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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팔고 다시 AI로 자금 이동? 코스피 상승 기대감 다시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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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팔고 다시 AI로 자금 이동? 코스피 상승 기대감 다시 높아져

S&P 500 첫 7000 돌파, 나스닥 사상 최고… 월가 '평화 배당' 베팅에 코스피 6100 넘본다
미·이란 종전 기대에 에너지 팔고 AI·반도체 재집중… 코스피는 SK하이닉스 신고가가 견인
월가가 전쟁 이후를 먼저 사고 있다. S&P 500이 사상 처음 7000선을 종가로 넘어섰고, 서울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에너지·안전자산에서 빠져나온 돈이 AI·반도체로 쏠리는 '대전환'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월가가 전쟁 이후를 먼저 사고 있다. S&P 500이 사상 처음 7000선을 종가로 넘어섰고, 서울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에너지·안전자산에서 빠져나온 돈이 AI·반도체로 쏠리는 '대전환'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월가가 전쟁 이후를 먼저 사고 있다. S&P 500이 사상 처음 7000선을 종가로 넘어섰고, 서울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에너지·안전자산에서 빠져나온 돈이 AI·반도체로 쏠리는 '대전환'이 본격화하고 있다.

15(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 500은 전일 대비 0.80%(55.55포인트) 오른 7022.93에 마감했다. 지난 128일 장중 터치했던 7002.28을 종가 기준으로 처음 뛰어넘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나스닥 종합지수도 1.60% 급등한 24016.02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테슬라(7.62%), 마이크로소프트(4.62%) AI·반도체 관련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더스트리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이 "거의 끝났다(very close to over)"고 발언한 것이 투자 심리에 직접 불을 붙였다고 보도했다.

에너지 팔고 AI 산다… 월가의 자금 대이동


퍼싱스퀘어 캐피털의 빌 애크먼 회장은 지난 329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역사상 가장 일방적 전쟁 가운데 하나"라며 "상당한 '평화 배당(peace dividend)'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적었다. 포천은 이 발언 직후 패니메이 주가가 하루 만에 41%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애크먼은 "세계 최고 품질의 기업들이 터무니없이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우량주 매수를 촉구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리서치 대표도 CNBC에 출연해 "시장은 결과를 할인하는 데 탁월하다""지금 주가가 오르는 건 유리한 결말이 나올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참전 수개월 만인 19425월에 증시가 바닥을 찍은 사례를 들었다.

자금 이동 방향도 뚜렷하다. 브렌트유 선물은 14일 하루에만 4% 넘게 급락해 배럴당 95달러 선까지 내려왔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배럴당 119달러를 웃돌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사이 20% 넘게 빠진 셈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4월 보고서에서 분쟁 여파로 올해 세계 석유 수요가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공식 경고했다. 에너지·원자재 매수 포지션을 줄이고, 달러·미국 국채·금 비중을 낮추는 대신, AI·품질 대형주와 에너지 수입국 주식 비중을 늘리는 흐름이 월가 리서치의 기본 시나리오다.

코스피 6100 탈환… 반도체가 견인


이 훈풍은 서울 증시에 곧바로 전해졌다. 코스피는 15일 장중 6183.21까지 치솟으며 227일 전쟁 발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종가는 6091.39, 전거래일 대비 2.07% 올랐다. SK하이닉스는 장중 주당 117만 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고, 삼성전자도 2.18%(211000) 상승했다. 외국인, 기관 모두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37일 리포트에서 한국 증시 기업이익 성장 전망치를 기존 120%에서 130%로 상향 조정하며, 코스피 연말 목표치를 6400에서 7000으로 높였다. 반도체 메모리 가격 강세에 따른 세 번째 상향이다. KB증권도 지난 14일 리포트에서 코스피가 반도체 이익 상승 사이클에 진입하며 글로벌 투자자에게 매력적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며, 연말 목표치로 7500을 제시했다.

지금 봐야 할 세 가지 숫자


낙관론만 믿기엔 이르다. 휴전 시한이 다음 주 만료되고, 미 해군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계속되고 있다. 협상이 결렬되면 유가 재급등, 인플레이션 재점화, 신흥국 하이일드 시장 타격이라는 시나리오가 되살아난다.

투자자가 지켜봐야 할 지표는 세 가지다. 첫째,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대로 안착하는지 여부다. 종전 기본 시나리오의 전제 조건이다. 둘째, 외국인의 한국 주식 순매수 추이다. ·달러 환율이 1470원대 아래로 안정될 경우 환차익을 노린 자금 유입이 가속할 수 있다. 셋째, SK하이닉스·삼성전자·마이크론으로 대표되는 HBM(고대역폭메모리) 가격과 가동률이다. AI 반도체 수요가 진짜인지 거품인지 가늠하는 핵심 잣대다.

전쟁이 끝나야 시장이 산다. 그러나 월가는 이미 전쟁 이후의 세계에 돈을 걸고 있고, 서울 증시도 그 돈길 위에 다시 서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