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전쟁의 열쇠는 이제 서울에 있다" 독일·프랑스 제치고 유럽 화약고 점령한 'K-병기창'

글로벌이코노믹

"전쟁의 열쇠는 이제 서울에 있다" 독일·프랑스 제치고 유럽 화약고 점령한 'K-병기창'

단순 판매를 넘어 공급망 독점까지, 나토의 화력을 지배하는 천무 탄약 허브의 정체
러시아 국경에 새겨진 메이드 인 폴란드 위드 코리아, 유럽 방산 지도를 바꾼 역대급 합의
강원도 고성군 송지호 해변에서 열린 지·해 합동해상사격훈련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하는 다연장로켓 'K239 천무'가 발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강원도 고성군 송지호 해변에서 열린 지·해 합동해상사격훈련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하는 다연장로켓 'K239 천무'가 발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동유럽의 화약고라 불리는 폴란드가 단순한 무기 수입국에서 벗어나 유럽 전체의 방산 허브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산 다연장로켓(MLRS) 천무를 대량 도입하며 국방력을 강화해온 폴란드가 이제는 그 심장부라 할 수 있는 탄약 생산 라인까지 자국 영토에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이 무기를 팔고 떠나는 장사꾼이 아니라, 유럽의 안보 체계를 뿌리부터 설계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등극했음을 의미한다.

영국의 군사안보 및 항공우주 전문 매체인 제인스가 3월 26일 전한 바에 의하면, 폴란드 정부와 한국의 방산 기업들은 천무(K239)의 전용 유도탄과 로켓탄을 폴란드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는 거대 탄약 허브 건설을 위한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이번 합의는 단순히 폴란드군의 수요를 충족하는 수준을 넘어, 천무를 도입하거나 도입할 예정인 주변 유럽 국가들 전체에 탄약을 공급하는 ‘나토 전용 병기창’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전 세계적으로 포탄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과 폴란드가 손을 잡고 유럽의 화력 공급권을 사실상 독점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나토의 탄약 부족을 파고든 신의 한 수, 전쟁의 문법을 바꾼 물량의 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는 만성적인 탄약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조차 재고가 바닥나 한국의 포탄을 빌려가는 상황에서, 폴란드에 세워지는 대규모 탄약 공장은 유럽 안보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한국의 정밀 유도 기술과 폴란드의 지리적 이점이 결합하여 탄생할 이 병기창은, 유사시 즉각적인 보급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러시아의 위협 앞에 선 나토 국가들에게 가장 확실한 안전판을 제공한다. 이제 유럽 국가들은 무기를 살 때 성능뿐만 아니라 ‘탄약을 제때 공급받을 수 있는가’를 1순위로 고려하며 한국으로 줄을 서고 있다.

단순 조립을 넘어선 기술 이전, 한국의 설계도가 유럽의 표준이 되다


이번 탄약 현지 생산 결단이 무서운 이유는 한국의 미사일 제조 기술이 유럽 표준으로 자리 잡는다는 점에 있다. 천무의 유도탄은 오차 범위가 수 미터에 불과한 정밀 타격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현지에서 생산한다는 것은 유럽 내 공급망 자체가 한국의 규격에 맞춰 재편됨을 뜻한다. 일단 한국식 탄약 생산 시스템이 깔리게 되면, 주변국들은 호환성을 고려해 다른 나라의 다연장로켓을 선택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이것은 기술을 미끼로 시장 전체를 장악하는 한국 방산의 고도로 계산된 플랫폼 전략이다.

러시아를 압도하는 가성비의 화력, 하이마스를 위협하는 천무의 공포


미국의 하이마스(HIMARS)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실제 전장에서 필요한 것은 지속적인 대량 사격 능력이다. 천무는 하이마스보다 두 배 많은 로켓을 싣고 더 강력한 화력을 쏟아부으면서도 가격은 훨씬 합리적이다. 여기에 폴란드 현지 생산을 통한 물류비 절감과 신속한 보급 능력까지 갖추게 되면, 유럽 시장에서 하이마스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로 미국산 무기의 공급 불확실성이 커진 틈을 타, 한국은 ‘절대 멈추지 않는 병기창’이라는 신뢰를 유럽에 심어주고 있다.

K-방산 구독 경제의 완성, 탄약이 마르지 않는 한 수익은 영원하다


무기는 한 번 팔면 끝이지만, 탄약은 소모품이다. 폴란드의 생산 거점이 본격 가동되면 한국은 매년 수조 원에 달하는 로켓탄 로열티와 핵심 부품 수출 수익을 챙기게 된다. 이는 무기를 파는 제조사에서 에너지를 공급하는 발전소와 같은 존재로 진화했음을 의미한다. 한 번 한국산 천무를 도입한 유럽 국가들은 향후 30년 동안 폴란드 공장에서 생산되는 한국 기술의 탄약을 지속적으로 구매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전 세계 방산 전문가들이 경악하는 한국식 ‘방산 구독 경제’의 무서운 실체다.

유럽의 창과 방패를 거머쥔 한국, 신(新) 냉전의 최종 승자로 우뚝 서다

결국 폴란드에 세워지는 탄약 허브는 한국 방산이 유럽의 안보 운명 공동체가 되었음을 알리는 선언이다. 이제 나토의 화력 자산은 한국의 기술 없이는 작동할 수 없는 구조로 변해가고 있다. 제조업의 몰락으로 무기 생산 능력을 상실한 서유럽 강대국들이 당황하는 사이, 한국은 굴뚝 산업의 저력과 하이테크 유도 기술을 결합해 전 세계의 병기창을 독식하고 있다. 폴란드 설원 위에서 쉼 없이 돌아갈 탄약 생산 라인은, 대한민국이 단순히 무기를 파는 나라를 넘어 세계 질서를 수호하는 지배적 공급자로 등극했음을 보여주는 가장 선명한 징표가 될 것이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ed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