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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핵잠수함, 인도양서 이란 군함 격침…2차 대전 이후 첫 '어뢰 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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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핵잠수함, 인도양서 이란 군함 격침…2차 대전 이후 첫 '어뢰 실전'

스리랑카 남부 해상서 이란 '데나(Dena)'함 침몰…최소 80명 사망
헤그세스 국방 "미군만의 정밀 추적·살상 능력 입증"…'조용한 죽음'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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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전면전이 인도양까지 번졌다. 미 국방부는 미 해군 잠수함이 스리랑카 남부 해상에서 이란 해군의 최신형 군함 'IRIS 데나'함을 어뢰로 격격침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 잠수함이 어뢰를 사용해 적함의 전투함을 격침시킨 최초의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4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과 미 펜타곤 브리핑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번 작전을 통해 미군의 독보적인 원거리 정밀 타격 능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인도양 수중의 습격…'IRIS 데나'함 형체도 없이 사라져


사건은 스리랑카 남부 항구도시 갈(Galle) 인근 영해 밖에서 발생했다. 비지타 헤라트 스리랑카 외무장관은 국회 보고를 통해 "이란 군함 데나함에는 총 180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확인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만 최소 80명에 달하며, 스리랑카 해군에 의해 구조된 32명은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어 치료를 받고 있다.

스리랑카 해군 대변인 부디카 삼파트 중령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선박은 이미 침몰해 보이지 않았고, 해수면에는 거대한 기름띠만 형성되어 있었다"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구조 대원들은 인근 해상에서 시신 수습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추가 생존자를 찾기 위한 수색을 지속하고 있다.

"사냥하고 발견해 사살한다"…미 중부사령부의 강력한 경고


미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 댄 케인 장군은 이번 격침이 미국의 글로벌 작전 수행 능력을 보여주는 '놀라운 시연'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란의 원거리 전개 자산을 끝까지 추적해 사살하는 것은 오직 미국만이 가능한 대규모 작전"이라며, 어뢰 공격 한 발이 데나함을 그대로 "바다 밑바닥으로 보냈다"고 강조했다.

스리랑카 해군 대변인 부디카 삼파트 중령이 콜롬보 정부정보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 군함 구조 작업 및 사건 경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리랑카 측은 자국 영해 밖에서 발생한 사건임에도 인도적 차원의 구조 및 조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스리랑카 해군 대변인 부디카 삼파트 중령이 콜롬보 정부정보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 군함 구조 작업 및 사건 경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리랑카 측은 자국 영해 밖에서 발생한 사건임에도 인도적 차원의 구조 및 조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사진=AP/연합뉴스


헤그세스 장관은 이번 공격을 '조용한 죽음(Quiet Death)'이라고 명명했다. 미 국방부는 공격 당시의 위성 영상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하며 심리전의 수위도 높였다. 미 중부사령부는 지난주 이란과의 교전이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20척 이상의 이란 군함을 타격하거나 격침했다고 덧붙였다.

'침묵의 암살자' 잠수함의 귀환…중동전, 인도양으로 확전


이번 사건은 중동 지역에 국한됐던 전선이 인도양으로 급격히 확장됐음을 시사한다. 특히 미군이 항공 세력이 아닌 잠수함을 동원해 어뢰 공격을 가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 '기술적 공포'의 극대화다. 수상함이나 드론 공격과 달리, 잠수함의 어뢰 공격은 피격 직전까지 탐지가 매우 어렵다. 헤그세스 장관이 언급한 '조용한 죽음'은 이란 해군에게 언제 어디서 공격받을지 모른다는 극도의 심리적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다.

둘째, 봉쇄 전략의 가동이다. 격침된 데나함은 최근 벵골만 해상 훈련에 참가했던 함정으로, 이란의 해상 보급로와 영향력을 인도양 동부까지 확장하려던 핵심 자산이다. 미국은 이를 타격함으로써 이란의 해상 활동 범위를 페르시아만 내로 강제 봉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셋째, 실전 데이터 확보다. 2차 대전 이후 끊겼던 잠수함의 대수상함 어뢰 공격 데이터는 향후 미군의 수중 작전 교리를 재정립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중동의 전운이 이제 인도양의 푸른 바다 아래서 '침묵의 전쟁'으로 진화하고 있다.


김정훈 기자 kjh7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