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진(J-ENG), 암모니아·수소 등 ‘탈탄소 기술’ 앞세워 수익성 폭발
이미지 확대보기세계 최고 수준의 엔진 기술력과 글로벌 환경 규제를 등에 업은 일본 조선 관련 기업들은 최근 3년 사이 주가가 수십 배씩 치솟으며 투자자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15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일본 엔진 주식회사를 비롯한 주요 조선 기자재 기업들이 도쿄 증시 상위권을 휩쓸며 ‘새로운 황금기’를 선언했다.
◇ 엔비디아의 12배를 비웃는 ‘일본 엔진’의 30배 폭등
2022년 말 이후 일본 증시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기업은 글로벌 AI 대장주들이 아닌 해양 엔진 제조사인 일본 엔진(Japan Engine Corporation, J-ENG)이었다.
지난달 사상 최고가인 17,090엔을 기록한 일본 엔진의 주가는 3년 전보다 무려 30배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각각 12배, 11배 상승한 엔비디아와 애드반테스트를 압도하는 수치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작지만, 독보적인 엔진 설계 기술을 타사에 제공하고 받는 라이선스 비용이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으며 3년 연속 사상 최고 이익을 경신하고 있다.
◇ ‘탈탄소’가 살린 일본 조선… 세계 최초 암모니아 엔진 완성
일본 조선업 부활의 일등 공신은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 탄소중립’ 목표다. 일본 기업들은 연소가 어려운 암모니아와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차세대 엔진 개발에서 세계 시장을 선점했다.
일본 엔진은 독자적인 분사 및 연소 제어 기술을 통해 세계 최초의 암모니아 연료 대형 엔진을 완성했다. 이 기술을 탑재한 암모니아 운반선이 오는 11월 완공될 예정이다.
어류 탐지기와 레이더 시장의 글로벌 강자 후루노 일렉트릭은 어선 장비 점유율 50%를 바탕으로 주가가 7배 뛰었다.
◇ “배는 뺏겼어도 엔진은 안 뺏긴다”… 韓·中 조선소도 일본산 선호
1990년대 40%에 달했던 일본의 건조 시장 점유율은 한국과 중국에 밀려 현재 10%대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배를 만드는 조선소는 줄었어도, 그 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기술력은 여전히 세계 최고를 유지하고 있다.
선박 건조 자체는 철강 가격과 환율 변동 리스크가 크지만, 엔진과 펌프 등 기자재 업체들은 제조가 유연하고 고객사가 전 세계 조선소에 퍼져 있어 리스크 관리에 유리하다. 실제로 일본산 엔진과 항법 장비는 한국과 중국의 대형 조선소에도 활발히 수출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행정부는 2035년까지 3,500억 엔(약 3.1조 원) 규모의 기금을 투입해 조선업을 부흥시키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2024년 대비 국내 건조량을 두 배로 늘려 자국 선주들의 수요를 100% 수용하겠다는 계획이다.
◇ 한국 조선업에 주는 시사점
일본 조선업의 화려한 부활은 한국 조선사들에게 강력한 경고음이자 새로운 협력의 기회를 의미한다.
한국 조선업이 건조량에서는 앞서 있지만, 암모니아와 수소 엔진 등 ‘원천 기술’ 분야에서는 일본의 추격이 매섭다. 엔진 라이선스 비용 유출을 줄이기 위한 국산화 노력이 시급하다.
조선업 투자가 단순히 배를 만드는 '조선소'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일본 엔진의 사례처럼 고부가가치 핵심 부품 기업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
글로벌 환경 규제 대응을 위해 한국의 건조 능력과 일본의 엔진·부품 기술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한·일 조선 협력 모델이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