-35…중동 하늘서 맞붙는다면 최후의 승자는?

가시권 밖(BVR) 교전은 F-35 절대 우위…"먼저 보고 먼저 쏜다"
근접 공중전 돌입 시 라팔의 델타익·카나드 기동성 빛 발해
카타르·UAE의 라팔과 이스라엘의 F-35I…복잡한 중동 정세 속 실제 충돌 시나리오 대두
미국이 자랑하는 F-35 스텔스 전투기. 스텔스 능력과 네트워크전의 정점에 선 미국의 F-35와 탁월한 기동성과 독자적 작전 능력을 뽐내는 프랑스의 라팔은 중동 등 글로벌 무기 시장과 지정학적 최전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이 자랑하는 F-35 스텔스 전투기. 스텔스 능력과 네트워크전의 정점에 선 미국의 F-35와 탁월한 기동성과 독자적 작전 능력을 뽐내는 프랑스의 라팔은 중동 등 글로벌 무기 시장과 지정학적 최전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현대 공중전의 역사를 논할 때 프랑스의 라팔(Rafale)과 미국의 F-35 라이트닝 II(Lightning II)의 가상 대결은 전 세계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끊임없는 논쟁거리다. 두 전투기는 프랑스와 미국이라는 항공 우주 강국의 완전히 다른 설계 철학과 전술 교리를 대변하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주요 매체는 최근 이 두 맹금류가 공중에서 조우할 경우 벌어질 시나리오를 심층 분석했다. 서방의 동맹국들이 주로 운용하는 기종인 만큼 실전에서 직접 격돌할 가능성은 낮지만, 최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이들의 가상 대결은 더 이상 책상머리에서의 공상으로 치부하기 어렵게 됐다.

먼저 보고 먼저 쏜다…가시권 밖 교전의 지배자 F-35


현대 해공군 전력의 핵심인 가시권 밖(BVR) 교전이 벌어진다면 승리의 여신은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5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를 향해 미소 지을 가능성이 높다.
F-35의 가장 큰 무기는 최고 속도나 순수한 기동성이 아니다. 바로 완벽에 가까운 스텔스 설계와 정보 중심의 네트워크 작전 능력이다. 첨단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와 기체 곳곳에 분산된 센서, 그리고 이를 하나로 융합하는 데이터 처리 능력은 조종사에게 전장의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내부 무장창에 미사일을 숨긴 채 은밀하게 접근하는 F-35는 적이 자신을 알아채기도 전에 치명적인 일격을 가할 수 있다. 라팔이 강력한 자체 전자전 시스템인 스펙트라(SPECTRA)를 가동해 레이더 교란에 나서더라도, 태생적인 스텔스 능력의 차이는 극복하기 어렵다.

도그파이트로 번진다면…델타익의 마술사 라팔의 역습


그러나 두 전투기가 서로의 꼬리를 무는 근접 공중전(WVR), 일명 도그파이트 상황으로 접어들면 전황은 요동칠 수 있다.

프랑스 다소(Dassault)사가 개발한 4.5세대 다목적 전투기 라팔은 델타익(삼각익)과 카나드(귀날개) 조합을 통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동성을 자랑한다. 특히 중저속 구간에서의 급격한 방향 전환과 높은 받음각(Angle of Attack) 제어 능력은 타겟을 물고 늘어지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물론 F-35 역시 헬멧 장착형 디스플레이(HMD)와 넓은 조준각을 가진 최신형 공대공 미사일로 무장하고 있어 근접전에서도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하지만 순수한 공기역학적 기동성 측면에서는 라팔의 손을 들어주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 거리에서는 전투기의 제원보다는 조종사의 기량과 전술적 판단이 생사를 가르게 된다.

중동의 하늘, 두 전투기의 그림자가 교차하다

전략적 관점에서 라팔과 F-35는 태생부터 다르다. 라팔은 미국의 작전 통제망에 얽매이지 않고 제공권 장악, 지상 타격, 심지어 핵 억지력까지 홀로 수행해야 하는 프랑스의 독자적 국방 철학이 낳은 전천후 호위무사다. 반면 F-35는 개전 첫날 적의 방공망을 뚫고 들어가 동맹군 전체에 표적 정보를 뿌려주는 네트워크 전장의 야전사령관이다.

이 두 기종이 평시가 아닌 전시 상황에서 만날 곳으로 지목되는 곳은 중동이다. 이미 이스라엘이 독자적인 개량을 거친 F-35I(아디르)를 실전 배치해 운용 중인 가운데, 아랍권의 맹주를 자처하는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가 라팔을 대거 도입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각기 다른 국기를 단 두 기종이 중동의 밤하늘에서 서로를 조준하는 아찔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결국 창과 방패의 대결에서 절대적인 승자는 없다. 전장의 환경, 지휘 통제망의 지원, 그리고 조종사의 숙련도에 따라 라팔의 날카로운 기동성이 F-35의 보이지 않는 방패를 뚫을 수도, 반대로 F-35의 보이지 않는 창이 라팔의 심장을 먼저 꿰뚫을 수도 있다.


김정훈 기자 kjh7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