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220%서 급락하며 거시경제 반전... '전기톱 긴축' 성과와 과제
노동 유연화·국영기업 민영화 입법 통과... 2027년 재선 가도 분수령 전망
노동 유연화·국영기업 민영화 입법 통과... 2027년 재선 가도 분수령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보도에 따르면 수십 년간 포퓰리즘과 초인플레이션의 늪에 빠졌던 아르헨티나가 극적인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거침없는 국가 지출 삭감과 규제 철폐를 앞세운 이른바 '전기톱 개혁'이 실질적인 지표 반등을 이끌어내면서, 전 세계 경제학계는 아르헨티나의 리버트리언(자유지상주의) 실험이 중남미 경제의 새로운 표준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 국가이익센터(CNI) 리처드 샌더스 선임연구원의 기고문과 국제금융기구(IMF)의 실시간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결과, 밀레이 행정부는 거시경제 안정화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 후 이제 노동과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2단계 개혁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물가상승률 220%서 41%로 급격한 하방 압력... 긴축의 명암
내셔널 인터레스트가 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이 취임 당시 마주한 경제 성적표는 처참했다. 2024년 12월 기준 아르헨티나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9.9%에 달했다.
하지만 강력한 긴축 재정을 밀어붙인 결과, 지난 12월 물가 상승률은 41.3%까지 떨어지며 진정세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수치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샌더스 연구원은 해당 매체를 통해 "밀레이 행정부가 정부 지출을 과감하게 도려내는 전략을 통해 화폐 가치 하락의 근본 원인을 정조준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아르헨티나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5%를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는 미국 재무부와의 통화 스와프 체결 등 대외 신인도 회복이 뒷받침된 결과로 풀이된다.
노동 시장 유연화 확보... 국영기업 민영화 '속도전’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현지시각 지난 1일 보도에서 이번 법안에 ▲해고 보상금 산정 방식 개편을 통한 기업 부담 완화 ▲수습 기간 6개월 연장 ▲공공 서비스 분야 파업권 제한 등 파격적인 내용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는 그간 아르헨티나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경직된 노동 시장 구조를 해체하려는 시도다.
동시에 정부는 국영기업 민영화라는 거대 과제에 착수했다. 페데리코 스투르제네거 규제개혁부 장관 주도로 화물 철도, 수자원 공사, 우체국 등 국가 기간 시설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특히 국적기인 아르헨티나 항공(Aerolíneas Argentinas)이 2008년 재국영화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정부 보조금 없이 자립 경영에 성공하면서 민영화 논의에 탄력이 붙고 있다.
산업계와 정면충돌... 자원 강국 회복이 경제 부활 관건
하지만 개혁의 그늘도 짙다. 보조금과 보호 관세에 익숙했던 제조업계는 밀레이의 시장 방임 정책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밀레이 대통령은 철강 왕 파올로 로카 회장을 '고철 씨'라고 비하하며 "자생력 없는 산업에 대한 특혜는 없다"고 못 박았다.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의 미래가 결국 농업과 에너지 자원의 고도화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현재 '바카 무에르타(Vaca Muerta)' 유전의 석유 생산량은 하루 86만 1000배럴로 10년 전 대비 70% 이상 증가했다.
국제 에너지 시장 관계자는 "아르헨티나가 대규모 투자 장려제도(RIGI)를 통해 호주 BHP 등으로부터 유치한 18억 달러(약 2조7200억 원) 규모의 광산 투자가 본격화되면 남미 자원 지도가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7년 재선 향한 경제적 외줄 타기
하비에르 밀레이의 실험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수치상 물가는 잡았지만, 실질 임금 하락과 고용 불안은 잠재적인 사회적 폭탄이다. 특히 최근 비서실장의 이해충돌 논란 등 도덕성 이슈가 불거지며 개혁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르헨티나의 리버트리언 실험이 성공으로 기록되기 위해서는 거시경제의 수치를 넘어 국민 개개인의 식탁 물가와 일자리로 체감되어야 한다.
2027년 재선을 앞둔 밀레이 대통령에게 남은 기간은 '파괴적 혁신'을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전환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