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중 준비·G2 개념 거부...韓, 中 다극질서 전략 주시해야
日 다카이치 "대만 개입" 비판...무역흑자 1.2조 달러·과잉생산 압박
日 다카이치 "대만 개입" 비판...무역흑자 1.2조 달러·과잉생산 압박
이미지 확대보기왕이는 트럼프-시진핑 회담 준비를 시사하며 "양국 교류 실패는 오해와 오판을 초래해 대립으로 번진다"고 경고했고, 미국 주도 G2 개념을 거부하며 "190개 넘는 국가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개입 발언을 "일본이 끼어들 권리가 어디 있나"며 비판했고, 중국은 2025년 무역흑자 1.2조 달러를 기록했지만 IMF 등으로부터 과잉생산 억제 압박을 받고 있다.
8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장 왕이는 일요일 중동 위기를 다루기 위한 다섯 가지 원칙을 제시했으며, 이를 "처음부터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이란전쟁 5대 원칙..."주권 존중·군사력 남용 금지"
중국의 최고 외교관은 연례 전국인민대표대회(양회) 기간 중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다양한 외교 사안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매우 안무가 잘 짜여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브리핑은 약 일주일간 진행된 양회 중 가장 주목받는 행사 중 하나였으며, 특히 2년 전 중국 총리와의 관례적인 질의응답 세션이 취소된 이후로 더욱 그랬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대항 군사 작전에 대해 왕이는 분쟁이 중동 전역에서 더 큰 화재로 번지지 않도록 즉각적인 휴전과 긴장 완화를 촉구하는 중국의 촉구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모든 정당을 위한 다섯 가지 "기본 원칙"을 제안했다.
다섯 가지 기본 원칙은 서국가 주권 존중, 군사력을 남용하지 않기, 타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기, 문제에 대한 정치적 해결을 추구하는 데 대한 헌신, 그리고 주요 강대국의 건설적 행동 등이다.
왕이는 또한 중국이 이스라엘과 무장 단체 하마스 간 전쟁으로 황폐해진 팔레스타인 거주지 가자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책임 있는 주요 국가"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 분쟁은 오랫동안 이란의 지원을 받아온 하마스가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에 치명적인 침공을 시도하면서 폭발했다.
중국은 이후 이스라엘의 행동을 강하게 비판해왔으며, 유엔 결의안으로 지지하는 독립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고 왕이는 말했다.
중국은 주요 석유 공급국인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이 경제적·외교적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말한다.
도쿄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에너지경제연구소 일본 중동경제연구소 소장 사카나시 사치는 "중국은 이란만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걸프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양측과의 관계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카나시는 중국이 서방 제재에 시달리는 이란으로부터 저렴한 석유를 조달함으로써 이익을 얻었지만, 최근 일주일 정도 이란의 보복을 받은 인접 아랍 국가들로부터 에너지도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카나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중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며 "동시에 특별 사절을 파견하는 등 분쟁 중재를 시도함으로써 중국은 미국의 공격 속에서 이란을 '고립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려 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방중 준비..."교류 실패는 대립 초래"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이달 말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다. 8일 브리핑에서 왕이는 정상회담이 위태롭거나 이란 전쟁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신호를 전혀 내놓지 않았다.
왕이는 "양국 간 교류에 실패하면 오해와 오판만 초래할 것이며, 이는 대립으로 번지고 세계에 해를 끼칠 뿐"이라고 경고했다. 왕이는 정상회담 논의 의제가 "우리 테이블 위에 있다"고 말했다.
왕이는 "지금 필요한 것은 양측이 기존 차이를 관리하고 불필요한 간섭을 제거할 수 있는 적절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고위 무역 관계자들이 이번 달에 모여 대통령 회의를 위한 기반을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왕이는 최고위급 외교의 미덕을 칭송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이른바 먼로 독트린(Monroe doctrine)이라는 반구 지배에 대해 은근히 비판했으며,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왕이는 "중국이 전통적인 주요 강대국처럼 인근 지역에 영향권을 확장하고, 블록 간 대립을 유발하며, 심지어 문제를 이웃 국가에 전가한다면, 아시아가 오늘날처럼 여전히 안정적일까?"라고 반문했다.
G2 개념 거부..."190개 넘는 국가 있다"
왕이는 중국을 다극 세계 질서의 수호자로 묘사하면서도, 중국이 이를 형성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하려는 야망을 시사했다.
왕이는 지난해 톈진에서 열린 상하이 협력기구 정상회의에서 시진핑이 선언한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가 유엔을 국제사회의 기초로서 지켜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유엔이 "시대에 발맞추고 글로벌 사우스의 목소리와 대표성을 강화하는 것을 포함해 개혁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왕이는 미국과 중국이 세계 정세를 주도하는 'G2' 포맷 개념을 일축했다. 이 용어는 트럼프가 작년에 소셜 미디어에서 언급한 이후 다시 주목받았다. 하지만 왕이는 "중국과 미국이 세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긴 하지만, 지구상에 190개가 넘는 국가가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왕이는 "중국은 결코 패권이나 팽창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맹세했다.
