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中 ‘마하 6’ 공기흡입식 엔진 공개…극초음속 추진 경쟁 새 변수

글로벌이코노믹

中 ‘마하 6’ 공기흡입식 엔진 공개…극초음속 추진 경쟁 새 변수

중국과학원, ‘반전 회전 램제트’ 시제기 실험 검증…비행시험은 아직 과제
이륙부터 초고속 영역까지 단일 추진계 목표…미·중 엔진 패권 경쟁 가열
미 공군 F-35A 라이트닝 II. 중국과학원이 공개한 ‘반전 회전 램제트’ 개념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로터를 통해 정지 상태부터 마하 6 이상까지 단일 추진계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진=미 공군이미지 확대보기
미 공군 F-35A 라이트닝 II. 중국과학원이 공개한 ‘반전 회전 램제트’ 개념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로터를 통해 정지 상태부터 마하 6 이상까지 단일 추진계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진=미 공군

중국이 이륙 단계부터 마하 6 이상까지 하나의 추진 체계로 연결하는 새로운 공기흡입식 엔진 개념을 공개했다. 극초음속 비행에서 가장 까다로운 과제로 꼽혀 온 ‘엔진 전환 구간’을 줄이거나 없애겠다는 접근으로, 중국이 차세대 미사일과 전투기용 추진기관 경쟁에서 주도권을 넓히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이번 성과는 어디까지나 시제기의 실험 검증 단계로, 실제 비행체 탑재와 운용까지는 아직 상당한 기술적 검증이 남아 있다.

1일(현지 시각)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과학원(CAS) 쉬젠중 교수 연구팀은 30여 년간 개발해 온 ‘반전 회전 램제트(Contra-rotary ramjet)’ 엔진의 시제기를 완성하고 실험적으로 검증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 엔진이 정지 상태에서 출발해 마하 6을 넘는 속도 영역까지 연속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의 다음 단계는 항공기별 형상 최적화와 실제 비행시험이다.

‘모드 전환’ 줄이려는 중국식 해법


현재 고속·극초음속 추진 개념의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는 서로 다른 속도 영역을 어떻게 넘나드느냐에 있다. 일반적으로 마하 3 안팎까지는 터빈 엔진이, 그 이상에서는 램제트가 역할을 맡는 복합 구조가 거론돼 왔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구조가 무겁고 복잡한 데다, 상승이나 기동 과정에서 엔진 작동 모드가 바뀌는 순간 기류와 연소 조건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중국 연구진은 바로 이 약점을 겨냥해 단일 추진계 개념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번 엔진의 핵심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두 세트의 압축기 블레이드다. 쉬 교수는 고압·저압 로터가 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상대 회전 속도는 유지하되 절대 회전 속도를 낮출 수 있고, 그 결과 블레이드와 디스크에 걸리는 원심력을 줄여 구조적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더 높은 압축 효율을 노리면서도 기계적 하중은 관리하려는 설계다.

충격파를 ‘적’이 아닌 ‘압축 수단’으로


이번 개념의 또 다른 특징은 충격파를 피해야 할 현상이 아니라 공기 압축에 활용할 수 있는 요소로 본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이런 접근을 통해 고압단과 저압단 사이의 가이드 베인을 줄이거나 없애 보다 콤팩트한 구조를 노리고 있다. 중국과학보 계열 보도를 인용한 SCMP는 2단 베인의 증압 능력이 기존 4~6단 구조에 맞먹으면서도 무게와 크기를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사실이라면 미사일과 항공기 설계에서 탑재 여유와 항속, 적재량 측면에서 상당한 매력을 갖는 개념이다.

이 기술이 실용화된다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기체 경량화다. 지금까지 극초음속 비행체는 추진기관이 커지고 복잡해질수록 전체 설계 자유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반전 회전 램제트가 단일 엔진으로 넓은 속도 영역을 커버할 수 있다면, 엔진 중량과 부피를 줄이는 대신 연료, 탄두, 센서, 전자전 장비 등 다른 임무 탑재분으로 여유를 돌릴 수 있다. 특히 공기흡입식 극초음속 미사일이나 차세대 전투기 개념에서는 이런 이점이 곧 사거리와 기동성, 임무 유연성으로 연결될 수 있다. 다만 이는 아직 잠재력의 영역이지, 실전 배치가 임박했다는 뜻은 아니다.

중국이 이 분야에서 노리는 것은 단순한 기술 진전이 아니다. 쉬 교수는 중국과학보 인터뷰에서 “새로운 원리의 엔진 개발은 서방의 독점을 깨고 추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이번 발표가 순수한 학술 성과를 넘어, 극초음속 추진기관을 둘러싼 미·중 전략 경쟁의 한 장면임을 보여준다. 실제로 SCMP는 미국에선 GE 에어로스페이스와 록히드마틴 등이 회전 폭굉 램제트(Rotating detonation ramjet) 같은 다른 계열의 고속 추진 개념을 시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기계적 압축 구조 혁신으로 접근하는 반면, 미국은 연소 효율과 폭굉 기반 추진으로 다른 길을 모색하는 셈이다.

따라서 이번 발표를 두고 곧바로 ‘게임체인저’라고 단정하는 것은 이르다. 실험실과 지상 시험장 단계에서 성립하는 개념이 실제 비행체 환경에서도 같은 성능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속 영역에서의 열관리, 소재 내구성, 연소 안정성, 반복 운용성, 공력 통합 문제는 별도의 산이다. 그럼에도 중국이 30여 년간의 연구 끝에 기능 시제기와 실험 검증 단계에 도달했다고 공개한 것 자체는, 극초음속 경쟁의 중심축이 비행체 형상에서 이제 엔진 구조 혁신으로 더 깊게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이번 발표의 의미는 두 갈래다. 하나는 중국이 극초음속 무기와 차세대 항공기용 추진기관 분야에서 ‘서방 추격’이 아니라 ‘독자 원리 제시’ 단계로 올라서려 한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단순히 마하 수치 경쟁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더 가볍고 더 단순하며 더 넓은 속도 영역을 커버하는 추진 체계를 먼저 완성하느냐의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마하 6이라는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이 이제 속도가 아니라 엔진 아키텍처 자체를 승부처로 삼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