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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띄운 버핏의 '5분 부채 해법', 한국의 '재정준칙' 논의에 던지는 경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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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띄운 버핏의 '5분 부채 해법', 한국의 '재정준칙' 논의에 던지는 경고장

美 국가부채 39조 달러 돌파 속 '의원 연임 제한' 인센티브론 부상…머스크·버핏 보수적 재정 운용 촉구
GDP 대비 적자 3% 초과 시 '현직 전원 퇴출' 파격 제안…정치권의 도덕적 해이 정조준
2031년 '이자 비용 > 성장률' 역전 위기…한국도 '재정 건전화' 입법 지연 시 유사한 구조적 늪 우려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워런 버핏의 파격적인 국가 부채 해결책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워런 버핏의 파격적인 국가 부채 해결책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39조 달러(약 5경8000조 원)를 넘어섰다는 충격적인 성적표가 나온 가운데, 세계 최고 부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파격적인 부채 해결책을 다시금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미국 경제지 포춘(Fortune)은 지난 18일(현지시각) 보도를 통해 머스크가 버핏의 이른바 '5분 부채 해결책'에 대해 "이것이 정답(This is the way)"이라며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최근 미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총 부채는 지난 17일 기준 39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불과 5개월 만에 1조 달러가 늘어난 속도로, 오는 11월 대선 전 40조 달러(약 5경9900조 원) 벽을 깰 것이라는 공포 섞인 전망이 나온다.

"적자 3% 넘으면 의원 전원 퇴출"…버핏이 설계한 '배수의 진’


버핏이 2011년 CNBC 인터뷰에서 처음 제시한 이 해법의 핵심은 정치인의 '생존 본능'을 재정 건전성과 결합하는 데 있다.

버핏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가 3%를 넘길 경우, 당시 재임 중인 모든 국회의원의 차기 선거 출마 자격을 법으로 박탈하라"고 제안했다.

예산안을 짜는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지출을 억제하거나 세수를 확보하는 '인센티브 구조'를 강제로 만들라는 취지다.

머스크가 이 오래된 제안에 열광하는 이유는 그가 정부 효율성 부처(DOGE)를 맡아 연방 정부의 방만한 지출을 칼질하려는 행보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GDP 대비 적자 비율은 약 6.3% 수준으로, 버핏의 기준을 적용하면 현역 의원 대부분이 보따리를 싸야 하는 상황이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역시 "미국은 결코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을 안심시키고 있지만, 부채 규모 자체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2031년 '데드크로스' 예고…성장보다 이자가 더 커지는 '부채의 늪’


단순히 부채 총액보다 더 위험한 신호는 '이자 비용'의 폭주다.

비영리 기구인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지난 9일 보고서를 통해 "2031 회계연도가 되면 국채 이자율이 경제성장률을 추월하는 '부채 스파이럴(Spiral)'에 진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장을 해서 번 돈보다 갚아야 할 이자가 더 많아지는 구조적 파산 국면에 접어든다는 뜻이다.

위원회 분석에 따르면, 2026 회계연도에만 미국이 지불해야 할 순 이자 비용은 1조400억 달러(약 1500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미국 가구당 약 7700달러(약 1150만 원)의 세금이 이자를 갚는 데만 쓰인다는 의미다.

CRFB 마야 맥기네스 회장은 "양당 모두 부채 문제를 외면하며 40조 달러라는 부끄러운 이정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한국판 재정준칙 도입 시급…정치적 결단만이 '피크 데트' 막는다


미국발 부채 위기는 남의 일이 아니다. 국회 및 기획재정부 등 국내 전문가들은 미국의 사례가 한국에 던지는 시사점이 매우 엄중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 역시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복지 지출 급증이 예고된 상황에서,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3% 이내'를 골자로 하는 재정준칙 법제화가 매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치적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에 매몰되어 재정의 '최후 보루'를 허무는 순간, 국가 신용등급 하락과 자본 유출이라는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버핏의 제안처럼 의원들의 연임을 담보로 할 순 없더라도, 재정 지출에 대한 법적 강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국가 부도'라는 재앙을 막을 유일한 브레이크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국가부채 문제는 기술적 해결책이 아닌, 정치적 의지의 영역이다. 머스크와 버핏이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방향은 명확하다. "나중에 갚겠다"는 어음 정치를 끝내고, 지금 당장 지출의 우선순위를 재설정하라는 것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