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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쉬프랑급, 美 UUV 잠항 회수 첫 성공…나토 수중전 ‘유·무인 결합’ 시험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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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쉬프랑급, 美 UUV 잠항 회수 첫 성공…나토 수중전 ‘유·무인 결합’ 시험대 올랐다

툴롱 외해서 미 해군 ‘레이저백’ 사출·회수 검증
DDS 기반 연합 운용 입증… 프랑스·미국 수중 상호운용성 새 이정표
프랑스 해군 쉬프랑급 잠수함의 DDS(건식 데크 셸터)에서 미 해군 레이저백 UUV가 운용되는 모습. 프랑스와 미국은 이번 툴롱 외해 시험을 통해 잠항 상태 잠수함에서 무인잠수정을 사출·회수하는 상호운용성을 처음 실증했다. 사진=프랑스 해군이미지 확대보기
프랑스 해군 쉬프랑급 잠수함의 DDS(건식 데크 셸터)에서 미 해군 레이저백 UUV가 운용되는 모습. 프랑스와 미국은 이번 툴롱 외해 시험을 통해 잠항 상태 잠수함에서 무인잠수정을 사출·회수하는 상호운용성을 처음 실증했다. 사진=프랑스 해군

프랑스 해군의 최신예 쉬프랑급(Suffren-class) 원자력 추진 공격잠수함(SSN)이 미 해군의 무인잠수정(UUV)을 잠항 상태에서 성공적으로 사출·회수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단순한 장비 시험을 넘어, 고난도 수중전 영역에서 프랑스와 미국이 동일 플랫폼 위에서 복잡한 절차를 공유하고 실행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은밀성과 정밀성이 핵심인 잠수함 작전에서 동맹 간 상호운용성이 실증 단계로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현지 시각) 네이벌 뉴스에 따르면 프랑스 해군은 지난 3월 16일부터 20일까지 프랑스 툴롱 외해에서 쉬프랑급 잠수함을 이용해 미 해군의 ‘레이저백(Razorback)’ 무인잠수정을 발사하고 회수하는 기술 시험을 실시했다. 시험은 프랑스 해군 주력 기지인 툴롱 인근 해역에서 진행됐으며, 쉬프랑급이 미군 수중 무인체계를 실제로 받아 운용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잠항 상태서 미 UUV 회수 입증


핵심은 잠수함이 수면 위로 완전히 부상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인잠수정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느냐였다. 이를 위해 프랑스 해군은 쉬프랑급 선체 후방 갑판에 장착하는 탈부착형 격납고인 DDS(Dry Deck Shelter·건식 데크 셸터)를 활용했다. 원래 DDS는 특수전 침투 수단인 수중침투정(SDV)이나 각종 특수장비를 운반하는 용도로 쓰이지만, 이번 시험에서는 미 해군 UUV의 도킹 스테이션 역할까지 수행했다.
시험에 투입된 레이저백은 HII가 제작한 군용 UUV로, 민수용 REMUS 620 계열을 군용화한 기종이다. 주 임무는 수로 측량과 해양 정보 수집이다. 이 기체는 해상에서 자율 임무 구간을 수행하고, 여러 해양 관측 데이터를 수집한 뒤 다시 잠수함으로 복귀해 회수됐다. 잠수함이 단순히 무인체계를 싣고 다니는 수준을 넘어, 실제 작전형 운용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나토 수중전 연합운용 새 이정표


이번 시험이 더 주목되는 이유는 미국, 프랑스, 스웨덴이 각각 다른 방식으로 잠수함-UUV 통합 운용 능력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점에 있다. 미국 해군은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USS 델라웨어(SSN-791)에서 ‘옐로 모레이(Yellow Moray)’ 프로그램을 통해 REMUS 계열 UUV를 어뢰발사관으로 사출·회수하는 경험을 축적해 왔다. 이 방식은 별도 외부 장비 없이 잠수함 내부 체계를 활용할 수 있어 운용 유연성이 높다.

반면 프랑스는 어뢰관이 아니라 잠수함 외부의 DDS를 활용하는 길을 택했다. 이 방식은 어뢰관 기반 운용보다 시스템 구성은 더 복잡할 수 있지만, 대신 보다 다양한 유형의 장비와 플랫폼을 수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특히 특수전 장비와 무인체계를 하나의 잠수함 임무 패키지 안에서 결합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랑스식 접근은 향후 유·무인 복합 잠수함 작전의 확장성을 보여준다. 쉬프랑급이 단순한 공격잠수함을 넘어 다목적 수중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스웨덴은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선행 사례로 거론된다. 네이벌 뉴스는 스웨덴 해군 잠수함 전단이 2019년부터 사브(Saab)의 ‘SubROV’ 시스템을 이용해 어뢰형 UUV를 어뢰관으로 다시 잠수함 내부에 회수하는 운영 체계를 실전 배치한 세계 최초 사례라고 설명했다. 즉 미국은 어뢰관 기반의 기동성과 간결성, 프랑스는 DDS 기반의 확장성과 특수전 결합성, 스웨덴은 실전 배치 경험에서 각각 강점을 보여주는 구도다.

프랑스 해군이 이번 시험을 단순 시연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하다. 쉬프랑급은 전문 잠수요원들의 감독 아래 여러 차례 발사·회수 사이클을 수행했고, 이 과정을 통해 프랑스 해군은 향후 실제 작전에 이런 유형의 드론을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게 됐다. 다시 말해 시험의 목표는 “기술이 되는가”를 보는 수준을 넘어, “작전에 넣을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데 있었다.

정치·군사적 함의도 뚜렷하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 해군이 레이저백의 기술 사양과 회수 절차를 공유하고, 프랑스 잠수함 부대가 시험을 설계했으며, 프랑스 국방획득청(DGA)이 기술 전문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양국 승조원과 관계자들이 같은 잠수함 안에서 함께 작업했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수중전은 해군 작전 중에서도 가장 폐쇄적이고 민감한 영역으로 꼽힌다. 그런 분야에서 절차와 기술 정보를 공유하고, 실제 잠항 플랫폼에서 연합 운용을 성공시켰다는 것은 단순한 친선 협력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번 시험은 프랑스 해군의 쉬프랑급이 단지 성능 좋은 공격잠수함이라는 차원을 넘어, 미래의 유·무인 복합 수중전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미국 입장에서는 동맹국 잠수함 플랫폼에 자국 UUV를 얹어 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장차 나토 차원의 연합 수중작전에서 특정 국가의 잠수함과 다른 국가의 무인체계를 섞어 쓰는 개념이 현실화할 경우, 이번 툴롱 시험은 그 출발점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