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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백만 원이 천억 원을 사냥했다"... 전쟁의 '가성비 살인'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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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백만 원이 천억 원을 사냥했다"... 전쟁의 '가성비 살인'이 시작된다

비싼 무기가 당신의 나라를 파산시킨다... 소모성 드론의 '잔혹한 경제학'
군사 전술의 낡은 성경을 태워라... "개미 떼 드론이 거인을 죽이는 법"
우크라이나 대통령 경호여단 소속 ‘불라바’ 무인기 부대 병력이 2024년 10월 11일(현지시각) 자포리자 지역 전선 인근에서 휴대용 유탄발사기를 장착한 FPV 드론을 시험 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우크라이나 대통령 경호여단 소속 ‘불라바’ 무인기 부대 병력이 2024년 10월 11일(현지시각) 자포리자 지역 전선 인근에서 휴대용 유탄발사기를 장착한 FPV 드론을 시험 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방위 산업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 수십 년간 공들여 만든 고가의 정밀 무기가 저렴한 대량 생산 드론에 무력화되면서 소모성 무기 체계가 전장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이제 승패는 기술의 화려함이 아니라 누가 더 싸고 빠르게 많이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이는 군사 혁신이 기술적 진보를 넘어 경제적 합리성의 영역으로 들어왔음을 의미한다.

미국의 군사 안보 전문 매체 워온더락스(War on the Rocks)가 3월 21일 전한 바에 따르면, 저가형 자율 드론의 대량 배치가 전장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 고가의 미사일 대신 수천 대의 저렴한 자율 드론을 띄워 적의 방공망을 마비시키고 목표를 타격한다. 이는 방어하는 입장에서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비대칭적 소모전을 강요한다. 한 발에 수십억 원 하는 요격 미사일로 수백만 원짜리 드론을 막아내는 방식은 결국 방어 측의 경제적 파산을 불러온다. 수량의 우위가 기술의 정밀함을 압도하는 새로운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방위 산업의 제조 혁명과 표준화


복잡하고 비싼 부품 대신 상용 부품을 활용해 무기를 만든다. 3D 프린팅과 자동화 공정을 통해 전장 근처에서 무기를 즉석 생산하는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 이는 과거 거대 방산 기업들만이 가능했던 무기 생산의 문턱을 낮추고, 중소 기술 기업들이 방산 시장에 대거 진입하는 배경이 된다. 무기 생산은 이제 장인 정신의 영역에서 거대한 자동화 공장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인명 피해 최소화와 로봇 병사 시대

소모성 무기 체계의 핵심은 인간의 생명을 기계가 대신한다는 점이다. 병사의 손실을 두려워하던 민주주의 국가들에게 무인 체계의 대량 도입은 정치적 부담을 줄여주는 혁신이다. 전장에서의 인명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전쟁 수행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은 미래 전쟁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된다.

군사 전술의 근본적 변화


기존의 대규모 기갑 부대나 함대 중심의 작전은 소모성 무기의 공격에 매우 취약해졌다. 분산된 전력과 실시간 네트워크 공유를 통한 게릴라식 타격이 정규전의 핵심이 되고 있다. 크고 비싼 목표물일수록 적의 저렴한 무기 체계에 타격받았을 때의 손실이 크기 때문에, 전력의 분산과 소형화가 생존의 법칙으로 자리 잡고 있다.

경제적 지속 가능성이 안보의 척도


과거에는 최고의 성능을 추구했다면 이제는 최고의 가성비를 추구한다. 국가 예산의 한계 내에서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이 곧 국방력의 척도가 되는 시대가 왔다. 군사력은 이제 단순한 파괴력이 아니라 재정적 지구력과 제조 역량의 결합체로 정의되며, 이는 국가 전체의 산업 역량이 국방의 핵심임을 재확인시켜준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ed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