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디, 테슬라 60만 대 격차로 제치고 세계 1위… 도요타·혼다·포드 CEO "이대로면 살아남기 힘들다"
혼다 중국 판매 5년 새 160만→64만 대 반토막… 한국 시장도 중국산 점유율 34% 돌파
혼다 중국 판매 5년 새 160만→64만 대 반토막… 한국 시장도 중국산 점유율 34% 돌파
이미지 확대보기단순한 경쟁 심화가 아니다.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와 소비자 모두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미국 경제매체 머니와이즈(Moneywise.com)는 지난 14일(현지시각) 도요타(Toyota)·혼다(Honda)·포드(Ford) 최고경영자(CEO)들이 중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두고 잇달아 공개 경고를 쏟아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의 발언은 단순한 위기의식 토로가 아니다. 실제 판매 수치와 공장 가동률, 전기차(EV) 프로젝트 줄줄이 백지화로 이미 현실이 됐다.
"공장에 사람이 없었다"… CEO들이 직접 목격한 중국의 현주소
지난달 상하이 부품 공장을 직접 방문한 혼다 미베 도시히로 사장은 귀국 직후 "우리에게 승산이 없다"고 말했다.
물류·조달·조립 전 공정이 완전 자동화돼 공장 바닥에서 직원을 단 한 명도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일본 닛케이아시아(Nikkei Asia)가 전한 이 한 문장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처한 현실을 가장 날카롭게 드러낸 장면으로 업계 안팎에서 회자되고 있다.
포드와 도요타 경영진도 같은 맥락의 발언을 공개했다. 이들이 공통으로 지목한 핵심은 '개발 속도'다. 중국 업체들은 신차를 콘셉트에서 양산 라인까지 끌어내리는 시간을 서방 경쟁사의 절반으로 단축했다.
낮은 인건비, 촘촘한 공급망, 정부 세금 환급, 간소화된 규제가 맞물려 원가 경쟁력까지 받쳐주는 구조다. 도요타 CEO는 "지금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업계가 살아남기 힘들다"며 중국 수준의 생산성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비야디 세계 1위 굳히기… 한국 시장도 중국산에 잠식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신규 전기차의 70%가 중국산이다. 비야디의 2025년 해외 판매는 처음으로 100만 대를 넘어서 전년보다 150.7% 급증한 104만 6083대를 기록했다.
올해는 해외 출하 130만 대를 목표로 지난해보다 24% 늘려 유럽과 중남미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혼다의 중국 내 신차 판매는 2020년 160만 대에서 지난해 64만 대로 급감했다. 올해는 60만 대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고, 현지 공장 가동률은 50%에 머물고 있다. 도요타도 지난 3월 중국 시장 판매가 전년보다 줄었다고 공시했다.
파장은 한국까지 번지고 있다. 국산 전기차 국내 점유율은 2022년 약 75%에서 지난해 57.2%까지 내려앉은 반면,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2023년 7.5%에서 33.9%로 수직 상승했다.
비야디는 지난해 1분기 국내 등록 61대에서 올해 1분기 3968대로 65배 이상 급증하며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혼다 EV 프로젝트 전면 백지화… 투자자 불안 증폭
혼다는 지난달 말 전기차 전략을 전면 재검토하면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세단·아필라(Afeela) 등 핵심 신모델 개발을 잇달아 취소하고 대규모 손실을 공식 인정했다.
오랫동안 문을 닫았던 연구·개발(R&D) 조직을 되살려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도 함께 내놨다.
캐나다가 올해 초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대폭 낮추면서 비야디에 북미 교두보까지 열어줬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완성차 빅3를 둘러싼 투자 환경은 한층 더 복잡해졌다.
완성차 주식은 오랫동안 분산투자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의 핵심 편입 종목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도요타·포드·테슬라는 대표 섹터 투자처였으나, 판매 부진과 사업 재편 비용이 겹치면서 투자 매력에 물음표가 붙기 시작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비야디·폴스타 등 중국산 전기차 판매도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속도·자동화 세 축에서 동시에 우위를 굳혀가는 중국 전기차 산업 앞에서 전통 완성차 업체들의 선택지는 빠르게 좁아지고 있다.
미베 사장의 "승산이 없다"는 말이 업계 전반의 공식 진단으로 번지기 전에 얼마나 빠르게 구조를 바꿀 수 있느냐가 남은 변수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