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메타와 5년·최대 1000억 달러 AI 칩 공급 계약…주가 10%대 급등
삼성전자 HBM4, AMD-메타 동맹의 숨은 수혜주로 떠올라
삼성전자 HBM4, AMD-메타 동맹의 숨은 수혜주로 떠올라
이미지 확대보기계약의 실체, 맞춤 칩·CPU·주식 10%를 묶은 '3중 구조’
AMD·메타 공동 보도자료(GlobeNewswire)와 블룸버그 마켓 래 등 주요 외신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단순한 칩 납품 계약이 아니다. GPU·CPU·소프트웨어 로드맵을 5년 단위로 함께 설계하는 '동맹 계약'에 가깝다.
납품 물량은 6기가와트 규모 AI 가속기다. 6기가와트는 일반 가정 약 600만 가구가 동시에 쓰는 전력량에 해당하는 연산 인프라 규모다. 첫 1기가와트 납품은 올 하반기 시작된다.
납품 제품은 메타 전용으로 설계한 'Instinct MI450' 기반 맞춤형 GPU다. AMD 최고경영자(CEO) 리사 수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MI450 구조를 활용한 최초의 맞춤형 GPU 사업"이라고 밝혔다. GPU와 함께 6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EPYC '베니스(Venice)'와 차세대 '베라노(Verano)'도 공급된다. 메타는 AMD CPU의 최대 고객사가 된다.
계약의 세 번째 층은 주식매수청구권(워런트)이다. AMD는 메타에 최대 1억 6000만 주의 성과 연동형 워런트를 발행했다. AMD 전체 발행 주식의 약 10%다. 워런트는 납품 목표 단계마다 순차 행사할 수 있고, 마지막 단계는 AMD 주가 600달러(약 86만 원) 도달 시 행사가 가능하다. AMD가 지난해 10월 오픈AI와 맺은 6기가와트 계약에서도 같은 구조를 썼다.
리사 수는 "모든 이 규모의 계약은 고유하다"면서 "이번 계약은 AMD 역사상 가장 변혁적인 거래 중 하나"라고 했다. AMD는 이 거래를 계기로 데이터센터 AI 분야에서 기가와트당 "수백억 달러 규모의 두 자릿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메타는 왜 지금 AMD를 택했나, 공급망 분산과 '오픈 생태계' 전략
메타가 AMD를 선택한 배경에는 치솟는 AI 인프라 비용과 엔비디아 의존 리스크가 있다. 메타는 지난해 AI 인프라에 720억 달러(약 104조 원)를 쏟아부었고, 올해는 최대 1350억 달러(약 195조 원)를 투입한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이번 10년 안에 수십 기가와트의 AI 연산력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주목할 것은 메타가 AMD와 계약하기 불과 며칠 전, 엔비디아와도 블랙웰·루빈 GPU와 '베라 루빈' AI 랙을 수백만 개 공급받는 별도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이다. 즉 메타는 엔비디아를 밀어내는 게 아니라, AMD를 '제2의 핵심 공급사'로 올려 공급망 위험을 나누는 전략을 선택했다.
한편 이번 계약에 맞춰 AMD와 메타가 공동 설계한 'AMD 헬리오스(Helios)' 랙 규모 AI 아키텍처도 주목된다. 헬리오스는 2025년 오픈 컴퓨트 프로젝트(OCP) 글로벌 서밋에서 공개됐으며, 확장 가능한 랙 단위 AI 인프라를 구현한 설계다.
AI 공포 딛고 반등한 뉴욕 증시, 앤트로픽 발표도 가세
AMD 급등이 도화선이 된 날, 뉴욕 증시는 AI 공포를 딛고 반등했다. S&P500지수는 0.8%, 나스닥100지수는 1.2% 올랐다. 소프트웨어 주식 상장지수펀드(ETF)는 1.5% 상승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기술주 반등에 AMD-메타 계약과 앤트로픽(Anthropic)의 클로드(Claude) 챗봇 확장 발표가 함께 작용했다고 전했다.
바이탈 놀리지의 애덤 크리살풀리는 "앤트로픽의 '기존 시스템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통합한다'는 메시지가 소프트웨어 주식 반등에 불을 붙였다"고 분석했다. J.P.모건 글로벌 시장정보팀의 앤드루 타일러는 "AI 교란 리스크는 새로운 정보가 아니며, 지나친 비관론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오는 26일(현지시각)에는 엔비디아가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케룩스 파이낸셜의 데이비드 라우트는 "이번 주 실적은 AI에 대한 우려를 가라앉힐 수도, 더 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벽에 금이 갔는가? 시장 점유율 9%에서 15%로 전환점
트렌드포스 집계 기준, 올 2분기 현재 AI 가속기 시장에서 AMD의 점유율은 약 9%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MI450 납품이 본격화되면 내년까지 점유율이 15%를 웃돌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AMD MI450의 출하 지연 가능성이 일부 보고서에서 제기됐고, AMD 측은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리사 수는 "공급망 여건이 빠듯하지만 메타와의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긴밀하게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워런트 구조가 최대 10% 지분 희석 요인이 된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살펴야 할 대목이다.
AMD와 엔비디아의 경쟁이 단순 성능 대결을 넘어 고객 확보 전쟁으로 번지는 형국이다. 2025년 10월 오픈AI와 계약한 6기가와트에 이어 이번 메타 6기가와트 계약까지, AMD가 내건 '대형 고객 선점' 전략이 잇달아 결실을 맺고 있다.
삼성·SK하이닉스, AMD-메타 동맹의 수혜는 누구에게
AMD MI450에 탑재되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의 주 공급사는 삼성전자다. TF인터내셔널증권의 궈밍치 애널리스트는 삼성을 MI450의 HBM4 주력 납품사로 지목했다. 삼성전자는 올 1월 엔비디아·AMD 동시 HBM4 품질 검증을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루빈 플랫폼에 HBM4의 약 70%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MD의 고객 기반 확대는 삼성의 HBM 점유율 반등(현재 17% → 연말 30% 이상 목표) 가속 요인이 될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