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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3개국 ‘디폴트 경고등’… 고유가에 외채 상환 한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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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3개국 ‘디폴트 경고등’… 고유가에 외채 상환 한계치

이란發 에너지 충격에 세네갈·모잠비크·말라위 국가 부도 위기
글로벌 강달러 현상 심화로 아프리카 통화 가치 급락… 달러 표시 외채 상환 부담 한계치
세네갈과 모잠비크, 말라위 등 아프리카 3개국이 2년 안에 실질적인 국가 채무 상태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세네갈과 모잠비크, 말라위 등 아프리카 3개국이 2년 안에 실질적인 국가 채무 상태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3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를 기대했던 글로벌 금융 시장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이란발 석유 가격 충격이 아프리카 신흥국들의 성장을 저해하는 수준을 넘어 국가 부도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 아프리카(Business Insider Africa)가 지난 17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세네갈과 모잠비크, 말라위 등 아프리카 3개국이 앞으로 2년 안에 실질적인 국가 채무 상태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진단이 나왔다.

고유가·환율급등 ‘이중고’… 1460원대 환율에 외채 상환액 폭증

아프리카 대륙은 2020년 이후 이미 가나, 잠비아, 에티오피아, 차드 등 4개국이 디폴트를 선언하며 경제적 고통을 겪었다.
당시 위기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주된 원인이었으나, 현재 감지되는 위기는 중동 분쟁으로 촉발된 고유가가 아프리카 국가들의 재정 구조를 직접 타격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치명적이다.

시티그룹(Citi)의 데이비드 코완(David Cowan) 아프리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7일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는 채무 불이행의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태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특히 19일 현재 원/달러 환율이 1,467.8원을 기록하는 등 글로벌 강달러 현상이 심화하면서, 달러로 표시된 외채를 갚아야 하는 이들 국가의 실질 채무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세네갈 ‘숨은 부채’ 4.4조원 달해… 모잠비크·말라위 연내 위기설


국내 외환 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1,467.8원을 돌파하는 등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달러 표시 부채가 많은 아프리카 신흥국들의 실질 채무액은 자국 통화 가치 하락과 맞물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구체적인 위험 국가로 지목된 세네갈은 지난해 말 드러난 약 30억 달러(한화 약 4조 4034억 원) 규모의 은폐 부채 문제로 재정 운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코완 수석은 세네갈의 처지에 대해 “상당히 복잡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당장은 버티고 있으나 오는 2027년까지 디폴트 위험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더 시급한 곳은 모잠비크와 말라위다. 두 나라는 통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외채 상환 능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들 국가가 이르면 올해 안에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말라위는 부채의 상당 부분이 세계은행(World Bank) 등 다자간 기구에 묶여 있고, 모잠비크는 외화 표시 국채가 단 하나뿐이어서 채무 구조 조정 절차 자체는 과거 사례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 차별화 진행 중… 투자자 ‘선별적 접근’ 강화


그럼에도 아프리카 경제 전체를 비관적으로만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코완 수석은 과거 위기와 비교했을 때 아프리카 국가들이 국제 차입 비용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 콩고민주공화국이 최근 단행한 첫 유로본드 발행에 성공한 사례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지정학적 불안이 계속될 경우 케냐와 같은 국가들은 유가 상승 압력을 흡수하기 위해 자국 통화의 추가 약세를 용인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금융계에서는 아프리카 신흥국들이 외환 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해 외부 충격을 완화하려 노력 중이나, 근본적인 재정 체질 개선 없이는 부채 위기의 고리를 끊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향후 글로벌 금리 추이와 중동 정세에 따라 아프리카 대륙의 경제 지도가 다시 한번 요동칠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