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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통째로 빚이다”... GDP 100% 넘어선 부채 시한폭탄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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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통째로 빚이다”... GDP 100% 넘어선 부채 시한폭탄의 경고

나랏빚이 전체 경제 규모 추월, 2차 대전 직후 기록마저 갈아치울 ‘부채 늪’
증세도 지출 삭감도 싫다며 외면한 대가... ‘부채 상한 법제화’만이 살길
미국 워싱턴에 있는 연준(Fed) 건물 전경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워싱턴에 있는 연준(Fed) 건물 전경이다.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 정부의 부채가 이제 미국 경제 전체 규모를 넘어섰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적자 재정은 어느덧 미국에서 당연한 일처럼 여겨져 왔고, 다른 선진국들도 막대한 부채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무엇이 정상으로 여겨진다고 해서 그것이 건강한 정부의 작동 방식과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상황이 치명적으로 변하기 전에 이를 막을 안전장치가 절실한 시점이다.

10일(현지시각) 미국의 글로벌 경제 전문 매체인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현재 일반 대중이 보유한 미국의 연방 부채는 GDP 대비 101%에 달해 전체 경제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이 수치가 2036년에는 120%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직후 세워졌던 기존 최고 기록인 106%를 가볍게 뛰어넘는 수치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불과 1년 전 예상치보다도 1000억 달러나 더 악화된 상태다.

외면해온 고통스러운 선택지와 실패한 개혁들


2001년까지만 해도 흑자를 기록했던 재정이 어쩌다 이렇게 깊은 수렁에 빠졌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나쁜 선택지와 더 나쁜 선택지뿐이다. 누구도 세금을 올리거나 지출을 줄이는 고통을 감내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과거 오바마 정부 시절 초당적 위원회가 제시했던 점진적이고 필수적인 세제 및 복지 개혁안조차 끝내 채택되지 못했다. 우리는 필요한 약을 먹기를 거부한 셈이다.

성장과 증세로는 해결 불가능한 부채의 규모

이후 제시된 여러 대안도 면밀히 따져보면 현실성이 떨어진다. 경제 성장을 통해 부채를 털어내려면 수십 년간 5~6%의 성장을 지속해야 하는데, 이는 미국 경제사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다. 부유층과 기업에 대한 증세 역시 답이 아니다. 모든 중소기업과 백만장자에게 100%의 세금을 물려도 재정 구멍을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며, 오히려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들이 해외로 떠나버리는 부작용만 낳을 수 있다.

관세와 비용 절감의 한계 그리고 인플레이션의 위험


관세 인상 역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높은 관세로 10년 동안 3조 달러의 적자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이는 최근 통과된 대규모 법안의 비용인 4조7000억 달러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화폐 가치를 떨어뜨려 부채를 줄이는 인플레이션 유도 방식은 이미 그 고통을 맛본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 연방 공무원 인건비는 GDP의 1% 수준에 불과해 관료 조직의 낭비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서 국방비를 삭감하는 것 역시 국민들을 설득하기 어려운 과제다.

제국의 몰락을 예고하는 부채의 굴레


이러한 난관 속에서 정치인들은 문제를 무시하는 최악의 선택을 하고 있다. 미국은 달러 패권 덕분에 빚을 내도 누군가 계속 사주는 독특한 이점을 누리고 있지만, 이는 영원할 수 없다. 역사적으로 재정 불균형은 제국 몰락의 신호탄이었다. 막대한 이자 비용을 대기 위해 다음 세대의 세금을 쥐어짜다 보면 교육, 치안, 보건 같은 기본 서비스는 부실해지고 사회 시스템 전체가 불안정해진다. 서비스를 줄이거나 세금을 올리는 것 자체가 불안을 증폭시키는 탈출 불가능한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재정 통제권 회복을 위한 부채 상한 법제화 제안


이 비극적인 전망을 막기 위해 의회는 연방 부채가 GDP의 10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이 한도 내에서 각 정부와 의회는 우선순위에 따라 지출과 세금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는 이자 비용을 안정시키고 소모적인 부채 한도 협상 연극을 끝내며, 정치인들이 자신의 선심성 정책을 펴기 전에 반드시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도록 강제할 것이다. 예산안 합의 실패 시 자동으로 작동하는 지출 삭감 시스템을 결합한다면 정부 셧다운 같은 막대한 비용 낭비도 막을 수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iji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