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화율 80% 이상·튀르키예 선급 첫 인증…SAHA 2026서 전격 베일 벗어
드론 군집공격·어뢰·기뢰·케이블 절단까지…"비대칭 수중전 전략 본격화"
드론 군집공격·어뢰·기뢰·케이블 절단까지…"비대칭 수중전 전략 본격화"
이미지 확대보기튀르키예가 자국 기술로 개발한 첫 국산 미니잠수함을 공개하며 독자 수중전 무기 체계 구축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단순 소형 잠수정 수준이 아니다. 드론 군집공격·어뢰·순항미사일·기뢰를 동시에 운용하는 무인 수중 플랫폼 패밀리 전체를 구상하고 있어, NATO 내부에서도 이례적인 비대칭 수중전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8일(현지 시각) 디펜스 블로그(Defense Blog) 보도에 따르면 이스탄불 공과대학교(İTÜ) 기반 방산기업 데이터럼 서브마린 테크놀로지(Datum Submarine Technologies)는 이스탄불 SAHA 엑스포 2026에서 다목적 미니잠수함(Multi-Purpose Mini Submarine)을 공식 공개했다. 이 잠수함은 지난 4월 14일 카라뮈르셀(Karamürsel) 해역에서 첫 무인 잠항 시험을 완료했으며, 튀르키예 국방산업청(SSB) 관계자와 튀르키예 선급협회(Turkish Lloyd) 검사관이 직접 시험을 참관했다.
선체·모터·프로펠러 모두 국산…튀르키예 잠수함 역사상 첫 선급 인증
이번 프로젝트의 상징성은 국산화율에 있다. 선체 압력 구조물은 야쿠트 카잔(Yakut Kazan), 추진 모터는 펨산 DC모터 공장(Femsan DC Motor Factory), 프로펠러는 에리쉬 퍼르바네(Eriş Pervane)가 제작했다. 데이터럼 측은 전체 부품의 80% 이상이 튀르키예산이라고 밝혔다. 100% 국내 독자 설계 플랫폼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세피네 조선소(Sefine Shipyard)에서 조립을 완료했으며, 무엇보다 튀르키예 잠수함 산업 역사상 처음으로 튀르키예 선급협회 공식 인증을 획득했다. 이는 형식적 이정표가 아니라 튀르키예가 자국 수중 플랫폼의 품질·안전 인증 체계를 독자적으로 구축했음을 의미한다.
"바다 속 픽업트럭" 시나리트…드론·어뢰·기뢰·순항미사일 12종 임무 패키지
패밀리 중 가장 야심 찬 플랫폼은 대형 무인수중기기(UUV) '시나리트(Sinarit)'다. 이 플랫폼을 이끄는 이스탄불 공과대 교수이자 데이터럼 이사회 의장 뮤니르 잔신 외즈덴(Dr. Münir Cansın Özden) 박사는 이를 "바다 속 픽업트럭"이라고 표현했다. 표준 화물 컨테이너에 수납돼 A400M 군용 수송기로 어디든 전략 수송이 가능하다는 점이 기존 수중 플랫폼과 근본적으로 다른 특성이다.
승무원 공간을 제거한 자리에는 3.8m 모듈형 탑재 공간이 들어서며 최대 12종의 임무 패키지를 장착할 수 있다. 임무 범위는 사실상 전 영역을 아우른다. 바이카르(Baykar) 드론을 탑재한 무인기 군집공격, 아크야(Akya)·오르카(Orka) 어뢰 발사, 최대 12발의 말라만(Malaman) 스마트 기뢰 부설, 로켓산(Roketsan)의 아트마자(Atmaca)·차크르(Çakır) 순항미사일과 TÜBİTAK의 게즈긴(Gezgin)·고크도안(Gökdoğan) 미사일을 이용한 해상·지상·공중 목표물 타격이 가능하다. 아셀산(Aselsan) 머르잔(Mercan) 광전자 센서를 활용한 수면 부상 후 정보수집(ISR) 임무, 메텍산(Meteksan) 합성개구소나(SAS)와 원격조종기기(ROV)를 활용한 기뢰 제거 작전도 수행한다. 데이터럼은 "수중 잠항 중 레이더·위성 신호 노출이 사실상 없고 음향 반사도 극히 낮아 탐지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향후 아셀산 소나와 오르카 어뢰 발사 능력이 통합되면 대잠전(ASW) 임무까지 수행하는 다영역 수중 타격 플랫폼으로 진화할 예정이다.
SAT 특수부대 침투용 트란차, 해저 케이블 절단 전용 크를랑츠까지
특수전 플랫폼 트란차(Trança) 전투 미니잠수함은 튀르키예 수중 특수공격부대(SAT Commando)의 침투 임무를 위해 설계됐다. 잠수요원 6명과 수중 추진 장치(DPD)를 탑재한 채 잠항 출발 지점에서 최대 400해리 은밀 침투가 가능하다. 아크야 어뢰 발사가 가능한 중어뢰 발사관 2문과 말라만 기뢰 10발 탑재 능력도 갖췄다.
데이터럼은 잠수함 승조원 구조정(SPRV)도 개발 중이다. 1953년 튀르키예 잠수함 둘룸프나르(Dumlupınar) 침몰 사고의 비극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산물로, 퇴역 잠수함 승조원들이 개발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미국·중국·러시아가 대형 핵잠수함 중심의 전략 경쟁을 벌이는 사이, 튀르키예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은밀하고 유연한 무인·특수전 플랫폼으로 수중전의 새로운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SAHA 엑스포 공개는 단순 방산 이벤트가 아니라 튀르키예식 비대칭 수중전 전략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나리트가 실제 전력화된다면 기존 대형 잠수함 체계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적 해군력을 압박하는 새로운 작전 개념이 현실화될 수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