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자산 폭락세에도 비트코인 8% 상승하며 ‘헤지 수단’ 부각… 스테이블코인 수요 급증
싱가포르·베트남 등 아세안 6개국 글로벌 채택 상위권… 제도권 은행 진출 잇따라
싱가포르·베트남 등 아세안 6개국 글로벌 채택 상위권… 제도권 은행 진출 잇따라
이미지 확대보기전통적인 안전자산인 달러와 주식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휘청이는 사이, 암호화폐는 국경 없는 송금 편의성과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을 앞세워 제도권 금융과 이주 노동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30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이번 위기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암호화폐를 단순한 투기 수단이 아닌 국가 에너지와 금융 안보의 보조 수단으로 받아들이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 ‘디지털 금’의 부활?… 전쟁 중 비트코인, 주식·달러 압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금융 시장의 향방은 극명하게 갈렸다.
전쟁 발발 이후 비트코인은 65,000~75,000달러 선을 유지하며 견고한 지지선을 형성했다. 특히 3월 24일 기준, 비트코인은 공격 전 마지막 거래일 대비 8% 이상 상승하며 아시아 태평양 주가지수(-12%)와 달러 지수(+2%)를 크게 앞질렀다.
지난해 10월 사상 최고치(118,000달러) 기록 이후 가혹한 조정을 거쳤던 암호화폐 시장은 이번 중동 위기를 기점으로 ‘바닥’을 확인했다는 낙관론이 번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디지털 자산 거래소 시네지(Sinegy)의 켈빈 추아 대표는 "장기적인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며 자본이 다시 유입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스테이블코인, 중동 내 동남아 노동자들의 ‘생존 금융’으로
이번 위기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달러 연동 암호화폐인 ‘스테이블코인’의 활약이다.
코인게코(CoinGecko)의 종양찬 연구 책임자는 "지역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급증한다"며, 전통 금융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비상 상황에서 암호화폐가 실질적인 결제 수단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아시아(AirAsia)는 최근 스탠다드차터드와 협력해 링깃화 표시 스테이블코인 개발에 나섰으며, 이는 빠른 결제와 효율적인 재무 관리를 목표로 한다.
◇ 싱가포르·베트남 주도 ‘제도권 편입’… CBDC 경쟁도 가속
동남아시아 정부와 대형 은행들은 암호화폐의 기술적 이점을 선제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싱가포르 최대 은행인 DBS는 라이선스를 갖춘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통해 안전한 투자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시장 침체기였던 지난해 4분기에도 DBS가 보유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수량은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베트남은 엄격한 자본 요건을 갖춘 거래소 라이선스 제도를 통해 대형 은행들의 시장 진출을 돕고 있다. 캄보디아는 2020년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인 ‘바콩(Bakong)’을 출시해 하루 10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처리하며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국제거버넌스혁신센터(CIGI)의 S. 야시 칼라시 연구원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는 본질적으로 민간 암호화폐와의 주권 경쟁으로 등장했다"며 국가 주도의 디지털 통화 실험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 한국 금융 업계에 주는 시사점
동남아시아의 스테이블코인 수요 폭증은 국내 핀테크 및 블록체인 기업들에게 거대한 해외 송금 시장 기회를 제공한다. 관련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실증 사업이 시급하다.
DBS의 사례처럼 국내 시중은행들도 디지털 자산 수탁(Custody) 및 거래소 운영 역량을 확보해 미래 금융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지정학적 위기 시 가상자산이 자산 보호 수단으로 작동하는 만큼, 국가 차원의 가상자산 가이드라인 정립과 투명한 거래 환경 조성이 안보 전략의 일환으로 다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