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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오일 메이저 나미비아 집결, 에너지 지형도 재편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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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오일 메이저 나미비아 집결, 에너지 지형도 재편 가속화

BP, 나미비아 월비스 분지 지분 60% 확보... 직접 운영사 등판
26억 배럴 노다지 확인... 셸·토탈 이어 글로벌 메이저 집결
2030년 상업 생산 원년... 페트로브라스 등 자원 영토전 격화
영국 최대 석유 기업인 BP 로고.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최대 석유 기업인 BP 로고. 사진=연합뉴스
영국 최대 석유 기업인 BP가 아프리카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꿀 나미비아 심해 유전 개발에 전격 등판하며 ‘포스트 중동’ 거점 확보를 정조준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와 비즈니스 인사이더 아프리카의 보도에 따르면, BP는 나미비아 월비스 분지(Walvis Basin) 내 탐사 블록 3곳의 지분 60%를 인수하고 직접 사업을 주도하는 운영사 지위를 확보하기로 나미비아 정부와 합의했다.

이는 2022년 셸(Shell)과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가 나미비아에서 ‘잭팟’을 터뜨린 이후,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이 이 지역을 장기적인 에너지 안보의 핵심 축으로 낙점했음을 의미한다.

BP, 나미비아 월비스 분지 지분 60% 확보... 직접 운영사 등판


이번 계약으로 BP는 나미비아 유전 개발의 단순 투자자에서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핵심 주체로 체급을 높였다. BP는 과거 에니(Eni SpA)와 합작 형태로 나미비아 탐사에 참여한 바 있으나, 독자적인 운영권을 행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너지 업계 한 관계자는 “BP가 직접 운영사로 나선 것은 나미비아 해상 유전의 경제성이 이미 검증 단계를 넘어섰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며 “나미비아 정부의 승인 절차가 마무리되면 아프리카 심해 자원을 둘러싼 메이저 기업 간의 속도전이 더욱 격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26억 배럴 노다지 확인... 셸·토탈 이어 글로벌 메이저 집결


나미비아가 전 세계 에너지 지도의 중심축으로 이동한 배경에는 압도적인 매장 잠재력이 있다. 현재 오렌지(Orange), 루더리츠(Luderitz), 카방고(Kavango), 월비스 분지 등 4개 주요 분지에서 추정되는 원유 매장량은 약 26억 배럴에 이른다.

자본 유입의 흐름도 거세다. 지난 2월 브라질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Petrobras)가 해상 블록 지분 42.5%를 확보한 데 이어, 나미비아 국영 석유사 남코르(Namcor)와 에이트(Eight) 등 현지 자본과 다국적 기업 간의 복잡한 지분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성장의 이면에는 리스크도 상존한다. 나미비아 당국은 최근 토탈에너지스와 페트로브라스 간의 지분 거래에 대해 “공식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등 자원 주권을 둘러싼 행정적 불확실성이 잠재적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30년 상업 생산 원년... 페트로브라스 등 자원 영토전 격화


나미비아는 오는 2030년 상업 생산 개시를 목표로 잡고 있다. 이는 단순한 아프리카 국가의 성장을 넘어,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중동과 러시아에 치우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내 에너지 자원 전문가는 “나미비아의 사례는 심해 시추 기술력과 막대한 자본이 결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자원 안보의 가치를 보여준다”며 “우리나라도 동해 심해 가스전 등 자체 자원 개발 사업에서 글로벌 메이저 기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어떻게 구축할지 나미비아의 사례를 면밀히 참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BP를 비롯한 오일 메이저들의 나미비아 집결은 에너지 전환기 속에서도 ‘확실한 화석 연료 자원’을 선점하려는 역설적인 생존 전략이다.

나미비아가 자원 저주를 극복하고 ‘아프리카의 노르웨이’로 거듭날 수 있을지, 전 세계 에너지 시장의 시계는 2030년을 향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