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강수량 평년 대비 7~37% 급감… 보주 저수지 유입량 2021년 '세기의 가뭄' 밑돌아
대만 경제부, 6월까지 공장 가동 유지 총력전… 산단 7% 자율 절수 및 용수 압력 조정
AI 반도체 호황 속 용수 확보 사활… 해수 담수화·연결 관로 확충 등 중장기 대책 속도
대만 경제부, 6월까지 공장 가동 유지 총력전… 산단 7% 자율 절수 및 용수 압력 조정
AI 반도체 호황 속 용수 확보 사활… 해수 담수화·연결 관로 확충 등 중장기 대책 속도
이미지 확대보기대만 경제부 수자원청(WRA) 위안펑 린(Yuan-Peng Lin) 청장은 지난 28일(현지시각) 현지 디지타임즈(Digitimes) 등과의 인터뷰에서 "2025년 겨울부터 대만 서부 지역 강수량이 7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신주의 핵심 젖줄인 보주(Baoshan) 저수지 유입량이 5년 전 '세기의 가뭄'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보주호 유입량 2021년의 77% 불과… '황색 경보' 속 감압 급수
현재 신주 지역에는 수자원 관리 4단계 중 3단계에 해당하는 '황색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이는 '감압 급수(Reduced Pressure Supply)' 단계로,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용수 공급 압력을 강제로 낮춘다. 수자원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겨울 이후 신주 남부 저수지 유입지의 강수량은 평년 대비 겨우 7~37% 수준에 그쳤다.
특히 반도체 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초순수(Ultra Pure Water)의 원료가 되는 보주 저수지와 타이중 지역 저수지의 유입량은 2021년 기록적 가뭄 당시와 비교해도 60~80% 수준에 머물러 있다. 대만 당국은 과학단지와 산업단지에 7% 자율 절수 목표를 권고하고 공공 부문의 비필수적 용수 사용을 전면 중단했으나, 유입량이 2021년 가뭄의 77%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제조 현장의 긴장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물길 트고 급수차 대기… TSMC '가동 중단 없는 버티기' 총력
TSMC를 비롯한 현지 반도체 대기업들은 과거의 학습 효과를 바탕으로 배수진을 치고 있다. 공장 위치 분산과 폐수 재활용률 극대화는 기본이며, 비상용 급수차를 상시 대기시켜 한 방울의 물이라도 더 확보하려는 사투를 벌이고 있다. 대만 정부 역시 타오위안 석문(Shihmen) 저수지와 먀오리 영화산(Yongheshan) 저수지에서 하루 23만 2000t(톤)의 물을 신주로 실어 나르는 광역 배분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위안펑 린 청장은 "범정부 가뭄 대응 TF를 통해 6월까지는 산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며 "미래 지향 인프라 프로그램을 통해 지금까지 총 3억 9000만t의 물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저수지 공급 능력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상 전문가들은 7월 태풍과 장마가 제때 찾아오지 않을 경우 '오렌지색 경보(강제 절수)'로의 격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만 가뭄, 메모리 가격 상승 요인이자 공급망 불확실성 증폭… K-반도체 '반사이익 vs 생산차질' 기로
이번 대만 신주의 가뭄 사태는 한국 반도체 생태계에 복합적인 파장을 던지고 있다. 업계와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위기가 한국 기업들에 단기적인 '반사이익'과 중장기적인 '공급망 리스크'라는 두 가지 얼굴로 다가올 것이라고 평가한다.
첫째, 메모리 및 파운드리 가격의 상방 압력이다.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TSMC의 첨단 공정 가동률이 용수 부족으로 미세하게라도 조정될 경우, 대체재가 없는 엔비디아(NVIDIA)향 AI 가속기 공급에 병목 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곧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협상력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2021년 가뭄 당시 대만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자 글로벌 칩 가격이 급등했던 전례가 있다.
둘째, 글로벌 IT 공급망의 불안정성 심화다. 현대 반도체 생태계는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 대만 내 후공정(OSAT) 업체들이나 중소 팹리스들이 가뭄 피해를 입을 경우, 한국 완제품 업체들의 부품 수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만 가뭄이 6월을 넘길 경우 전 세계 전자제품 생산 스케줄이 뒤엉킬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도 용수 리스크가 없는 국내 생산 기지의 수율을 극대화하는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