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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동 미사일 고갈에 한반도 전략 자산 차출…일본은 생산 병목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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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동 미사일 고갈에 한반도 전략 자산 차출…일본은 생산 병목 현상

연간 생산량 2배 웃도는 소모전 지속…주한미군 사드·패트리엇 중동 이동에 안보 공백 우려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수주 잔고 3.5조 엔 육박…살상 무기 수출 규제 완화에도 적기 공급 난항
일본 항공자위대가 운용 중인 지대공 유도탄 패트리엇(PAC-3) 발사기. 미국은 일본의 생산 라인을 활용해 중동 전쟁으로 고갈된 미사일 재고를 채우려 하지만, 일본 내 수주 물량 적체로 인해 적기 공급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진=일본 항공자위대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항공자위대가 운용 중인 지대공 유도탄 패트리엇(PAC-3) 발사기. 미국은 일본의 생산 라인을 활용해 중동 전쟁으로 고갈된 미사일 재고를 채우려 하지만, 일본 내 수주 물량 적체로 인해 적기 공급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진=일본 항공자위대

미국과 이란 사이의 중동 분쟁이 전례 없는 미사일 소모전으로 치닫으면서 미국제 방공 미사일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미군이 이란의 파상공격을 막기 위해 한국 등 핵심 요충지에 배치된 방어 자산을 중동으로 긴급 차출하기 시작한 가운데, 후방 생산 기지로 지목된 일본 또한 자국 내 방위 수요 폭증으로 지원 여력이 고갈되는 이중고에 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주한미군 사드·패트리엇 중동 전개…한반도 방공망 '가시적 공백' 부상


이란은 최근 단·중거리 탄도미사일 약 700발과 '샤헤드-136' 공격형 드론 2100여 기를 동원해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 주변국 내 미군 자산을 맹폭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미군과 걸프 협력회의(GCC) 국가들이 지난 12일까지 패트리엇(Patriot) 미사일만 1000발 넘게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패트리엇의 전 세계 연간 생산량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록히드마틴이 패트리엇 최신형(PAC-3 MSE) 생산량을 연간 600발에서 2000발로 늘리기로 합의했으나, 설비 확충에 향후 7년이 소요되어 당장의 전장 투입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미 국방부는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한국에 배치했던 패트리엇과 사드(THAAD) 포대를 중동으로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사드는 고고도에서 미사일을 조기에 요격할 수 있는 핵심 자산으로, 다른 방공 체계로 대체가 어렵다는 점에서 한반도 방위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북한이 지난 14일에도 복수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무력 시위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주한미군 전략 자산의 중동 전이는 한국 안보에 가시적인 구멍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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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부족한 미사일 비축분을 보충하기 위해 일본을 주요 후방 보급 기지로 주목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025년 11월, 일본 내 라이선스 생산된 패트리엇을 미국에 역수출하며 우회 지원에 나선 바 있다. 나아가 일본 정부는 올봄 살상 무기 수출을 규제하던 '5유형' 제한을 철폐하고, 동맹 및 우방국 지원을 위해 교전 중인 국가에도 무기를 수출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 중이다. 정치적 판단만 서면 이란의 공격을 받는 국가에 미사일을 직접 공급하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그러나 법적 빗장이 풀려도 물리적 생산 능력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일본 내 패트리엇 생산을 독점하는 미쓰비시중공업(MHI) 코마키 공장의 수주 잔고는 2025년 말 기준 3조4772억 엔(약 32조 원)으로, 2년 전보다 3배 이상 폭증했다. 이는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일본 자위대용 수주 물량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자국 방위 수요를 희생하면서까지 중동용 수출 물량을 추가로 제조할 여력은 사실상 없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기대했던 '일본발 미사일 증산'은 단기간 내 실현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에 부딪힌 형국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