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로비 상징 우블, 10년 만에 PhRMA 지휘봉 내려놓아
트럼프 '100% 관세' 위협에 제약사 개별 협상... 협회 결속 균열
약가 인하 압박 분수령... 글로벌 제약 공급망 대대적 재편 예고
트럼프 '100% 관세' 위협에 제약사 개별 협상... 협회 결속 균열
약가 인하 압박 분수령... 글로벌 제약 공급망 대대적 재편 예고
이미지 확대보기이번 사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약가 인하를 위해 제약업계에 '100% 관세'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 든 시점과 맞물려 있어 향후 보건 의료 정책 지형에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다.
공격적 로비의 상징 우블, '철옹성' PhRMA의 균열 속 퇴장
스티븐 우블 회장은 지난 10년 동안 PhRMA를 이끌며 워싱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활동했다. 그는 단순한 방어를 넘어 제약업계를 '공격적인 조직'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오바마, 바이든, 트럼프 행정부를 거치며 약가 통제 정책에 맞서 업계의 이익을 관철하는 데 주력했다.
우블 회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성과는 조직을 공세적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약업계에 쏟아지는 비판을 분산시키기 위해 보건 의료 비용 상승의 원인으로 약국급여관리자(PBM) 등 다른 이해관계자를 정조준하며 시선을 돌리는 전략을 구사했다.
또한 주 단위에서 추진된 약가 제한 주민투표를 무산시키는 등 정책적 승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PhRMA의 결속력에는 심각한 하방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화이자(Pfizer), 일라이 릴리(Eli Lilly),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등 주요 제약사들이 협회를 통하지 않고 백악관과 직접 약가 협상을 벌이거나 '최혜국 대우(MFN)' 정책을 수용하며 독자적인 생존로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때 워싱턴의 철옹성으로 불리던 PhRMA의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트럼프의 '100% 관세' 위협... 제약업계 '각자도생' 가속화
우블 회장의 사임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극심한 대립이 자리 잡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일(현지시각) '섹션 232' 조사를 근거로 미국 내 제조 시설이 없거나 약가 인하에 협조하지 않는 기업의 의약품 및 원료(API)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파격적인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러한 압박은 실질적인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이미 16개 이상의 주요 제약사가 관세 면제를 조건으로 백악관과 약가 계약을 체결했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우블이 고수해온 '타협 없는 방어' 전략이 트럼프의 '거래 기술' 앞에 한계에 부딪혔다"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제약업계를 향한 싸늘한 민심도 큰 부담이다. 지난해 8월 갤럽(Gallup)이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중 제약업계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가진 응답자는 28%에 그쳤다.
이는 연방 정부보다도 낮은 수치다. 우블 회장은 "약값이 연봉보다 높은 현실에 국민들이 절망하는 것을 이해한다"라면서도 "PBM이 쉬운 타깃이 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포스트 우블' 시대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우블 회장은 사임 후에도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이후에는 교육과 자문, 이사회 활동 등에 전념할 계획이다.
롭 데이비스(Rob Davis) 머크(Merck) CEO 겸 PhRMA 이사회 의장은 "우블 회장은 어려운 순간을 헤쳐 나간 훌륭한 롤모델"이라고 평가했으나, 업계 내부에서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단순히 로비스트 한 명의 사퇴를 넘어, 미국 보건 의료 시장의 패러다임이 '제약사 주도'에서 '정부 강제 협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향후 120~180일 이내에 시작될 관세 발효를 피하기 위해 미국 내 공장 증설(Onshoring)이나 대대적인 약가 인하 요구를 수용해야 할 처지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PhRMA가 해마다 5억 달러(약 7400억 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온 만큼, 차기 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올해 중간선거의 최대 쟁점인 '의료비 절감' 이슈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