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에 안전자산 수요 폭증… 뉴욕·런던 대신 ‘아시아 금 허브’ 공략
3년 내 저장 용량 2,000톤 확보 및 독자 결제 시스템 구축… ‘에너지·금융’ 수혜 기대
3년 내 저장 용량 2,000톤 확보 및 독자 결제 시스템 구축… ‘에너지·금융’ 수혜 기대
이미지 확대보기전쟁 공포가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를 부추기는 상황에서, 홍콩은 기존 서구권 중심의 금 보관 시스템에 불안을 느끼는 아시아와 신흥국의 자금을 흡수해 신뢰받는 ‘글로벌 금고’가 되겠다는 포석이다.
19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란 전쟁이 홍콩 금융 시장에 가져온 전략적 기회를 분석했다.
◇ “연준 금고도 못 믿는다”… 미국 이탈 가속화
중동 분쟁은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저장 장소의 보안과 중립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외교 정책과 금융의 무기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서구권 국가들조차 금 송환을 고민하고 있다.
프랑스는 이미 뉴욕에 보유 중이던 금을 철수하여 자국 파리 금고로 이전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독일 경제학자들은 워싱턴의 공격적인 정책으로 인해 "연준(Fed)의 금고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금 보유고의 본국 송환 요구를 높이고 있다.
나틱시스(Natixis)의 게리 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시대의 불확실성은 미국에서 벗어나려는 자산 다각화 수요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 홍콩의 전략: 서구 대체가 아닌 ‘아시아 부의 흐름’ 포착
분석가들은 홍콩이 런던이나 뉴욕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중국과 중동 및 신흥국 간의 금 유통 핵심 노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조언한다.
홍콩은 중국 본토의 거대한 금 생태계에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법률 체계와 자유로운 자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는 독보적인 강점을 지닌다.
최근 중국과 인도가 기관의 금 투자 규정을 완화함에 따라 아시아 내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고 있으며, 홍콩은 이 흐름의 가장 완벽한 관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금융 배관’ 공사 착수… 3년 내 2,000톤 저장 용량 확보
홍콩은 단순한 거래소를 넘어 실제 금을 보관하고 정산하는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홍콩 정부는 향후 3년 내 금 저장 용량을 2,000톤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신뢰받는 글로벌 금고’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물리적 토대다.
올해 시범 사업을 시작하는 ‘중앙 금 정산 시스템’은 서구 금융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홍콩만의 독자적인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는 핵심 ‘배관’ 역할을 할 예정이다.
200년 역사의 런던 시장이 가진 전문성에 대응하기 위해 홍콩은 물리적 시장 전문 인력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 한국 금융 시장에 주는 시사점
이란 전쟁과 트럼프 리스크로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 및 기관들도 서구권 중심의 자산 보관 방식에서 벗어나 아시아 허브를 활용한 다각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홍콩이 물리적 인프라를 확충하는 동안 한국의 앞선 IT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금 거래 및 정산 시스템을 홍보하여 아시아 금 시장의 기술적 파트너로 참여할 기회를 엿봐야 한다.
홍콩이 중국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서방 자본 유입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한국 금융기관들은 홍콩의 중립성 유지 여부를 주시하며 아시아 내 싱가포르 등 대체 금융 허브와의 경쟁 구도를 전략적으로 이용해야 할 것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