日 다카이치 "대만 개입" 강력 비판
도쿄와의 긴장 고조에 대해 왕이는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는 "일본이 결정할 몫"이라고 말하며, 지난해 말 대만 관련 잠재적 비상사태에 대해 언급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양국 관계를 악화시켰다는 베이징의 입장을 유지했다.
왕이는 "일본이 이 문제에 끼어들 권리가 어디 있지?"라며 중국이 자국 영토이자 국내 문제로 여기는 대만에 대해 말했지만, 타이베이의 선출 정부는 그 입장을 거부하고 있다.
왕이는 일본이 80년 전 대만 식민지화를 포함한 침략 역사를 성찰하지 못했다는 중국의 주장을 반복했으며, 다카이치 정부가 군국주의로 회귀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중국의 군사 증강은 일본보다 훨씬 앞서 있다.
왕이는 올해가 도쿄 전범재판소, 즉 극동 국제군사재판소 개소 80주년의 해임을 언급했으며, 이 재판소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 제국 지도자들의 행위에 대해 재판을 받는 행사다.
무역흑자 1.2조 달러...IMF, 과잉생산 억제 압박
중국이 경제 성장을 위해 수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세계와의 관계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 1.2조 달러의 무역 흑자를 기록한 이 나라는 외국 지도자들과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기관들로부터 산업 과잉 생산 능력을 억제하고 국내 소비를 강화하라는 요구에 직면해 있다.
왕이는 이를 반박하며 "일부 국가들이 관세 장벽을 세우고 분리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중국은 "세계 공장 책임을 질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왕이는 중국과 러시아가 "국제 규칙과 질서 문제를 포함해 가장 전략적 합의와 긴밀한 전략적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동 분쟁으로 인해 러시아 에너지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왕이에 따르면, 유럽과의 관계는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최근 여러 지도자들과 관광객들의 방문을 인용했다. 하지만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왕이는 유럽이 중국을 "경쟁자가 아니라 글로벌 파트너"로 인식하는 등 "올바른 이해"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차와 같은 저가 중국산 제품이 유럽 시장에 진입하는 치열한 경쟁은 유럽 지도자들의 주요 관심사로 남아 있다.
韓, 中 다극질서 전략·對美 균형외교 주시해야
중국 양회 왕이 외교부장 기자회견은 한국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왕이가 이란 전쟁을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전쟁"으로 규정하고 5대 원칙을 제시한 것은 중국이 중동에서 균형외교를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교 전문가는 "중국이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사우디·UAE 같은 아랍 국가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것은 에너지 안보와 외교적 영향력 확대를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이라며 "한국도 중동에서 유사한 균형외교를 추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왕이가 트럼프-시진핑 회담 준비를 시사하며 "양국 교류 실패는 오해와 오판을 초래해 대립으로 번진다"고 경고한 것은 미중 관계 안정화 의지를 보여준다. 한국은 미중 갈등 속에서 양측과의 관계를 균형있게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주시해야 한다.
왕이가 G2 개념을 거부하며 "190개 넘는 국가가 있다"고 강조한 것은 중국이 다극 세계 질서를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제관계 전문가는 "중국이 G2를 거부하는 것은 미국과의 양자 구도가 아니라 글로벌 사우스를 포함한 다극 질서를 형성하려는 전략"이라며 "한국도 미중 양자 구도에 갇히지 않고 다자외교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왕이가 일본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개입 발언을 "일본이 끼어들 권리가 어디 있나"며 강하게 비판한 것은 한국에게도 경고다. 한국도 대만 문제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며, 중국의 반발을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중국이 2025년 무역흑자 1.2조 달러를 기록했지만 IMF 등으로부터 과잉생산 억제 압박을 받는 것은 한국 수출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무역 전문가는 "중국이 과잉생산을 줄이면 철강·석유화학 같은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지만, 중국이 내수 시장을 확대하면 한국 소비재 수출에는 기회"라고 분석했다.
왕이가 유럽에 "중국을 경쟁자가 아니라 글로벌 파트너로 인식하라"고 요구한 것은 중국 전기차·태양광 등이 유럽 시장을 장악하는 것에 대한 유럽의 우려를 반영한다. 한국도 유럽과 협력해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중국 양회 왕이 기자회견은 한국에게 경종"이라며 "중국이 이란 전쟁에서 균형외교를 추구하고, 트럼프와의 회담을 준비하며, G2를 거부하고 다극 질서를 추구하는 것은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해야 함을 보여준다. 한국 정부는 중동 균형외교·미중 관계 안정화·다자외교 강화로 중국의 전략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