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직 칩 위에 메모리 직접 쌓는 수직 적층 표준 확정... 데이터 전송 거리 제로의 파괴적 혁신
마이크론과 TSMC가 쏜 한국형 HBM 포위망... 설계 주도권 뺏기면 제조 하청 기지로 전락 위기
마이크론과 TSMC가 쏜 한국형 HBM 포위망... 설계 주도권 뺏기면 제조 하청 기지로 전락 위기
이미지 확대보기반도체 업계를 지배해온 메모리 적층 기술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이 새로운 도전자를 만났다. 국제 반도체 표준 협의기구인 제덱(JEDEC)에서 로직 프로세서 위에 DRAM을 직접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3D DRAM 표준 논의를 전격적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는 HBM 시장을 장악하며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는 기술적 장벽을 허물려는 글로벌 후발 주자들의 강력한 견제이자, 메모리와 로직의 경계를 파괴하는 차세대 컴퓨팅 아키텍처의 서막이다.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 반도체 표준 기구인 제덱(jedec.org)이 2024년 8월 28일 '차세대 3D 적층 메모리 기술 표준 수립을 위한 실무 그룹 결성 및 핵심 요구 사항 논의 착수(Establishment of Task Group for Next-Generation 3D Stacked Memory Standards and Commencement of Core Requirements Discussion)'라는 제하의 아티클을 통해 선포했던 청사진이, 2026년 4월 현재 HBM의 한계를 넘어서는 실제 양산 표준으로 확정되면서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이 때문에 마이크론과 TSMC가 이 표준을 기반으로 한 3D DRAM 시제품을 전격 공개하자 미국의 반도체 전문 매체들은 당시의 표준화 시도를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장악한 HBM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꾼, 글로벌 연합군의 거대한 반란으로 재평가하고 있다.
HBM의 한계를 넘어서는 직접 적층의 위력
현재 HBM은 프로세서 옆에 메모리를 나란히 배치하고 중간 통로인 인터포저를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하지만 3D DRAM은 프로세서 위에 메모리를 마치 아파트처럼 바로 쌓아 올린다. 데이터가 이동하는 물리적 거리가 획기적으로 짧아지며 전력 소모는 줄고 속도는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HBM이 가진 물리적 배치와 열 배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설계 방식이다.
미국과 대만이 설계한 한국형 HBM 포위망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제조 공정이 워낙 까다롭고 비용이 비싸다. 엔비디아와 애플 같은 대형 고객사들은 한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더 저렴하고 고성능인 대안을 원해왔다. 3D DRAM 표준 논의가 가속화되는 배경에는 파운드리 강자인 TSMC와 설계 능력을 가진 미국 기업들이 메모리 주도권을 한국으로부터 빼앗아오려는 고도의 전략이 숨어 있다.
가격 파괴와 대중화의 길을 여는 3D 구조
HBM은 특유의 복잡한 패키징 과정 때문에 일반 소비자용 기기에는 쓰기 어려웠다. 하지만 3D DRAM 표준이 확립되면 메모리 적층 공정이 훨씬 표준화되고 단순해진다. 스마트폰이나 일반 PC에서도 HBM급의 고대역폭 성능을 누릴 수 있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이는 메모리 시장의 규모를 수십 배 키울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한국 기업들이 누리던 프리미엄 가격 전략이 붕괴될 수 있음을 뜻한다.
메모리와 로직이 하나가 되는 융합의 시대
3D DRAM은 단순히 메모리를 쌓는 것에 그치지 않고, 메모리 내부에 연산 기능을 넣는 PIM 기술과 결합하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칩 자체가 생각하고 저장하는 진정한 의미의 AI 반도체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메모리 제조사와 로직 설계사 사이의 주도권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누가 이 표준의 핵심 특허를 선점하느냐가 향후 10년 반도체 패권을 결정할 것이다.
수성이냐 혁신이냐, 한국 반도체의 기로
한국 기업들은 이미 3D DRAM 연구를 진행 중이지만, 기존 HBM 시장의 기득권을 포기하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표준 전쟁에서 밀리면 한순간에 하청 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 JEDEC에서 상정된 이번 표준안에 한국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공정 기술을 넘어 적층 아키텍처 자체를 주도하는 전략적 유연성이 시급하다. 실리콘 위의 성벽은 이미 무너지기 시작했다.
설계의 판도를 바꾸는 수직의 경제학
3D DRAM은 면적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칩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이는 모바일 기기뿐만 아니라 공간 제약이 심한 우주 항공 및 로봇 분야에서 핵심적인 경쟁력이 된다. 한국이 제조 공정의 미세화에만 매달리는 사이, 전 세계는 누가 더 효율적으로 쌓느냐는 수직의 경제학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이교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aedang@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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