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미국에서 간호사를 중심으로 한 의료 직종이 안정적인 소득과 높은 고용 안정성을 바탕으로 중산층 진입의 가장 확실한 경로로 떠오르고 있다.
2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자동화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기존 사무직과 제조업 일자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의료 분야가 새로운 ‘중산층 일자리 엔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등록 간호사의 중위 연봉은 9만3600달러(약 1억4040만 원)로 전체 직종 평균 4만9500달러(약 7425만 원)를 크게 웃돈다. 더 나아가 석사 이상 학위를 취득한 전문 간호사의 경우 중위 연봉은 13만2050달러(약 1억9800만 원)에 달한다.
네브래스카주 링컨의 1차 진료 클리닉에서 일하는 간호사 미란다 매먼은 연간 약 12만 달러(약 1억8000만 원)를 받으며 호흡기 질환 치료와 만성질환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경제 상황에도 생활비 걱정을 거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 “AI 시대에도 안전”…의료 일자리 급성장
미국 의료 산업은 고령화와 의료비 지출 증가에 힘입어 수십 년간 가장 꾸준한 일자리 증가를 기록해왔다.
시카고대 분석에 따르면 의료 분야 일자리는 2000년대 초 제조업과 소매업을 넘어선 이후 격차를 계속 벌리고 있다. 지난해에도 의료 산업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 분야로 나타났다.
특히 고급 학위 간호사의 고용은 2024년부터 2034년까지 35%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전체 직종 평균 증가율 3%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등록 간호사 역시 같은 기간 5% 증가가 예상된다.
조슈아 고틀리브 시카고대 경제학 교수는 의료 산업을 “현대판 중산층 일자리 엔진”이라고 표현했다.
◇ 직업 안정성에 젊은층 유입
IT와 금융업계에서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젊은층의 간호직 유입도 늘고 있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27세 마이클 놀런은 소프트웨어 영업직을 그만두고 간호학교에 진학했다. 그는 “안정성과 수요가 보장된 직업을 원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놀런은 졸업 후 초봉이 7만달러(약 1억500만원)를 넘고 5년 후에는 12만 달러(약 1억8000만 원)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취 전문 간호사가 될 경우 연봉은 20만 달러(약 3억 원)를 넘을 수 있다.
태국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자나 잔타파이분카존은 간호사로 일하며 연 7만5000달러(약 1억1250만 원)를 벌고 있으며 병원의 지원을 받아 박사 과정 진학도 준비하고 있다.
◇ 높은 수요 속 부담도 여전
미국 의료비는 1970년 국내총생산(GDP)의 7%에서 2024년 18%로 증가했고, 이는 의료 인력 수요 확대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야간 근무와 감정 노동, 감염 위험 등으로 인한 번아웃 문제도 여전히 심각하다. 2024년 조사에서는 향후 5년 내 직업을 떠날 계획이 있는 간호사의 41%가 스트레스와 번아웃을 이유로 꼽았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간호 직종이 경기 침체와 AI 확산에도 영향을 덜 받는 대표적인 안정 직업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