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 3주 만에 질소비료 71% 급등, 봄 파종철 직격
중국 '비료 패권' 부상 우려…한국 농산물 수입 물가 연쇄 충격 가능성
중국 '비료 패권' 부상 우려…한국 농산물 수입 물가 연쇄 충격 가능성
이미지 확대보기영국 가디언은 지난 20일(현지시각) 미국 농가들의 현장 증언과 수치를 통해 이 복합 위기를 집중 조명했다.
석 달 새 요소 가격 71% 폭등…봄 파종철과 '최악의 타이밍' 충돌
수치가 먼저 말한다. 글로벌 비료 가격·분석 전문기관 프로퍼시(Profercy)의 크리스 이어슬리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미국 뉴올리언스 기준 요소 가격은 지난해 12월 말 t당 350달러(약 52만 원)에서 올해 2월 말 470달러(약 70만 원)로 오른 데 이어, 이달 10일 기준 600달러(약 90만 원)를 넘어섰다. 석 달 사이 71%가 뛰었다.
에너지·원자재 가격 정보기관 아거스는 중동산 요소 수출 가격이 약 40% 올라 t당 500달러에서 7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약 60%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기관마다 집계 방식에 차이가 있지만, 가격 방향은 하나다.
왜 비료가 이토록 취약한가. 구조적 이유가 있다. 해운 서비스 기업 시그널그룹에 따르면 전 세계 비료의 약 20%, 요소 공급의 46%가 걸프 지역에서 생산된다.
세계 최대 요소 공급업체인 카타르 비료회사(QAFCO)는 단일 기업으로 전 세계 요소의 14%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 농업연맹(American Farm Bureau)에 따르면 미국은 전체 비료 사용량의 25%, 질소 사용량의 18%를 수입에 의존한다.
설상가상으로 타이밍이 치명적이다. 이번 공급 차질이 북반구 파종기와 겹쳤다는 점이 문제다. 상업적 농업에서 높은 생산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거의 모든 작물에 비료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미국 농무부(USDA)는 비료가 최대 곡물인 옥수수 총 생산비의 20%를 차지하는 가장 변동성이 큰 비(非)토지 비용이라고 밝혔다. 독립 곡물업계 분석가 필립 코핀은 "지금처럼 작물 수익 구조가 나쁜 상황에서는 비료값이 조금만 더 오르면 손익계산서가 완전히 망가진다"고 말했다.
"대출도 막혔다"…100년 농장도 흔들리는 미국 곡창지대의 현실
아이오와주에서 옥수수 약 1250에이커(약 506헥타르)를 경작하는 랜스 릴리브리지는 금융권의 냉담한 반응을 직접 전했다. "은행들은 이미 대출을 거부하고 있다. 투자 수익이 안 난다는 이유다." 그는 "비료 구매 여력이 사라지면 작물 수확량이 줄고,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릴리브리지는 비료 산업의 구조적 문제도 함께 짚었다. “비료 업계는 세계에서 가장 집중화된 산업이다. 시장 지배력이 있고,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고 언급했다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는 USDA 전망치에서도 드러난다. USDA는 봄 파종 의향 조사에서 이미 올해 옥수수 대신 콩으로 약 400만 에이커(약 162만 헥타르)가 이동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콩은 옥수수보다 비료가 적게 들어 재배 비용이 낮기 때문이다. 농업 중개·컨설팅 기관 애그마켓(AgMarket) CEO 맷 베넷은 "지금 농가 입장에서는 정말 최악의 시기"라고 말했다.
중국 '비료 패권' 부상…한국 밥상 물가도 불안하다
이 위기가 미국 농가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중동 지역 분쟁이 계속될 경우 중국이 비료를 희토류처럼 자원 무기로 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호르무즈발 비료 위기는 중국의 또 다른 지정학적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 분석업체 클레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할 경우 전 세계 비료 거래의 최대 3분의 1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모닝스타의 분석가 세스 골드스타인은 질소비료 가격이 현재 대비 약 두 배로 상승하고, 인산 비료 가격도 약 50%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도 이 충격파에서 비껴갈 수 없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원유 도입량의 약 70%가 중동산이고, 액화천연가스(LNG)의 20.4% 역시 이곳에서 온다. 비료의 핵심 원료인 천연가스와 암모니아 수급이 흔들리면 국내 비료 가격도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2021년 국내를 강타했던 요소수 품귀 사태가 이번엔 비료라는 이름으로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농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미네소타 옥수수 재배자협회 이사 앤젤라 권첼은 이 문제를 식량 안보의 언어로 규정했다. "농업이 무너지면 우리는 식량을 외국에 의존하게 된다. 식량 안보는 곧 국가 안보다.“
USDA는 오는 31일 봄 파종 의향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 수치는 농산물 선물 시장의 직접적 변수가 된다.
세계는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요소 부족 문제로 타격을 입은 상태이며, 중국이 자국 공급을 우선하기 위해 비료 수출을 제한하면서 글로벌 공급 압박이 지속해 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수록 미국 농가의 위기는 소비자 물가와 식량 공급망을 타고 전 세계 식탁을 압박하는 복합 위기로 번질 공산이 크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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