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 기반 질서로는 유럽 못 지킨다, 규범 대신 국익 앞세운 냉혹한 현실 외교 예고
이란 전쟁이 불러온 에너지·무역 위기... 지정학적 파고 속 해상 안보 강화 총력
이란 전쟁이 불러온 에너지·무역 위기... 지정학적 파고 속 해상 안보 강화 총력
이미지 확대보기유럽연합(EU)이 그동안 고수해 왔던 가치 중심의 외교 노선을 버리고, 철저하게 국익을 우선시하는 실리 외교로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더 이상 규범과 규칙만으로는 급변하는 세계 질서 속에서 유럽의 이익을 보호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이란 전쟁 등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가 유럽의 생존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현실에 대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이 3월 9일(현지 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 외교 정책이 보다 현실적이고 이익 중심적인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녀는 이제 유럽이 단순히 국제적 규범을 설파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유럽 시민들의 안전과 경제적 번영을 위해 더 강력하고 실무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칙 기반 질서의 한계와 새로운 지정학 현실
그동안 유럽은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주의라는 규칙 기반 질서를 대외 정책의 핵심 가치로 삼아왔다. 하지만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러한 접근법만으로는 현재의 엄중한 국제 정세에 대응하기에 불충분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강대국 간의 패권 다툼이 치열해지고 무력 충돌이 빈번해지는 상황에서, 유럽이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더 냉철한 현실 감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란 전쟁 여파와 에너지 안보의 절박함
유럽의 이러한 태도 변화 뒤에는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충돌은 유럽으로 향하는 에너지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으며, 이는 곧바로 유럽 내 물가 폭등과 경제적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는 것이 단순한 경제적 이슈가 아니라 유럽의 주권과 직결된 생존 문제임을 강조하며, 이를 위한 공세적인 외교 전략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무역 경로 차단과 해상 안보 대응 강화
해상 무역로의 안전 확보 역시 새로운 외교 전략의 핵심 축이다. 중동의 긴장 고조로 주요 해상 통로가 위협받으면서 유럽의 수출입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해상 안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히 선언적인 수준에 그치지 않고, 필요하다면 군사적 자산과 외교적 자원을 동원해 유럽의 무역선을 직접 보호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규범의 시대에서 국익의 시대로
결국 유럽은 이제 '이상주의'를 내려놓고 '현실주의'를 선택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유럽이 더 이상 국제 무대에서 수동적인 관찰자로 남지 않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상수가 된 시대에 에너지, 무역, 안보라는 실질적인 국익을 지키기 위해 유럽이 더 단호하고 전략적으로 움직일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유럽 외교의 패러다임이 규범에서 국익으로 이동하면서 국제 관계의 지형도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단독] 삼성전자, 60년대생 가고 80년대생 온다...임원진 ‘에이...](https://nimage.g-enews.com/phpwas/restmb_setimgmake.php?w=80&h=60&m=1&simg=2026031117463002901edf69f862c144721434.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