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美, '지열 혁명' 본격화...2050년 6500만 가구 전력 공급 목표

글로벌이코노믹

美, '지열 혁명' 본격화...2050년 6500만 가구 전력 공급 목표

브루클린 아파트, 지하 320개 시추공으로 난방·냉방...탄소 배출 53% 감축
빌 게이츠·구글 투자 '향상된 지열' 급부상...AI 붐이 개발 촉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캘리포니아의 산 안드레아스 단층 위에 있는 지질 진흙 덩이를 통해 멀리서 보인 EnergySource LLC가 소유한 지열 발전소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캘리포니아의 산 안드레아스 단층 위에 있는 지질 진흙 덩이를 통해 멀리서 보인 EnergySource LLC가 소유한 지열 발전소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미국에서 지열 에너지 혁명이 조용히 확산되고 있다. 브루클린 아파트 '더 리버리'는 지하 320개 시추공으로 난방·냉방하며 탄소 배출을 53% 줄였다. 빌 게이츠·구글이 투자한 '향상된 지열' 기술은 수압파쇄·핵융합 기술을 차용해 지구 핵 열을 활용한다. 미국 에너지부는 2050년까지 90기가와트의 무탄소 에너지를 공급해 6,500만 가구에 전력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한다. AI 붐이 지열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 프라이스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지열 혁명이 화려하면서도 조용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빅테크가 AI 붐으로 인한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대체 에너지 자원 개발에 점점 더 깊이 관여함에 따라, 혁신적이고 첨단 지열 기술이 급성장하고 있다.

브루클린 아파트, 지하 시추공으로 난방·냉방...탄소 53% 감축


지난달 주민들은 브루클린에 위치한 아파트 건물인 더 리버리로 이사하기 시작했다. 이 아파트는 320개의 시추공 위에 위치해 있어 지구의 자연 단열 온도를 활용해 건물의 난방과 냉각을 돕고 있다. 겨울에는 비교적 따뜻한 온도가 땅에서 건물 안으로 배출된다. 여름에는 이 과정을 반대로 하여 열을 땅속으로 펌핑한다.

"리버리는 단순히 열을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시키기 때문에, 전통적인 주거용 건물에 비해 난방과 냉방으로 인한 연간 탄소 배출량을 53%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보도했다. 초기 비용과 복잡한 절차가 유사한 모델을 다른 곳에서 구축하는 것을 막는 큰 장애물이 될 수 있지만, 경제적·환경적 요인 측면에서 많은 경우 그 이점이 비용보다 크다.

이와 같은 지오익스체인지 시스템의 주요 장점은 비교적 얕고 시추가 쉽다는 점이다. 리버리는 전국과 전 세계 도시 지역에서 점점 더 흔해질 훨씬 더 큰 운동의 선두에 서 있을 가능성이 크다.

빌 게이츠·구글 투자 '향상된 지열'...2050년 90기가와트 공급


지열 에너지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또 다른 주요 혁신은 정반대의 접근법을 취한다. 즉, 지상 깊숙이 시추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여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지열 에너지 시스템은 지구 핵에서 자연스럽게 열이 표면으로 빠져나가는 곳, 예를 들어 간헐천과 열 풀을 통해 이루어지는 곳에서만 가능했다.

지열을 지구 어디서나 실용적인 대체 에너지원으로 만들기 위해, 전 세계 지열 스타트업들은 극한의 깊이까지 시추할 수 있는 '향상된 지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스타트업들은 수압파쇄법이나 핵융합 기술을 차용해 지구 핵의 열을 얻기 위해 기반암을 폭파하고 녹여내는 더 진보된 방법을 찾고 있다.

향상된 지열 스타트업들은 기술 업계의 거대 인사들과 가장 풍부한 자금력의 지원을 받고 있다. 휴스턴에 본사를 둔 페르보 에너지는 빌 게이츠와 구글 등 주요 투자자들의 지원을 받고 있다. 게다가 중요한 점은 지열이 초당적 지지와 트럼프 행정부의 공개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인데, 이는 미국에서 청정 에너지 기술로서는 드문 일이다.
미국 에너지부의 전망에 따르면, 향상된 지열 프로젝트는 2050년까지 미국에서 약 90기가와트의 탄소 없는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최소 65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정도다. AI 붐은 지열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증가시키고 있으며, 이는 기술 발전의 주요 촉매제가 되었다. AI가 지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문제를 만들고 있지만, 동시에 지열 개발과 보급을 위한 핵심 해결책도 제공하고 있다. AI 도구는 점점 더 지열 시스템의 최적 위치를 지도화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韓도 지열 에너지 개발 나서야...화산지대 아니어도 가능


미국의 지열 에너지 혁명은 한국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한국은 그동안 화산 활동이 없어 지열 에너지 개발이 어렵다고 여겨졌지만, 미국의 '향상된 지열' 기술은 이런 제약을 없앤다. 수압파쇄·핵융합 기술을 활용해 지구 어디서든 깊이 시추하면 지열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포항지열발전소 사례가 있지만 지진 우려로 중단됐다. 하지만 미국의 새로운 기술은 안전성을 크게 높였고, 브루클린 리버리 아파트처럼 도심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서울·부산 같은 대도시의 신축 건물에 지하 시추공 시스템을 적용하면 난방·냉방 비용을 크게 줄이고 탄소 배출도 감축할 수 있다.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에너지공단 같은 공공기관들이 지열 에너지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신도시나 재개발 지역에 지열 난방·냉방 시스템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한국은 겨울에 난방, 여름에 냉방 수요가 모두 큰 만큼 지열 시스템의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기업들도 미국의 페르보 에너지 같은 향상된 지열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자체 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SK E&S 같은 에너지 기업들이 지열 발전에 투자하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은 시추 기술이 발달한 만큼, 이를 지열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있다.

업계 전문가는 "미국의 지열 혁명은 화산지대가 아니어도 지열 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한국도 향상된 지열 기술을 도입하면 원전·화력 의존도를 낮추고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지열은 안정적인 기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지열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핵심으로 육성하고 R&D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