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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화된 중국'의 균열… 이란 전쟁에 글로벌 공급망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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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화된 중국'의 균열… 이란 전쟁에 글로벌 공급망 '비상'

에너지·화학·헬륨 가격 폭등에 中 PPI 2년 만에 반등… 제조 원가 '비용 쇼크' 확산
반도체 필수재 '헬륨' 110% 폭증… 중국산 중간재 의존 높은 韓 산업계 전이 우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6주째 이어지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도해 온 ‘경제 요새화’ 전략이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6주째 이어지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도해 온 ‘경제 요새화’ 전략이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6주째 이어지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도해 온 경제 요새화전략이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 공장인 중국의 제조 원가가 급등하며 지난 3월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2022년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는 시간차를 두고 한국의 수입 물가와 소비자 물가를 밀어 올리는 인플레이션 수출로 이어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11(현지시간) “시 주석이 수년간 준비한 외부 충격 대비책이 이란 전쟁이라는 실전 테스트에서 균열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반도체와 의료기기에 필수적인 헬륨과 핵심 석유화학 원료 가격이 단기간에 두 배 이상 치솟으며 산업계 전반에 전례 없는 비용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에너지·석유화학 직격탄… 코로나 때보다 상황 나쁘다


중국 공급망 컨설팅업체 타이달웨이브 솔루션의 카메론 존슨 수석파트너는 현재의 공급망 혼란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보다 더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동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를 중심으로 공급 부족과 가격 폭등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산업계가 체감하는 충격은 데이터로 입증된다.

비닐봉지부터 의류, 장난감까지 쓰이는 폴리에틸렌 가격은 전쟁 전보다 2배 올랐다. 자동차와 소비재에 널리 쓰이는 탄소섬유 원료 가격은 20% 상승했다. 게다가 물류, 항공, 해운, 철강 등 에너지 집약 산업의 비용은 최대 25% 급증하며 중소기업의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다.

중국은 전쟁 전까지 원유의 3분의 1, 천연가스의 25%를 중동에 의존해 왔다. 베이징 당국은 막대한 전략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으나, 해상 봉쇄로 인한 입항 지연과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화학제품 가격 연쇄 폭등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반도체 공정 필수재 헬륨’ 110% 폭등… 韓 IT 산업 불똥’ 우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첨단 제조 공정이다. 특히 반도체와 의료기기 제조의 핵심 가스인 헬륨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베이징 소재 컨설팅사 트리비움 차이나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중국 내 고순도 헬륨 현물 가격은 110%, 일반 액체 헬륨은 65% 폭등했다.

과거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관료를 지낸 펑사오중 중국경제개혁학회 부회장은 정책 보고서를 통해 근거 없는 낙관론을 버리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에너지와 원자재 공급 차단이 지속될 경우 하이테크 제조 라인 자체가 멈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국내 산업계에서도 주목할 점이다.. 한국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공정에 필요한 일부 희귀 가스와 중간재를 중국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중국 내 헬륨 가격 폭등과 수출 제한 조치는 국내 기업들의 제조 원가 상승과 공급망 불안으로 직결될 수 있는 사안이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이미 디젤, 항공유, 비료 등의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며 내수 물량 확보에 나선 상태다.

시진핑의 에너지 독립시험대… 독자가 주목해야 할 3대 지표


공급망 위기가 고조되자 시 주석은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석탄을 결합한 신에너지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라며 에너지 안보 재설계를 지시했다. 화석 연료의 중동 의존도를 낮춰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경제 요새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당장 눈앞의 현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번 사태의 파급력을 가늠할 핵심 지표는 세 가지다.

먼저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의 추이다. 중국의 공장 출고가 상승은 시간차를 두고 한국의 수입 물가를 밀어 올리고, 결국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세계의 공장에서 생산되는 중간재 가격이 오르면 우리 기업들의 제조 원가 부담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둘째는 헬륨 등 산업용 특수 가스의 재고 상황이다. 반도체와 정밀 의료기기 공정의 필수재인 헬륨 가격이 폭등하면서 수급 불균형에 따른 공정 가동률 저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련 업종 투자자라면 원자재 확보 여부가 향후 실적의 최대 변수가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국의 수출 통제 확대 여부다. 중국이 자국 안보를 이유로 석유화학 제품이나 비료 등의 수출 제한을 강화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의 병목 현상은 걷잡을 수 없이 심화될 것이다. 이는 국내 농업 및 화학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베이징의 정책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