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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이란에 보복 불사 강력 경고…"더 이상은 못 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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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이란에 보복 불사 강력 경고…"더 이상은 못 참는다"

"에너지 시설 타격 땐 미군에 기지 개방" 최후통첩성 메시지 전달
이란 대통령, 걸프국에 이례적 사과… 군부는 "미·이스라엘 기지 계속 타격" 반발
우크라이나 '드론 전문가' 파견 제안 속 사우디의 선택에 국제사회 이목 집중
지난 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벌이는 갈등 속에 도시 위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벌이는 갈등 속에 도시 위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그동안 중립적 입장을 취해온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을 향해 "공격 지속 시 보복에 나설 것"이라며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7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가 이란에 외교적 해결을 선호하지만, 자국 영토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계속될 경우 '눈에는 눈'식의 대응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 파이살 빈 파르한 외무장관은 이란 측에 "이란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사우디 내 미군 기지를 군사 작전 용도로 개방할 수밖에 없다"고 명확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자국 영토나 영공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이란의 위협이 임계점을 넘었다는 판단에 따른 최후통첩으로 풀이된다.

이란 대통령 "민간 타격 사과" vs 군부 "미군 기지는 계속 공격"... 지도부 분열 양상


사우디의 강경한 압박에 이란 내부에서는 미묘한 기류 변화가 포착됐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전날 연설에서 이란의 공격으로 피해를 본 주변 걸프국들에 이례적으로 사과하며, 인접국 공격 중단 방침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에 대한 지역적 분노를 잠재우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그러나 이란 군부의 입장은 다르다. 이란 무장단체의 통합 사령부인 '카탐 알 안비야' 중앙본부는 대통령의 연설 직후 "역내 미군과 이스라엘 기지는 여전히 주된 타격 목표"라며 공격 지속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란 지도부 내에서도 온건파와 강경 군부 사이의 균열이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를 통해 "이란이 이웃 국가들에 사과하고 항복했다"며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끈질긴 공격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818도 소각탄' JDAM부터 '우크라이나 드론 전문가'까지... 사우디 둘러싼 복잡한 셈법


현재 사우디를 포함한 UAE, 쿠웨이트 등 걸프국들은 지난 일주일간 이란의 극심한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받아왔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수출길이 막히고 쿠웨이트가 '불가항력'을 선언하는 등 경제적 타격이 현실화되자 사우디의 인내심이 바닥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테헤란을 겨냥해 '붉은 띠'가 둘러진 특수 소각탄(JDAM)을 운용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빈 살만 왕세자에게 '이란 드론 격퇴 노하우' 전수와 전문가 파견을 제안하면서 사우디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우디가 미군에 기지를 개방하거나 우크라이나의 기술 지원을 수용할 경우, 이번 중동 전쟁은 걷잡을 수 없는 국제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