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군 기밀 슬라이드 유출로 확인된 '압도적 격차'
보유 함정 수 이미 추월당해…"전시 수리·재보급 능력 상실이 진짜 위기"
보유 함정 수 이미 추월당해…"전시 수리·재보급 능력 상실이 진짜 위기"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이 세계 최강의 항모 타격전단과 첨단 스텔스 구축함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함정 건조 및 재생산 능력'에서는 중국에 처참할 정도로 밀리고 있다는 충격적인 분석이 나왔다. 유출된 미 해군 정보국(ONI)의 기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연간 함정 건조 역량은 약 2300만t에 달하는 반면 미국은 10만t 미만에 불과해 그 격차가 230배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의 안보 분석가 잭 버크비(Jack Buckby)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군함 설계도를 가졌을지는 모르나, 중국은 이를 압도적인 규모로 찍어내고 수리할 수 있는 '造船(조선) 제국'을 구축했다"며 "장기전 발생 시 미국의 해상 패권은 기술이 아닌 '생산 스케일'에 의해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7대 數百'의 싸움…국가 주도 조선업의 공포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의 대형 주함정을 건조할 수 있는 미국의 핵심 조선소는 헌팅턴 잉걸스(HII)와 제너럴 다이내믹스(GD) 계열을 포함해 단 7곳에 불과하다. 150여 개의 민간 조선소가 존재하지만, 항공모함이나 원자력 잠수함 같은 고난도 군함을 건조할 수 있는 시설과 숙련공은 극소수에 집중되어 있다.
지난해 7월 온라인을 통해 유출된 미 해군 브리핑 자료인 'PLAN(중국 해군) vs USN(미 해군) 전력 비교' 슬라이드는 이 비대칭적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미 해군 당국도 해당 자료의 진위성을 인정한 바 있다.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350척 이상의 함정을 보유해 수적(數的)으로는 세계 최대 해군이 됐으며, 2030년대까지 그 격차를 더 벌릴 태세다.
"때리는 미사일보다 무서운 건 고치는 능력"
전문가들은 그동안 중국의 '항모 킬러' 미사일(DF-21D 등)을 주된 위협으로 꼽아왔다. 하지만 버크비는 "진정한 위협은 미사일이 아니라 수리 및 유지보수(MRO) 역량"이라고 단언한다.
현재 미 해군의 유지보수 적체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2023년 분석에 따르면, 미 해군 공격 원자력 잠수함(SSN)의 약 40%가 조선소 수리 지연으로 인해 작전에 투입되지 못한 채 대기 중이다. 이는 숙련된 용접공과 원자력 인증 기술자의 절대적 부족, 그리고 한정된 도크(Dock) 공간 때문이다.
전시 상황에서 함정이 피해를 입었을 때, 이를 신속히 수리해 전장으로 복귀시키는 능력은 곧 승패와 직결된다. 미국이 1척의 파손된 함정을 고치기 위해 수개월을 허비하는 동안, 중국은 압도적인 도크 수와 인력을 동원해 수주일 내에 복귀시키거나 아예 새 함정을 뽑아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빠른 반복(Iteration)'으로 기술 격차 좁히는 中
중국은 단순히 숫자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 세대교체 속도도 높이고 있다. 항공 분야에서 J-20 스텔스 전투기를 지속적으로 개량하고 함재기형 J-35를 속전속결로 선보였듯, 조선 분야에서도 훌(Hull·선체) 단위로 성능을 개선하는 '반복적 개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장난(江南) 조선소와 후동중화(滬東中華) 조선소 등에서 건조되는 중국의 최신형 구축함과 항공모함은 서방 분석가들이 예상한 속도를 매번 추월하고 있다. 기술적 정교함에서는 여전히 미국이 앞서 있지만, 중국의 가공할만한 생산 속도가 지속될 경우 결국 '양(量)이 질(質)을 압도하는' 임계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우려가 깊다.
美, 동맹국 손 빌리는 '고육책'까지 검토
이 같은 위기감 속에 미국 내에서는 한국과 일본 등 조선 강국인 동맹국들에 미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를 맡기거나, 현지 조선소를 활용하는 '함정 정비 협력'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 장관이 최근 한국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잇달아 방문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하지만 자국 내 방산 일자리 보호와 기술 유출 우려 등으로 인해 근본적인 생산 기반 확충은 여전히 난제다. 버크비는 "미국이 해상 패권을 유지하려면 단순히 더 좋은 배를 설계하는 것을 넘어, 중국의 거대한 조선 제국에 맞설 수 있는 산업적 회복 탄력성(Industrial Resilience)을 재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