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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석유 위기 직격탄… 中 제조업계 '주문 취소'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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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석유 위기 직격탄… 中 제조업계 '주문 취소' 도미노

급등한 원유가에 가공 연료·원자재 가격 동반 상승… 마진 압박에 조업 단축 우려
국경 간 전자상거래·가전 수출도 타격… 中 정부, 안보 위해 수출 물량 내수 전환
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단순한 에너지 위기를 넘어 전 세계 산업 생태계를 마비시키는 ‘공급망 대재앙’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폐쇄가 단순한 에너지 위기를 넘어 전 세계 산업 생태계를 마비시키는 ‘공급망 대재앙’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와 개방이 반복되는 불안정한 상황에서 ‘세계의 공장’인 중국 제조업계가 심각한 공급망 쇼크에 직면했다.

급등한 유가가 석유 기반 원자재와 물류비용으로 전이되면서 공장들은 마진 확보에 비상이 걸렸고, 해외 구매자들마저 주문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2일(현지 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업계 분석가들에 따르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 선을 위협하면서 중국 전역의 산업 중심지들은 장기계약 대신 하루 단위로 자재를 조달하는 ‘일상적인 생존’ 국면에 진입했다.

◇ 비용 압박에 멈춰선 공장들…“소비자 전가도 한계”


원유 가격이 분쟁 전 배럴당 70달러 수준에서 최근 100달러 안팎까지 치솟으면서 제조업계의 비용 구조가 완전히 무너졌다.

지난 3월 중국의 공장 가격은 3년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는 중동발 에너지 위기가 중국 생산 현장에 정식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위험 신호로 풀이된다.

광저우 정량 컨설팅의 왕차오 수석 애널리스트는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어려운 기업들이 차라리 주문을 지연하거나 취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가전제품 부문은 운송비 폭등으로 인해 해외 수요 자체가 급감하고 있다.

의류 첨가물 업체 코코나(Cocona)의 제프 보우먼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고객들이 가격 변동성 때문에 장기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매일매일의 '현물 가격'에 맞춰 자재를 주문하고 있다"고 사업 운영의 고충을 토로했다.

◇ 물류비 4배 폭등…희망봉 우회 항로도 ‘부담’


해상운송 경로의 마비는 물류비용의 기하급수적 상승을 초래했다.
홍콩 물류 산업 회의소에 따르면, 선박 비용은 분쟁 전보다 4배가량 치솟았다.

호르무즈 해협을 피하기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경로가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하지만, 이 역시 막대한 연료비와 시간을 소모해 중소 제조업체들에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푸젠·장시·산둥 등 중국 주요 산업 성(省)에서도 유가 인상을 반영해 택배 요금을 일제히 인상하며 내수 물류비용까지 들썩이고 있다.

◇ 중국 정부의 대응…‘수출보다는 내수 안정’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자 중국 정부는 전략 물자의 해외 유출을 통제하며 내수시장 안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데이터 제공업체 케플러(Kpler)에 따르면, 아시아 최대 제트 연료 수출국인 중국은 지난 3월 수출량을 전월 대비 약 40% 줄였다. 이는 국내 항공운송·산업용 연료를 우선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가격에 민감한 비료와 식품에 대해서도 수출 주의보를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칸난 고빈단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가 해외 수요보다 국내 수요의 안정성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한국 산업계에 주는 시사점


중국 공장 가격의 상승은 중국산 부품과 중간재를 수입하는 국내 제조업체들의 원가 부담으로 이어진다. 수입처 다변화와 재고 확보 전략이 필수적이다.

중국산 가전이나 의류의 수출이 주춤할 때 국내 기업들이 점유율을 뺏어올 기회가 생길 수 있으나, 글로벌 물류비 동반 상승이라는 공통의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수익성의 관건이 될 것이다.

유가 강세가 지속됨에 따라 전통 에너지 분야뿐만 아니라 중국이 추진 중인 녹색 에너지(태양광·풍력) 관련 공급망의 회복탄력성을 모니터링해 중장기 투자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