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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대체 관세’도 법정 공방…美 24개 주 “10% 관세 무효”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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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대체 관세’도 법정 공방…美 24개 주 “10% 관세 무효” 소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 도입한 수입 관세를 둘러싸고 미국 내 법적 공방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주 법무부 장관과 주지사들이 이끄는 24개 주와 자유주의 성향 단체가 연방 국제무역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대부분의 무역 상대국에 부과한 10% 관세를 무효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관세를 앞으로 15%까지 인상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실제 인상 조치는 시행하지 않았다.

이번 소송은 지난달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기존 관세 정책을 위법이라고 판단한 이후 새로운 관세 정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두 번째 주요 법적 분쟁이다.

◇대법원 패소 뒤 ‘대체 관세’ 도입

앞서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지난해 부과한 대규모 관세에 대해 대통령에게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 법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새로운 법적 근거로 1974년 무역법 122조를 활용해 관세 정책을 다시 도입했다.
이 조항은 미국이 심각한 국제수지 문제를 겪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일정 기간 동안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관세가 이전 정책보다 법적 근거가 다소 강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 법정 공방이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쟁점은 ‘국제수지 적자’ 해석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법률에 등장하는 ‘국제수지’ 개념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소송을 제기한 주 정부들은 무역적자는 국제수지 적자와 다른 개념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법률을 잘못 해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부 장관은 “우리는 국제무역법원에서 반드시 승소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리버티 저스티스 센터의 제프리 슈와브 변호사도 “대통령이 국제수지라는 용어를 무역적자 의미로 바꿔 사용하고 있지만 두 개념은 전혀 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법률에 국제수지 개념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법원이 대통령의 판단에 일정 부분 재량을 인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듀크대 법학대학원의 티머시 마이어 교수는 “법원이 대통령이 국제수지 문제가 존재한다고 판단한 것에 어느 정도 존중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관세 예외 조항도 논쟁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 정책에는 여러 예외 조항이 포함돼 있어 또 다른 논쟁을 낳고 있다.

발표된 행정명령에는 88쪽에 달하는 면제 목록이 포함돼 있으며 멕시코와 캐나다, 중미 일부 국가에서 수입되는 제품과 자동차, 식품, 처방약 등 여러 품목이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소송을 제기한 측은 법률이 관세를 “광범위하고 균일하게”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예외 조항이 법률 취지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150일 시한도 변수

이번 관세 조치는 법률상 최대 150일 동안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에 정책 효력이 끝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사건을 맡은 국제무역법원은 오는 4월 10일 예비 금지명령 여부를 포함한 심리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하급심 판결 이후 항소와 연방대법원 판단까지 이어질 경우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 1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법원이 관세 집행을 중단시키지 않는 한 트럼프 행정부는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관세를 계속 부과할 수 있다.

한편 일부 무역 전문가들은 관세가 만료되는 150일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같은 조항을 다시 적용해 관세를 재도입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다만 법률상 관세를 150일 이상 유지하려면 의회의 승인도 필요해 추가적인 정치·법적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