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철도공사(VNR), 자본금 50조 원 규모 ‘국가철도그룹’으로 재편… 국영 지주사 체제 확립
2026년 남북 고속철도 대장정 착공… 2035년 완공 목표로 연평균 10% 이상 공격적 성장 예고
현대로템·코레일 등 ‘팀 코리아’, 단순 수출 넘어 기술 이전 기반의 ‘현지 생산’ 전략으로 정조준
2026년 남북 고속철도 대장정 착공… 2035년 완공 목표로 연평균 10% 이상 공격적 성장 예고
현대로템·코레일 등 ‘팀 코리아’, 단순 수출 넘어 기술 이전 기반의 ‘현지 생산’ 전략으로 정조준
이미지 확대보기인프라 현대화를 향한 베트남의 움직임이 거세다. 베트남 정부가 남북을 잇는 고속철도 건설과 국가 철도 산업의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공식화하면서, 국내외 인프라 시장의 시선이 하노이로 쏠리고 있다.
이번 개편은 단순한 공기업 정비를 넘어, 베트남이 동남아시아 물류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철도 산업을 국가 핵심 경제 그룹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현지 보도 매체인 바오 타인니엔(Báo Thanh niên)의 지난 10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호득푹(Ho Duc Phoc) 베트남 부총리는 이날 '2026~2030년 베트남 철도 구조조정 및 2035년 비전' 회의를 주재하고 기존 베트남철도공사(VNR)를 '베트남 국가철도그룹'으로 격상하는 재무부의 혁신안을 전격 논의했다.
한국·중국형 ‘거대 공룡’ 모델 도입… 자본금 49조 동 규모 지주사 출범
베트남 재무부가 제안한 구조조정안의 핵심은 국가가 자본금 100%를 보유한 ‘지주회사(모회사-자회사)’ 체제로의 전환이다.
이는 한국의 코레일이나 중국·독일의 철도 공기업처럼 거대 자본과 기술력을 한곳에 모아 고속철도 운영과 산업 육성을 동시에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호득푹 부총리는 회의에서 "철도 강국들은 모두 거대 기업 모델을 통해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며 명칭만 바꾸는 '새 병에 헌 술'이 아닌, 실질적인 내부 동력을 창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신설될 국가철도그룹은 2030년까지 자본금을 약 32조4100억 동(약 1조8200억 원)으로 확충하고, 최종적으로 2035년까지 49조7800억 동(약 2조8000억 원) 이상으로 자산 규모를 키울 방침이다.
이를 위해 다랏-차이맛 노선과 하노이·사이공역 등 주요 거점 역사의 공공 자산이 그룹으로 편입되며, 그룹 전체 매출은 매년 10% 이상의 고성장을 목표로 삼았다.
2026년 운명의 첫 삽… 670억 달러 고속철 시장 ‘K-철도’ 참여 분수령
이번 구조조정의 종착역은 결국 1541km에 달하는 남북 고속철도 사업이다. 베트남 건설부는 오는 2026년 말 공식 착공을 목표로 연내 타당성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약 670억 달러(약 98조6700억 원)가 투입되는 이 사업은 시속 350km급 고속열차 도입을 전제로 하고 있어, 기술력을 갖춘 국가들 간의 수주전이 치열하다.
현대로템과 코레일, 국가철도공단 등으로 구성된 '팀 코리아'는 차량 제작부터 운영 노하우 전수까지 포함된 ‘패키지 제안’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는 자국 철도 산업의 자립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며 "단순히 열차를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지 기업과 합작해 기술을 이전하는 모델이 수주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현대로템이 지난해 말 베트남 타코(THACO) 그룹과 맺은 전략적 제휴는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경쟁국인 일본이나 중국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31년까지 제조·전기화·인프라 자회사 순차 설립… 산업 생태계 ‘뿌리’ 내린다
로드맵에 따르면 베트남 철도의 변신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2027년 말에는 철도 차량과 부품을 직접 만드는 '베트남 철도산업회사'가 먼저 문을 연다.
이어 2029년에는 친환경 철도망을 구축할 '철도전기화회사'가, 2031년에는 통합 관리를 담당할 '철도인프라회사'가 차례로 설립된다.
이러한 체계적 분업화는 고속철도뿐만 아니라 기존 노선의 현대화와 물류망 확충을 동시에 잡으려는 포석이다. 특히 탄소중립 흐름에 맞춘 전기화 사업은 우리 기업의 IT 기반 신호 체계와 전력 제어 기술이 진출할 수 있는 유망 분야로 꼽힌다.
관련 업계에서는 베트남이 국가철도그룹이라는 단일 창구를 마련함에 따라 향후 입찰 과정이 투명해지고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프라 협력의 새로운 지평… 기술 파트너십이 성패 가른다
베트남의 철도 대개조는 단순히 선로를 까는 토목 사업을 넘어, 제조와 물류, IT가 결합한 4차 산업혁명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호득푹 부총리가 강조했듯, 민간 부문과의 연결성을 강화해 철도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이 이번 혁신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한국으로서는 KTX 운영 20년의 신뢰성과 세계에서 네 번째로 고속철 기술을 자립화한 경험이 큰 무기다.
다만, 대규모 차관 지원을 앞세운 중국이나 오랜 기간 베트남 인프라에 공을 들여온 일본의 물량 공세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정책 금융 지원과 민관 합동의 정교한 현지화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2026년 첫 삽을 뜨게 될 베트남 고속철도가 'K-철도'의 새로운 글로벌 표준을 세우는 금자탑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