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효과에 EV 공장들 ‘그리드 저장’으로 급선회… 생산 능력 1년 새 수직 상승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테네시서 대규모 증설 주도… AI 데이터 센터 수요가 견인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테네시서 대규모 증설 주도… AI 데이터 센터 수요가 견인
이미지 확대보기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강력한 인센티브와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 폭증이 맞물리면서,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국내 전력망 배터리 수요의 100%를 자국산 시스템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고 24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 매체 카나리 미디어(Canary Media)가 보도했다
◇ "1년 반 만의 반전"… 수입 의존에서 생산 과잉으로
미국 에너지 저장 연합(US Energy Storage Coalition)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그리드(전력망) 배터리 제조 능력은 최근 미국 역사상 가장 빠른 산업 확장 중 하나를 기록했다.
2025년 말까지 미국 공장들의 그리드 저장 시스템 연간 생산 능력은 약 70기가와트시(GWh)에 달할 전망이며, 올해 말에는 145GWh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내년도 미국 내 예상 설치 수요인 60GWh를 두 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로, 사실상 생산 잉여 상태에 접어들게 된다.
배터리 팩을 담는 컨테이너(인클로저)뿐만 아니라 핵심 부품인 '배터리 셀' 생산도 급증하고 있다. 2024년 말 사실상 '0%'였던 전용 저장 셀 생산 능력은 올해 말 96GWh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LG·SK 등 한국 배터리 거물들의 ‘전략적 유턴’
미국 조선업 재건에 한화가 있다면, 배터리 독립에는 한국의 LG와 SK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EV) 수요 둔화에 대응해 기존 공장을 그리드 저장용으로 빠르게 전환한 전략이 주효했다.
LG에너지솔루션 버텍(Vertech)은 미시간주 홀랜드에 그리드 전용 셀 라인을 완공하고 생산량을 기존 4GWh에서 16GWh로 4배 확대했다.
LG는 미시간주 랜싱 공장도 그리드용으로 전환하여 테슬라에 30억 달러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포드(Ford)와 제너럴 모터스(GM) 역시 전기차 수요 정체에 따라 배터리 라인을 그리드 저장 시스템으로 재활용하며 시장에 합류하고 있다.
◇ AI 시대의 필수 인프라… “전력 투입 속도가 생명”
전력망 배터리가 이토록 각광받는 이유는 AI 데이터 센터 때문이다.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데이터 센터를 빠르게 가동하기 위해서는 원전이나 화력발전소보다 설치가 용이한 대규모 저장 장치가 필수적이다.
피트 윌리엄스 플루언스(Fluence) 제품 책임자는 "데이터 센터 고객들이 갈망하는 '전력 투입 속도'를 맞추려면 해외 수입의 불확실성을 제거한 국내 공급망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현지 생산이 프로젝트 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한국 배터리 업계에 주는 시사점
미국 내 그리드 배터리 자급화는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미국 그리드 시장은 리튬 인산철(LFP) 화학 성분을 선호한다. 국내 기업들은 NCM(니켈·코발트·망간) 위주에서 벗어나 그리드용 저가형 LFP 배터리 양산 체제를 미국 현지에서 조속히 완성해야 한다.
배터리 셀 제조는 자급화되었으나, 이를 위한 리튬, 전구체 등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미 에너지부의 재활용 및 처리 자금 지원을 활용해 공급망 상류의 탈중국화를 병행해야 할 것이다.
단순 배터리 공급을 넘어 전력 제어 장치(PCS), 에너지 관리 소프트웨어(EMS) 등을 포함한 통합 ESS 시스템을 수출함으로써 부가가치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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