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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가격 172% 폭등…PS6 출시 2029년 밀리고 닌텐도 스위치2 가격 인상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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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가격 172% 폭등…PS6 출시 2029년 밀리고 닌텐도 스위치2 가격 인상 현실로

AI 데이터센터, 2026년 전 세계 메모리 칩 70% 독식…삼성·SK하이닉스 HBM 생산 집중 여파
소니 PS6·닌텐도 스위치2·스팀 덱 동시 차질…파이존 최고경영자 "소비자 전자업체 줄폐업 시작"
D램 반도체 공급 부족이 비디오 게임 콘솔 산업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D램 반도체 공급 부족이 비디오 게임 콘솔 산업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D램 반도체 공급 부족이 비디오 게임 콘솔 산업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다." 영국 매체 메트로(Metro)19(현지시각) 독자·전문가 경고를 전하면서 내놓은 물음이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열풍이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을 통째로 빨아들이는 사이, 차세대 플레이스테이션(PS6) 출시가 최장 2029년으로 밀리고 닌텐도 스위치2는 가격 인상 압박에 직면했다. 반도체 시장 분석기관들의 최신 데이터를 더하면, 이 우려는 단순한 게임 팬들의 과장이 아님이 드러난다.

D1년 새 172% 폭등, 데이터센터가 칩 70% 독식


국제데이터공사(IDC)에 따르면 2026년 전 세계 D램 공급 증가율은 전년 대비 16%, 낸드 플래시는 17%에 그친다. 모두 과거 평균 증가폭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반면 수요는 AI 서버 구축 경쟁으로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알파벳·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 등 초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규모는 2026년 한 해만 6500억 달러(94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년도 3600억 달러(522조 원)에서 80% 이상 늘어난 규모다.

그 결과가 가격 폭등이다. 톰스하드웨어(Tom's Hardware) 등 복수의 기술 전문 매체에 따르면 D램 가격은 20253분기 기준 1년 전보다 172% 올랐다. 삼성전자는 일부 메모리 칩 가격을 20259월 대비 최대 60% 인상했고, DDR5 계약 단가는 기가바이트(GB)7달러에서 19.5달러까지 뛰었다. 킹스턴 테크놀로지에 따르면 낸드 플래시 가격은 20251분기 대비 246% 치솟았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마니시 바티아 수석 부사장은 "AI 칩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이 너무 많은 생산 용량을 가져가면서 일반 제품 쪽에 극심한 공급난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세 곳이 청정실 공간과 자본 지출을 HBM과 서버용 DDR5(5세대 더블데이터레이트) 쪽으로 집중하는 바람에, 스마트폰·PC·게임 콘솔에 들어가는 일반 D램과 낸드 공급이 줄어든 것이다. 2026년 전 세계 메모리 칩의 70%가 데이터센터로 흘러들어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소니 PS6 연기·스팀 덱 품절…콘솔 생산 차질 가시화


게임 산업에는 이미 충격파가 번지고 있다. 톰스하드웨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소니는 차세대 콘솔 PS6 출시를 당초 2027~2028년에서 2028~2029년으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닌텐도는 올해 출시하는 스위치 2의 가격 인상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밸브(Valve)는 자사 휴대용 게임기 스팀 덱이 메모리·저장장치 공급 부족으로 재고가 소진됐다고 확인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6년 콘솔 출하량이 4.4%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IDC는 같은 기간 PC 시장이 비관 시나리오 기준 최대 9% 쪼그라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PC 시장 위축폭(11.9%)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낸드 플래시 컨트롤러 전문 기업 파이존(Phison)의 케이에스 푸아 최고경영자는 최근 공개 발언에서 "낸드 가격이 최근 6개월 만에 두 배로 뛰었고, 2026년 생산 용량 대부분은 이미 선주문으로 묶였다""메모리를 확보하지 못한 소비자 전자업체 다수가 제품군을 접거나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존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와 소비자·기업용 SSD 조립업체 사이에 위치한 주요 SSD 컨트롤러 공급사로, 업계 조달 동향을 직접 파악하는 위치에 있다.

"2027~2028년까지는 해소 어렵다"…공급 확대도 요원


반도체 팹(공장) 건설에는 통상 3~4년이 걸린다. 여러 업계 분석업체들은 소비자용 D램과 낸드 플래시 생산 용량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늘어나는 시점을 2027년 말에서 2028년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론은 소비자용 제품 브랜드 '크루셜(Crucial)' 라인을 지난해 말 아예 폐지했다.

실리콘 모션(Silicon Motion)의 월리스 코우 최고경영자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D, 고대역폭 메모리(HBM), 낸드까지 전방위로 극심한 공급 부족이 동시에 발생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현재 우리 생산 용량은 거의 다 팔렸다"고 밝혔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D램 가격이 2026년 중반까지 2025년 초 대비 두 배 가까이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메모리 제조사들이 생산 확대에 소극적인 이유는 수익 구조에 있다. AI 기업에 공급하는 HBM은 일반 D램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안겨 주는 탓에, 제조사 입장에서는 생산 라인을 게임 콘솔용으로 돌릴 유인이 없다. 시장 일각에서는 AI 붐이 꺾이면 공급 사정이 나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를 비롯한 시장조사업체들은 본격적인 반전 시점을 적어도 2027년 이후로 보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