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디젤 가격 개전 후 각각 43%, 98% 치솟아… 리터당 1.36달러 돌파
호르무즈 해협 ‘하루 2회’ 수송 특권 얻었으나 위험 프리미엄·보험료 급등에 직격탄
호르무즈 해협 ‘하루 2회’ 수송 특권 얻었으나 위험 프리미엄·보험료 급등에 직격탄
이미지 확대보기정부가 유가를 통제하는 파키스탄에서 휘발유와 디젤 가격은 이란 전쟁 시작 이후 배 이상 치솟으며 서민 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
5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는 글로벌 유가 급등과 재정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목요일 저녁을 기점으로 연료 가격을 대폭 인상했다.
◇ ‘전략적 특권’도 소용없는 고유가 파고… 디젤 가격 98% 폭등
파키스탄은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사이에서 중재 노력을 주도하며 실리적 이득을 취하려 노력해왔다.
지난 주말 이란 외무장관은 파키스탄 국적 선박 20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매일 두 차례 통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적인 해협 봉쇄 위기 속에서 파키스탄이 얻어낸 파격적인 외교적 성과였다.
하지만 이러한 ‘통행 특권’도 글로벌 시장의 공포를 이기지는 못했다. 경제학자 자이나브 바바르는 “단순히 배가 지나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분쟁 환경 자체가 만드는 위험 프리미엄이 가격을 결정한다”며 “해상 보험료와 운송 비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육상 연료 가격 폭등은 피할 수 없는 결과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인상으로 휘발유는 리터당 378루피(약 1.36달러), 디젤은 520루피까지 치솟았다. 특히 디젤은 전쟁 전보다 98%나 폭등하며 농업과 물류 산업에 치명타를 입혔다.
◇ 재정난에 ‘석유 부과금’ 고수… 서민들에게 전가되는 부담
파키스탄 정부가 연료 가격에 160루피의 고액 부과금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경제학자 바카르 아흐메드는 “정부의 수입과 지출 격차가 큰 상황에서 석유 부과금은 포기할 수 없는 예측 가능한 수익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세 기반 확대를 실현하지 못한 정부의 실책을 연료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비난 여론이 들끓자 정부는 오토바이 이용자, 소규모 농민, 대중교통 운송업자를 위한 맞춤형 보조금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급등한 물가 상승분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식량 위기로 번지는 에너지 대란… 인플레이션 ‘비상’
에너지 가격의 폭등은 단순한 교통비 상승을 넘어 식량 안보 위기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월과 5월은 파키스탄의 주요 작물인 밀 수확기다. 탈곡기와 수송 트럭에 사용되는 디젤 가격의 폭등은 곧바로 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국민들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파키스탄 통계국에 따르면 3월 인플레이션율은 7.3%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유가가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려 중앙은행이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게 만들 것이며, 이는 결국 산업 성장과 투자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 한국 기업에 주는 시사점
파키스탄 사례는 지정학적 위기 시 재정 기반이 취약한 신흥국의 에너지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파괴적인지를 보여준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물류비 상승에 따른 원가 구조 재편이 시급하다.
디젤 가격 폭등으로 고통받는 신흥국 농업 현장에 태양광 기반 관정 시스템이나 에너지 효율이 높은 한국산 농기계 수출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권과 같은 외교적 수혜조차 물류 보험 및 위험 비용을 상쇄하지 못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기업들은 단순한 통행로 확보를 넘어 전체 공급망의 금융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