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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풍제약 '아클론' 베트남 전량 회수…품질 위반 배치, 15일 내 폐기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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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풍제약 '아클론' 베트남 전량 회수…품질 위반 배치, 15일 내 폐기 명령

베트남 의약품청, 특정 배치 ACT3003 '2급 위반' 판정… 한국 본사 즉각 대응 나서
동남아 수출 거점 흔들리나… K-제약 신뢰도 관리 시험대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계 제약사의 주력 진통제가 전국 회수 명령을 받았다. 단순 권고가 아니다. 제조·판매 즉각 중단에 15일 내 전량 폐기까지 강제하는 조치다. 품질 하나로 수십 년을 쌓아온 브랜드가 무너질 수도 있는 국면이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계 제약사의 주력 진통제가 전국 회수 명령을 받았다. 단순 권고가 아니다. 제조·판매 즉각 중단에 15일 내 전량 폐기까지 강제하는 조치다. 품질 하나로 수십 년을 쌓아온 브랜드가 무너질 수도 있는 국면이다. 이미지=제미나이3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계 제약사의 주력 진통제가 전국 회수 명령을 받았다. 단순 권고가 아니다. 제조·판매 즉각 중단에 15일 내 전량 폐기까지 강제하는 조치다. 품질 하나로 수십 년을 쌓아온 브랜드가 무너질 수도 있는 국면이다.

베트남 의약품청(DAV)은 지난 23(현지시각) 신풍대우제약이 제조한 진통·항염제 '아클론(Aclon) 필름코팅정' 특정 제조 배치(Batch Number: ACT3003)에 대해 전국 회수를 명령했다. 베트남 현지 매체 베트남뉴스(vietnam.vn)24일 보도한 내용을 통해 이 사실이 알려졌다. 회수 대상 배치는 2023428일 제조, 유효기간 2026427일까지인 제품(등록번호 VD-18521-13)으로, 에이스클로페낙 100mg 성분의 근골격계 통증·염증 치료제다.

'2급 위반' 판정… "효능·안전성 결함" 강제 처분


의약품청 타 마잉 훙(Ta Manh Hung) 부청장이 서명한 결정문에 따르면, 해당 배치는 베트남 법령상 '2급 위반'으로 분류됐다. 2급 위반은 즉각적인 생명 위협은 없으나 효능이나 안전성에 결함이 있어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에 적용된다. 이는 단순 행정 경고에 그치지 않는다. 잔여 재고 즉시 격리, 7일 내 유통 현황 보고, 15일 내 전국 수거·폐기 완료, 비용 전액 기업 부담이 뒤따르는 강제 처분이다.

국내 의약품 품질 관리 전문가는 "2급 회수는 약효 미달이나 불순물 혼입이 의심될 때 내려지는 결정"이라며 "성분 함량 시험이나 용출 시험에서 기준치를 벗어난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신풍제약 본사 "즉각 대응… 원인 정밀 분석 중"


한국 신풍제약 본사는 사태를 보고받은 즉시 베트남 현지 합작법인 신풍대우제약을 통해 수거·폐기 절차에 착수했다. 회사 관계자는 "베트남 보건당국의 품질 검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해당 배치 ACT3003의 유통을 즉시 중단했다""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15일 이내에 전량 수거해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본사 측은 현재 해당 배치에서 발생한 품질 문제가 제조 공정상의 일시적 문제인지, 원료 공급망 전반의 문제인지를 가려내기 위한 정밀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신풍제약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베트남뿐 아니라 필리핀,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전 지역의 생산 라인에 대한 품질 점검을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감시망 조인 베트남… 규제 환경 급변


이번 회수 조치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베트남 정부가 의약품 규제를 전면 강화하는 시점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베트남 보건부(MoH)는 오는 71일부터 신규 의약품 품질 관리 지침(Circular No. 30/2025/TT-BYT)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 지침은 외국계 제약사에 대한 기준을 국제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나이성 보건국은 신풍대우제약이 제출한 유통 경로 보고서를 바탕으로 도매상과 약국 체인에 대한 전수 조사에 나선다. 보고 내용과 실제 수거량이 다르거나 폐기 과정에서 허점이 발견될 경우, 영업 정지 등 추가 행정 처분이 뒤따를 수 있다. 베트남 각 지방 보건국도 웹사이트에 회수 사실을 공시하고 위반 업체에 대한 행정 처분을 병행한다.

현지 시장에 정통한 한 무역·제약 컨설턴트는 "베트남 정부가 글로벌 의약품 안전 기준을 도입하면서 해외 투자 제약사에 대한 점검의 고삐를 죄고 있다""수치를 맞추는 것을 넘어 제조 공정 전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동남아 K-제약 전초기지 위기… 재무 영향은 제한적


신풍대우제약은 신풍제약과 베트남 대우비나(Daewoo Vina)의 합작법인으로 설립된 현지 생산거점이다. 아클론은 베트남에서 근골격계 통증 치료에 널리 쓰이는 대중 의약품으로, 회사의 동남아 수출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작지 않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이번 리콜 비용과 보상 규모가 신풍제약 전체 재무 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당장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한 국내 제약·바이오 담당 애널리스트는 "해외법인의 품질 이슈는 예측하기 어려운 잠재 리스크"라며 "베트남 보건당국의 최종 조사 결과와 추가 행정 처분 수위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기적으로는 'K-의약품'에 대한 현지 소비자들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단 하나의 불량 배치가 수십 년간 쌓은 브랜드 자산을 잠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속하고 투명한 원인 공개가 신뢰 회복의 첫걸음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베트남 현지 또는 해외 여행 중 아클론을 구매·복용 중인 소비자는 제품 포장에 표기된 제조 번호(Batch Number)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ACT3003'에 해당하는 제품은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구입처에 반품해야 한다. 의약품청은 의료 시설과 환자들에게 해당 배치의 처방과 투약을 즉시 멈추고 공급처로 반품할 것을 당부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