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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에도 설 자리 잃는 일본 자동차주…중국 공세에 토요타 독주 체제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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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에도 설 자리 잃는 일본 자동차주…중국 공세에 토요타 독주 체제 균열

중동 리스크 완화와 엔저 호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저가 공세에 따른 구조적 한계 직면
토요타가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빼앗기는 등 일본 자동차 업종의 증시 내 위상 급락
전기차(EV) 전환 지연과 글로벌 경쟁 심화로 하반기 실적 발표를 둘러싼 경계감 고조
혼다 자동차와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혼다 자동차와 로고. 사진=로이터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 완화와 기록적인 엔화 약세(엔저)라는 겹호재 속에서도 일본 증시의 간판인 자동차 주식들이 중국 기업들과의 치열한 패권 경쟁이라는 구조적 장벽에 부딪혀 끝없는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7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평화 합의 이후 글로벌 주요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는 랠리를 펼치고 있으나 일본 자동차 업종의 주가는 정반대의 행보를 걷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의 업종별 지수 중 자동차를 포함한 수송용 기기 지수는 중동 무력 충돌이 시작된 이후 무려 18% 급락하며 수출 및 제조업 섹터 중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남겼다. 이는 일시적인 지정학적 변수를 넘어,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진영에 밀려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의 입지가 좁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중국 굴기에 밀려난 판매량과 마진


시장의 시선은 이제 본격적인 하반기 실적 발표 시즌으로 향하고 있지만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올해 일본 수송용 기기 지수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전년 대비 19% 감소할 것으로 추산되어, 토픽스(TOPIX) 지수 전체의 주당순이익 증가율 전망치인 15%와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중국의 거센 공세와 미국의 추가 관세 장벽, 그리고 무엇보다 전기차(EV) 분야의 투자 부진이 이익 체력을 갉아먹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글로벌 신차 판매 대수 집계에서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사상 처음으로 일본 브랜드를 제치고 세계 1위에 등극하며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사토 아쓰시 후국생명보험 유가증권부장은 "현재 자동차 업종은 굳이 무리해서 포트폴리오에 담을 만한 매력적인 섹터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하며, "중국 메이커들에 밀려 판매 대수를 늘리거나 수익 마진을 개선할 수 있는 구체적인 돌파구를 찾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가총액 왕좌 상실과 자산 가치 방치


시장의 이러한 냉혹한 평가는 고스란히 기업 주가에 투영되고 있다. 일본 증시 부동의 대장주였던 토요타자동차는 최근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과 키옥시아홀딩스 등에 차례로 내주며 체면을 구겼다. 현재 토픽스 지수 전체에서 자동차주가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약 5.6% 수준으로,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쪼그라들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역시 0.9배 안팎에 머무르며 전체 지수 평균의 절반 수준에 머무는 등 자산 가치 대비 철저히 저평가된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물론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60엔을 돌파하는 초엔저 기조가 상시화되면서 수출 대기업인 완성차 업체들에게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조성된 점은 긍정적이다. 실제 환율 효과가 유지될 경우 주요 자동차 7개사의 연간 영업이익은 약 9,000억 엔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 같은 환차익 효과는 일시적인 회계상 착시일 뿐, 장기적인 펀더멘털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것이 월가의 시각이다.

전기차 지연에 따른 구조적 저평가


친환경 차량으로의 전환 지연 역시 고질적인 발목 잡기 요인이다. 일각에서는 중동 리스크에 따른 원자재 조달 불안으로 하이브리드 시장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궁극적인 미래 전기차 패권 싸움에서 일본 기업들이 지나치게 뒤처져 있다는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후지와라 나오키 신킨애셋매니지먼트 투신 시니어 펀드매니저는 "일본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경쟁에서 한참 뒤처져 있다는 사실 자체가 장기적인 할인(디스카운트) 요인"이라며 "구조적으로 사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향후 발표될 분기 실적에서 이 같은 시장의 의구심을 숫자로 명쾌하게 풀어내지 못한다면 자금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