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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비나 ‘1.9조 수혈’… ‘PwC 경고’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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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비나 ‘1.9조 수혈’… ‘PwC 경고’ 배경은

석유화학 ‘공급 과잉’ 직격탄… 21조 동 누적 손실에 감사인 “계속기업 가치 의문
2025년 순손실 4208억 동… 단기부채가 유동자산보다 8552억 동 많아
중국발 증설 공세와 업황 바닥이 겹친 ‘대형 투자의 엇박자’
턴어라운드 위해선 ‘PP 스프레드 회복’ 절실
효성그룹의 베트남 핵심 생산기지인 ‘효성비나’가 자산 수혈에도 불구하고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효성그룹의 베트남 핵심 생산기지인 ‘효성비나’가 자산 수혈에도 불구하고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효성그룹의 베트남 핵심 생산기지인 효성비나가 막대한 자산 수혈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현지시각) 베트남 경제 전문 매체 응어이관삿(Nguoi Quan Sat)’ 보도와 효성비나의 2025년 재무제표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대규모 증자를 통해 자본잠식의 급한 불은 껐으나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영업 지속 가능성이 불확실하다라는 통보를 받았다. 글로벌 화학 업황의 구조적 악화 속에 13억 달러(19700억 원)라는 거대 자산이 투입된 프로젝트가 실패가 되지 않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회계법인의 이같은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13억 달러투자의 딜레마… 적자 배경은


효성비나의 재무 상황을 들여다보면 공포기회가 공존한다. 효성비나는 지난 2025년 한 해 동안에만 4208억 동(243억 원)의 세후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재무보고서 기준 누적 손실액은 215660억 동(12400억 원)까지 불어났다. 특히 유동성 리스크는 여전하다. 지난해 말 기준 효성비나의 단기부채는 유동자산보다 8552억 동(494억 원)이나 많다. 이는 운전자본이 마이너스 구조라는 의미이며, 외부 차입의 지속적인 차환(Roll-over)에 의존하고 있어 금융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회계법인 PwC 베트남 감사 부서는 이러한 지표는 회사의 운영 능력에 중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불확실성이 존재함을 보여준다라고 지적했다. 단순한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을 넘어,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이 중국의 공격적인 증설로 인한 공급 과잉 국면에 진입한 구조적 요인이 수익성 악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18년 설립 이후 야심 차게 추진한 폴리프로필렌(PP) LPG 지하 저장 단지 투자가 업황 바닥 주기와 맞물리며 이중고를 겪게 된 사례가 된 것이다.

부채비율 1.8배… 브릿지역할에 그친 자본 확충


효성그룹 본사의 심폐소생술은 신속했다. 보고 시점 기준 효성비나의 자본금은 308820억 동(17800억 원)으로 이전보다 64% 급증했다. 덕분에 한때 14.51배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1.82배로 급락하며 겉모습은 안정권에 진입했다. 총 부채 역시 181520억 동(1조 원)으로 34% 감소했다.

그러나 증권가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자본 확충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기보다 단기 유동성 위기를 완화하는 브릿지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현재의 제품 스프레드(원료와 제품의 가격 차이) 수준을 감안할 때, 설비 가동률이 정상화되더라도 단기간 내 손익분기점(BEP) 도달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턴어라운드를 위한 3대 조건… 고레버리지 베팅인가


효성비나의 운명은 앞으로의 15개월, 그리고 글로벌 화학 시황의 반등 여부에 달려 있다. 효성비나가 고레버리지 턴어라운드 자산으로 재평가받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동시에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첫째, 중국의 신규 증설 둔화다. 자급률을 높인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이 잦아들어야 가격 주도권을 회복할 수 있다.

둘째, 폴리프로필렌(PP) 스프레드의 유의미한 회복이다. 원료인 나프타나 LPG 가격 대비 제품가의 마진이 확보되어야 자생적인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하다.

셋째, 가동 효율 극대화다. 연간 60만 톤 규모의 PP 생산 능력과 세계 최대급 LPG 지하 저장 시설(24만 톤)이라는 인프라를 바탕으로 고부가 가치 제품 비중을 늘려야 한다.

전문가들은 효성비나 사태는 동남아를 거점으로 한 한국 석유화학 기업들이 직면한 공통의 과제라며, “정부 차원에서도 베트남과의 경제 협력을 통해 현지 진출 기업의 통상 환경을 개선하고 원료 수급 안정을 돕는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한다. 효성비나가 이번 위기를 넘기고 동남아 시장의 전략적 요충지로 거듭날지, 아니면 모기업의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존재가 될지는 올 한 해의 운영 성적표에 달려 있다.

한편 효성비나의 회생 가능성을 판단하려면 시장 참여자들은 △LPG/나프타 대비 PP 가격 스프레드(마진 확보 여부 확인) △효성 본사의 추가 증자 여부(지원 의지 및 체력 측정) △베트남 내수 및 동남아 경제 성장률 (실질 수요 회복의 척도) 3가지 지표를 주시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